'대장금' 이영애 돌아온다…'수사반장'도 컴백, 최불암 대신 이 배우
'수사반장', '대장금', '궁' 등 예전의 인기 드라마들이 새 단장을 하고 시청자 곁으로 돌아온다.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까지 가세한 치열한 경쟁 환경 속에서, 차별화된 포맷과 스토리로 원작에 향수를 느끼는 중장년층은 물론 젊은 시청층까지 끌어들인다는 포부다.
가장 먼저 컴백하는 드라마는 '수사반장'이다. 드라마를 이끄는 ‘한국의 콜롬보’ 박영한 형사의 얼굴이 바뀐다. 1971~1989년 방영한 MBC ‘수사반장’에선 최불암이 박영한을 연기했는데, 오는 4월 방영하는 MBC ‘수사반장 1958’에선 이제훈이 나선다.
MBC가 최근 공개한 ‘수사반장 1958’ 포스터에는 원조 박영한 역의 최불암과 젊은 시절 박영한을 연기할 이제훈이 각각 흑백과 컬러로 담겼다. 드라마 내용은 1958년을 배경으로 청년 박영한이 반장이 되기 전, 동료 3인방과 함께 야만의 시대에 부패한 권력을 깨부수며 민중을 위한 형사로 거듭나는 이야기다. '수사반장'의 프리퀄(prequel)인 셈이다. 프리퀄은 이처럼 원작 주인공의 과거 이야기 또는 원작에 선행하는 사건을 보여주어, 원작에 당위성과 개연성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반가운 최불암·이영애
‘수사반장 1958’ 연출은 영화 ‘공조’·‘창궐’을 만든 김성훈 감독이 맡았다. 그는 드라마 제작단계에서 최불암을 만나 박영한이 살았던 시대와 박영한을 통해 보여줘야 할 휴머니즘에 대해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 감독은 최불암이 특별 출연하는 1화를 주의 깊게 봐줄 것을 당부했다. 아날로그 수사의 낭만과 유쾌함을 보여줄 레트로 범죄수사극을 만든다는 포부다.
MBC 홍석우 CP(책임프로듀서)는 “‘수사반장’은 국내 수사드라마의 시초격으로, 높은 인지도와 영향력을 보인 작품이다. 원작이 가진 세계관과 캐릭터 등 핵심적인 요소를 활용하면서도, 변화한 시청자 가치관과 니즈에 맞춰 새롭게 이야기를 풀어가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OTT로 인해 시청자들의 콘텐트 선택지가 넓어졌다. 인기 원작의 활용은 콘텐트에 대한 관심을 확보하는 데 유리한 측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이영애는 ‘의녀 대장금(가제)’으로 돌아온다. MBC ‘대장금’ 종영 20년 만에 다시 장금이가 될 이영애는 의녀가 된 이후의 모습을 연기한다. 올 10월 첫 촬영에 들어가 내년 초 방영을 목표로 한다.
캐릭터와 배우는 같지만, ‘대장금’과 ‘의녀 대장금’은 별개의 드라마다. 원작의 연속성을 버리고 주요 골격이나 등장인물만 차용해 새롭게 시작하는 리부트(reboot) 형태다. 조선왕조실록에 몇 줄 등장하는 장금이라는 실존 인물에 상상력을 가미해 '대장금'을 집필한 김영현 작가 측도 선을 긋고 나섰다. 김 작가의 소속사 KPJ 장진욱 대표는 “주요 캐릭터들의 설정, 등장 인물들 간의 관계, 사건 전개 및 에피소드 등은 원저작자인 김 작가가 모든 권리를 가지고 있다. 새로 만들어지는 드라마는 '대장금'과는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의녀 대장금’ 제작사 판타지오는 “OTT 시대가 도래하면서 예전 작품들을 새롭게 제작을 많이 하는 추세이기도 하고, ‘대장금’을 모니터링하다가 그 후 이야기를 새로 제작하면 재미있을 것 같아 준비하게 됐다. 새로운 배우를 캐스팅할 수도 있지만, 장금이 하면 떠오르는 배우가 이영애였다”고 설명했다.
46.3%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대장금 한류'까지 불러일으킨 레전드 드라마의 정식 속편은 아니지만, '대장금'의 향수를 불러 일으킬만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는 게 드라마 업계의 관측이다.
2006년 MBC에서 방영한 드라마 ‘궁’은 리메이크된다. 방영 당시 최고 시청률 27%를 넘을 정도로 인기를 모았고, 동일한 세계관을 가진 스핀오프 ‘궁S’(2007)도 만들어진 인기 IP(지적재산권) 콘텐트다. 이번 리메이크는 박소희 작가의 원작만화를 출판하고 매니지먼트를 담당하고 있는 재담미디어와 드라마제작사 그룹에이트가 함께 한다.
원천 IP를 갖고 있는 재담미디어는 원작 만화, 카카오페이지 웹툰, 드라마, 리메이크작까지 신구 IP를 동시에 띄우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황남용 재담미디어 대표는 “새로운 작품을 계속 만드는 것도 필요하지만, 기존에 만들어 놓은 좋은 작품의 생명력을 지속적으로 유지 시키는 것 역시 IP확장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궁’의 새로운 붐업은 그에 대한 주요한 사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OTT 효자 된 ‘옛드’
이처럼 '옛드'(옛날 드라마)가 다양한 방식으로 재조명되고 있는 건, 미디어 플랫폼이 다양해지고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MBC는 유튜브에서 옛드 전용 채널을 운영한다. ‘상도’·‘오로라 공주’·‘구가의 서’ 등 기존 드라마를 통으로 잘라 회차 별로 공개하고 있으며, 지난 15일부터는 ‘사랑과 야망’이 1화부터 올라오고 있다.
2021년 웨이브 드라마 시청 순위 10위권에 오르내리는 등 다시보기 붐이 일었던 ‘전원일기’는 다큐멘터리와 예능으로 재탄생했다. MBC는 창사 60주년 특집으로 ‘다큐플렉스-전원일기 2021’를 방영했고, 2022년부터 방영 중인 tvN STORY ‘회장님네 사람들’은 김용건·김수미·이계인을 중심으로 ‘전원일기’ 출연진이 모인 농촌 예능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옛날 드라마가 수면 위로 올라오는 것은 취향대로 시청을 하는 OTT 흐름 속에서 자연스러운 일이다. 옛날 드라마를 다시 보는 패턴이 정착하고 이를 이용한 다양한 콘텐트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SKY 캐슬’, ‘별에서 온 그대’ 등을 제작한 HB엔터테인먼트의 홍일한 이사는 “결국 제작사들이 지향하는 것은 재미있는 이야기의 전달이다. 좋은 IP를 찾아 현 시대에 맞는 화법으로 구현해 시청자와 소통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라고 밝혔다.
황지영 기자 hwang.jee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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