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70% 휴학 신청…개강 앞두고 이번주 동맹휴학 분수령
새 학기를 앞두고 의대생 10명 중 7명이 휴학을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부는 다음 주부터 시작되는 대학 개강 전에 의대 학사일정을 정상화하려 하지만, 학생들은 의대 증원을 원점에서 재논의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의대생 70.2% 휴학 동참…659명 반려·철회
다만 의대생들이 제출한 휴학계 대다수는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 관계자는 “2월 16일 이후 접수된 휴학신청을 확인한 결과 61.0%는 온라인 접수·학생 서명·보증인 연서 등 학칙이 정한 형식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며 “형식요건을 갖춘 휴학 신청은 4천880건으로 재학생 대비 26% 수준”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휴학이 승인된 건은 4개교에서 이뤄진 4명에 불과하다. 모두 질병과 군 복무 등 학칙에 근거해 요건과 절차를 지킨 휴학계다. 교육부는 지금까지 동맹휴학에 대한 허가는 1건도 없었다고 밝혔다. 전날 대학 1곳에선 요건을 갖추지 못한 201명의 휴학계가 반려됐다. 지금까지 휴학계가 철회되거나 반려된 학생은 총 659명이다.
동맹휴학 이번 주 분수령…새 학기 일정 벌써 파행
다음 주부터 대학의 학사일정이 시작되는 만큼 의대생들의 동맹휴학은 이번 주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23일부터 시작된 동맹휴학의 여파로 대다수 대학이 2월부터 시작한 본과생의 실습을 3월로 연기한 상황이고, 예과 1·2학년 역시 3월부터 개강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의대 신입생의 새 학기 일정도 이미 파행을 겪고 있다. 성균관대학교 관계자는 “의대 신입생들은 예정대로 입학식과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행사에는 참석하지만 새터(새내기 배움터) 행사는 보류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성균관대 입학식에선 의예과 학생이 신입생을 대표해 입학 선서문을 낭독했지만, 올해는 이 역할을 글로벌경영학과 소프트웨어학과 학생이 맡아 눈길을 끌었다.
의대생들 “원점 재논의 요구한다”
아직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정부와 의대생들의 입장차는 큰 상황이다. 40개 의과대학 학생들이 모인 대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는 전날 SNS를 통해 성명서를 내고 ‘원점 재논의’를 주장했다. 이들은 “재단과 대학은 비현실적 증원 규모임에도 대학 경쟁력 강화, 등록금 수급 등 사적 이윤 추구 목적을 위해 증원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며 “의대학생을 완전히 배제한 정부와 대학 간의 탁상공론을 중단하고 학생 의견 수렴부터 원점 재논의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SNS에선 의대생들이 휴학계 인증 캠페인을 벌이며 휴학 동참을 독려하고 나섰다. 의대생들이 해시태그(#) 등을 달고 공개한 휴학계엔 휴학 사유가 ‘동맹휴학’으로 적힌 경우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교육부는 휴학계의 형식적인 요건을 갖추더라도 동맹휴학은 휴학 사유가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교육부, 대학 측과 의대생 모두 설득
교육부는 대학 측과 의대생과의 접점을 모두 늘리며 최대한 대화로 설득하겠다는 방침이다. 교육부는 의대협 공동 대표자 중 1명과 접촉해 대화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대학 총장들과도 다시 만난다. 교육부는 28일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주재로 의과대학을 운영하는 대학 총장들과 두 번째 간담회를 개최해 학생들의 학업복귀와 정상적인 학사관리 협조를 다시 요청할 계획이다.
이가람·이후연 기자 lee.garam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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