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년 중립' 스웨덴 나토 합류…대러 발트해 포위망 완성

지난 23일 헝가리를 방문한 울프 크리스테르손(왼쪽) 스웨덴 총리가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 AP/뉴시스

200년 이상 중립국 지위를 유지하던 스웨덴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에 가입하며 친 서방 진영에 합류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헝가리 하원 의회는 26일(현지시간)찬성 188표, 반대 6표로 스웨덴의 나토가입 비준안을 가결했다. 스웨덴은 몇 개의 형식적인 절차만 거치면 32번째 정식 나토 회원국이 된다. 지난 2022년 5월 나토에 신청서를 낸 지 1년 9개월 만이다.

이날 가결된 비준안은 라슬로 쾨베르 헝가리 대통령 권한대행이 서명한 뒤 나토 조약 수탁국인 미국에 전달된다. 이후 스웨덴이 나토 설립 조약을 검토한 후 최종 동의한다는 내용의 가입문서를 미 국무부에 기탁하면 모든 가입절차가 마무리된다. 즉시 나토의 집단방위 적용을 받는다. 앞서 핀란드는 튀르키예 의회 승인부터 최종 가입까지 5일이 걸렸다.

스웨덴은 1814년 노르웨이와의 전쟁 이후 그 어느 국가와도 군사 동맹을 맺지 않았다. 그러나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자 같은 해 5월 210년간 지켜오던 중립 노선을 포기하고, 핀란드와 함께 나토에 가입 신청서를 냈다. 나토에 가입하려면 모든 회원국의 동의를 받아야한다.

같은 시기 신청서를 냈던 핀란드는 지난해 4월 비교적 빨리 나토에 가입했지만, 스웨덴은 튀르키예와 헝가리의 반대로 가입이 계속 지연돼왔다. 튀르키예는 스웨덴의 반이슬람 정책을 문제 삼았고, 헝가리는 스웨덴이 교과서에 자국을 ‘반민주적 국가’라고 표기한 것을 문제 삼았다. 이에 스웨덴은 튀르키에의 유럽연합(EU) 가입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고, 헝가리에는 전투기 4대를 제공하기로 하며 설득했다.

스웨덴까지 합류하게 된 나토의 집단방위체제는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스웨덴은 특히 공군과 해군의 전투력이 강한 편이다. 세계적 항공기 생산업체 사브(SAAB)가 스웨덴에 있고, 발트해에서 활동하는 스웨덴의 해군력도 북유럽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전략적 요충지로 꼽히는 발트해에서 러시아를 포위했다는 점도 의미가 크다. 발프해 연안에는 러시아의 핵심 군사기지 칼리닌그라드와 제2의 도시로 꼽히는 상트페테르부르크가 접해있다. 특히 칼리닌그라드에는 러시아의 핵무기가 배치됐다는 정보가 있어 인접 회원국인 폴란드 등이 안보 불안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