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폭 떨어진 '8시 15분'에 멈춘 시계, 4천 만원에 낙찰

"역사 바뀐 시간 가리킨 손목시계"

1945년 8월 6일 일본 히로시마 폭격 당시를 기록한 손목시계가 경매에 나와 4000만원 넘는 가격에 낙찰됐다.

24일(현지시간) AP통신 등은 미국 보스턴 경매업체 RR옥션이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원자폭탄으로 폐허가 된 히로시마에서 발견된 손목시계를 경매에 부쳤다고 보도했다. 이 시계는 3만 1113달러(약 4143만 원)에 최종 낙찰됐다. 낙찰자 신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해당 시계는 폭격의 여파로 시계 줄이 녹아 없어진 채 시계 본체만 남아 있다. 또 겉유리도 뒤틀리고 투명해졌으나, 시계의 시간이 8시 15분을 가리켜 화제가 됐다. 8시 15분은 당시 미군이 핵폭격기 'B-29 에놀라 게이'를 끌고 히로시마 상공에 '리틀 보이'(당시 원자폭탄의 코드명)를 투하한 시각이다. 해당 폭격으로 인해 시계 작동이 멈춘 것으로 추정된다.

RR옥션 측은 해당 시계에 대해 "전쟁의 참상을 상기시키고 인류 역사의 가슴 아픈 부분을 드러나는 교육적 상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역사가 바뀐 정확한 시간을 가리킨 손목시계"라고 표현했다.

한편 이 시계는 제2차 세계대전 직후 한 영국 군인이 히로시마에 파견돼 임무를 수행하던 중 발견해 회수한 물품이다. 이후 2015년 익명의 수집가가 JP 험버트 경매소를 통해 매물로 내놨으며, 이제껏 여러 주인을 거쳐 왔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