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빵 30%할인해 팔았더니…일본 지하철역 자판기 '완판행진'

요코하마시 간나이역 빵 자판기에 시민 열광
폐기 앞둔 빵 할인…음식물쓰레기 연 1.2t↓

일본의 한 지하철역에 특별한 '빵 자판기'가 설치돼 주목받고 있다. 유통기한이 임박한 빵을 기다렸다가 폐기 처분하는 대신, 지하철역에서 할인 판매하자는 아이디어다. 25일 일본 매체 가나가와 신문은 "요코하마시 간나이역에는 지난달 18일부터 유통기한이 임박한 빵을 판매하는 자판기가 설치됐다"며 "요코하마시가 지역 빵집 및 자판기 회사와 함께 운영하는 것으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에 따라 설치됐다"고 보도했다.

요코하마 시민들이 빵 자판기를 이용하는 모습. [이미지출처=X(구 트위터) 캡처]

지하철역의 '빵 자판기'는 매일 버려지는 빵이 너무 많았던 지역 빵집의 고민에서 시작됐다. 해당 빵집은 평일 폐점 시간을 1시간 앞당겨 그날 팔고 남은 식빵과 소금빵 등을 오후 8시까지 자판기에 채워 넣는다. 이 빵들은 직접 만든 지 48시간 이내의 제품들로, 당일 판매되지 않으면 매장에서 폐기되곤 했다. 업주는 "여름엔 하루에 75L짜리 쓰레기봉투 2개 정도의 빵을 버린다"며 "음식물쓰레기도 줄이면서, 한 시간 일찍 퇴근한다는 점에서 일과 삶의 균형을 찾을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자판기에서 판매되지 않은 제품은 다음날 빵이 재입고될 때 폐기 처분되지만, 실상 그런 경우는 잘 없다고 한다. 해당 빵들은 300엔, 500엔, 600엔, 1000엔 등 매장보다 3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어, 연일 매진될 정도로 지역 사회에서 큰 인기를 몰고 왔기 때문이다. 빵을 사려는 시민들은 1시간 전부터 자판기 앞에 줄을 설 정도다. 시민들은 "정말 좋은 아이디어다. 시험 삼아 사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다", "주로 매장에서 샀는데, 할인도 되고 맛이 변함없어서 좋다"는 반응을 보였다.

시민들의 성원에 빵집과 요코하마시는 깜짝 놀란 분위기다. 빵집 업주는 "잘 팔려서 기쁘다"면서도 "폐기를 앞둔 빵인데도 인기가 예상보다 높아 의외다"라고 말했다. 시에서는 '빵 자판기'가 "지속가능한개발 목표에 딱 맞는 아이디어"라며, 연간 1.2t의 음식물쓰레기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자판기는 현재 현금 구매만 가능하지만, 이후에 다른 결제 방식도 도입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