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시간 속, 스치는 인연…뮤지컬 ‘라스트 파이브 이어스’ [D:헬로스테이지]

박정선 입력 2024. 2. 27.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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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파에 힘없이 걸터앉아 연인이 보내온 이별 편지를 읽으며 눈물을 훔치는 여자, 그 반대편엔 첫 만남의 설렘을 품은 들뜬 걸음의 남자가 있다.

한때는 연인이었던 이 둘은 사랑과 이별이라는 같은 상황을 서로 다른 방향으로 흐르는 시간으로 담아낸다.

뮤지컬 '라스트 파이브 이어스'는 제목 그대로 두 남녀 제이미와 캐시가 사랑에 빠지고 결혼하고, 헤어지기까지의 5년의 시간을 담은 2인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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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파에 힘없이 걸터앉아 연인이 보내온 이별 편지를 읽으며 눈물을 훔치는 여자, 그 반대편엔 첫 만남의 설렘을 품은 들뜬 걸음의 남자가 있다. 한때는 연인이었던 이 둘은 사랑과 이별이라는 같은 상황을 서로 다른 방향으로 흐르는 시간으로 담아낸다.

ⓒ신시컴퍼니

뮤지컬 ‘라스트 파이브 이어스’는 제목 그대로 두 남녀 제이미와 캐시가 사랑에 빠지고 결혼하고, 헤어지기까지의 5년의 시간을 담은 2인극이다. 이 작품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은 ‘시간의 흐름’이다. 두 남녀의 시간이 반대로 흘러 공연 내내 서로 엇갈린 시점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캐시는 사랑이 끝나는 순간부터 역방향으로, 제이미는 사랑이 시작하는 순간부터 정방향으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두 사람의 시간이 유일하게 포개지는 지점은 그들이 가장 행복했던 순간인 청혼과 결혼식이다.

오프브로드웨이 원작과 가장 차별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라스트 파이브 이어스’는 1999년 토니상을 받은 작곡가 제이슨 로버트 브라운의 작품으로, 2002년 미국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초연했고 국내에서는 2003년 처음 관객을 만났다. 이번 공연은 지난 2008년 재연에 이어 15년 만이다.

원작에서는 두 사람이 번갈아 무대에 등장해 각자의 시간대를 연기하지만, 이번 한국 공연에서는 두 사람 모두 공연이 진행되는 90분 내내 무대를 지킨다. 물리적으로 같은 공간에 두면서 더 직관적으로 서로 다른 방향과 속도로 나아가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보여준다. 인물의 감정이 대비되면서 오는 감정의 낙폭도 더 커졌다.

각각의 시간이 끝날 때마다 무대 배경의 조명으로 맺고 끊음을 확실히 표현하면서 자칫 헷갈릴 수 있는 시간의 흐름을 명확히 이해시킨다. 원형 턴테이블 무대와 그 안에 놓인 긴 테이블이 다른 방향으로, 또 같은 방향으로 돌아가면서 마치 원형 시계의 시침과 초침이 움직이는 것처럼 표현되는 점도 매력적이다.

사실 스토리 자체는 보편적인 연애 이야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이 작품의 시간 배열을 다르게 하면서 캐시와 제이미를 통해 이별과 사랑의 과정과 본질을 다시 고찰해 보게 된다.

제이미 역에 이충주와 최재림, 캐시 역에 민경아와 박지연이 무대에서 내뿜는 힘도 남다르다. 상대 배우가 없는 상태에서 각자의 감정을 연기하는 건 쉽지 않은 테크닉이다. 그런데 이들은 화를 내거나 소리를 지르고, 설렘 가득한 마음으로 무대를 누빌 때도 상대와 마주하며 호흡하는 것이 아닌, 각자의 감정선을 오롯이 혼자 표현하면서 관객들을 설득시킨다. 4월 7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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