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붕어 작전' 장교도 투입…CIA, 우크라에 비밀 감청기지 지원"
우크라이나가 미 중앙정보국(CIA)의 지원을 받아 러시아와의 전선에 12개의 비밀 감청 기지를 운영하고 있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CIA는 미사일 공격 표적과 러시아군의 움직임 등에 대한 정보를 우크라이나군에 제공하고, 우크라이나의 첩보 활동도 지원하고 있다. 윌리엄 번스 CIA 국장은 지난주 우크라이나를 비밀리에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지난 10여년간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맞서는 정보 협력 관계를 구축한 데 따른 것으로, 우크라이나 방어력의 핵심이 됐다는 분석이다.
CIA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국경을 따라 12개의 ‘스파이 기지’를 건설하는 데 자금을 대고 장비를 제공했다고 NYT는 전했다. 지하 벙커에 있는 이들 기지는 러시아의 통신을 도청하는 정보 수집 허브로, 이번 전쟁에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한 것으로 평가됐다.
우크라이나군의 최고 정보 사령관인 세르히드 보레츠키 장군은 NYT와 인터뷰에서 해당 기지의 역할에 대해 “(러시아) 위성들을 해킹해 비밀 대화를 해독하하고, (친러시아 성향의) 중국과 벨라루스 위성도 해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CIA가 2016년부터 적의 비밀 통신을 감청할 수 있는 장비를 제공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스파이 기지에는 CIA 요원들이 배치돼 우크라이나군이 공격을 준비 중인 러시아 표적 목록을 검토하고 관련 정보를 미 정보기관 정보와 대조해 정확한지 확인하는 작업 등을 한다고 한다.
기지에는 CIA가 우크라 정보 요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른바 ‘금붕어 작전’에 투입됐던 장교들도 배치돼 있다. 금붕어 작전은 신분을 위장하고 기밀을 훔치는 훈련이다.
CIA 장교들은 정보 수집을 돕기 위해 기지에 장비를 설치했고 ‘금붕어 작전’에 숙련된 우크라 병사들은 우크라 영토에서 점령시 게릴라 작전을 이행할 잠복요원을 훈련시켰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 몇 주 전 바이든 행정부가 우크라에 침공 가능성을 경고한 것도 이러한 정보 협력의 일환이었다. 당시 우크라 보안국(SBU) 책임자였던 이반 바카노우는 “그들이 없었다면 우리가 러시아에 저항하거나 그들을 이길 방법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 하원 공화당 의원들이 우크라이나 추가 군사원조 법안이 표류하는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CIA가 이런 정보 협력을 포기할 것인지 묻고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그러나 CIA 관계자는 번스 국장의 지난주 우크라 방문을 상기하면서 “우리는 수년간 우크라에 대한 분명한 의지를 보여줬고, 이번 방문은 미국의 의지가 계속될 것이라는 또 다른 강력한 신호”라고 강조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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