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리해도 별수 있나”…LFP에 뛰어드는 韓배터리업계
저가 전기차 등장과 ESS 시장 확대에 중국 텃밭 LFP 시장 진출
LFP와 삼원계 가격 차이 33%…자동차 제조사, LFP 채택 증가
국내 배터리 업계에 '리튬인산철'(LFP) 시장 진출이 '대세'가 되고 있다. 재활용의 어려움과 사업성의 한계 등 여러 논란이 제기되고 있지만, 전기차 대중화와 ESS 시장 확대 추세에 대응하려면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분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LFP 배터리 경쟁력은 배터리 단계에서 뿐만 아니라 전체 공급망 차원에서 봐도 중국과 비교해 사업성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준형 포스코퓨처엠 대표이사는 지난 22일 고부가가치 하이니켈 NCA 양극재 전용 착공식에서 “LFP는 재활용도 안 되고 가공비와 원료가 저렴해 양극재 회사가 마진을 붙일 여지가 별로 없다”며 “국내에 LFP 설비 투자를 해서 중국과 경쟁할 수준으로 원가를 맞추는 것이나 정부 지원을 통해 공급하기도 어렵다고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LFP 배터리는 중국 시장에서 대세로 떠오른 후 글로벌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보급형 제품이다. 삼원계 배터리에 비해 저렴하고 안전성은 높지만 에너지 밀도가 낮아 주행거리가 짧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지닌다.
여태까지 전기차 시장은 주행거리 확대를 중점으로 고성능에 방점이 찍혀있었다. 이 때문에 LFP 배터리는 중국 시장에서만 통용됐었으며 국내 업체들은 프리미엄 제품 개발·양산에 몰두해오면서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국내 배터리·배터리 소재 업체들도 잇달아 LFP 배터리 사업을 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뒤늦게 뛰어든 탓에 중국 업체들보다 사업성이 떨어짐에도 LFP 배터리가 더이상 중국 시장만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어 포기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전기차 시장의 캐즘(시장 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배터리 가격은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하게 되면서 자동차 제조사들의 저가 배터리 채택도 증가했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LFP 배터리와 삼원계 배터리의 1년 전 가격 차이는 27%에서 올해(지난 1월 기준) 33%로 벌어졌다. LFP 배터리가 삼원계에 비해 에너지 성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가격만으로 경쟁 우위를 겨루는 것은 무리가 있다.
하지만 CTP(셀투팩) 기술이 보편화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자동차 제조사들이 CTP 기술로 LFP배터리셀을 더 집어넣어 팩의 kWh 용량을 NCM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게 되면서 가격 경쟁력이 더 부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레거시 완성차 업체들도 지난해부터 LFP 배터리를 탑재한 중저가 전기차들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올해는 포드, 볼보, 폭스바겐이 LFP 적용 모델을 확대할 예정이며 내년에도 GM을 시작으로 대부분의 자동차 제조사들이 LFP 배터리를 적용할 전망이다.
유안타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LFP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2020년 17%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테슬라의 LFP 적용을 확대하면서 37%까지 확대됐다. 2021년만 하더라도 글로벌 LFP 시장 점유율은 평균적으로 2025년 33%, 2030년 40%를 전망했으나 이미 지난해 LFP가 37%까지 비중이 늘었다.
올해 LFP 배터리 팩 가격이 kWh당 100달러까지 떨어지면 완성차 업체의 LFP 배터리 채택 비중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배터리 팩 가격 kWh당 100달러가 중요한 이유는 3만 달러 전기차 기준으로 내연기관차 파워트레인의 원가와 등가가 돼서다.
이에 발 맞춰 국내 배터리 업계들도 LFP 제품 양산에 발을 들이고 있다. 국내 배터리 업체 중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가장 적극적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LFP 배터리 양산 시점을 2026년에서 내년 하반기로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삼성SDI, SK온의 출시 계획보다 1년 빠른 수준이다. ESS 전용 배터리 설비 투자도 지난해부터 진행 중이다.
SK온은 구체적인 양산 계획은 밝히지 않았으나 지난해 국내 배터리 3사 중 처음으로 차량용 LFP 배터리 시제품을 공개한 바 있다. 삼성SDI는 ESS용 LFP 배터리는 2026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으나 차량용 LFP 배터리 양산은 아직 미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배터리 소재들도 LFP용 소재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2025년 LFP 양극재 2만t을 생산하고 2030년 15만t 규모의 LFP 양극재를 생산할 방침이다. 에코프로비엠은 올해 LFP 배터리용 양극재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고 내년부터 양산에 나설 계획이다. 엘앤에프도 내년 말 양산 목표로 LFP 양극재 개발을 하고 있으며 대구 공장 설립계획으로 연간 16만t 규모가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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