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애터미 회장 박한길 (2) 어릴 적 꿈은 장사꾼… ‘복음 전도’의 꿈과 병행 고민

윤중식 2024. 2. 27.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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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나의 꿈은 장사꾼이었다.

대부분의 또래 아이들은 대통령이나 과학자, 장군이었지만 나는 장사하는 것에 대해 동경했다.

지금도 생각나는 것은 내가 다니던 중학교 동산의 무덤에 묻힌 자들에게 대화를 시도했던 기억이다.

그러다가 어느 날 전도 집회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무엇인지를 듣게 되었고 예수 그리스도 십자가의 은혜로 내가 하나님 앞에 조건 없이 받아들여지는 존재가 되며, 하나님 앞에서 의롭게 여김을 받게 된다는 것이 온전히 믿어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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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고모부의 장사 무용담
할머니에게 듣고 자라며 늘 동경
돈 버는 일을 통해서 복음 전하고
복음 전하는 사람들 돕기로 결심
박한길(왼쪽) 회장이 고교 시절 어머니(왼쪽 두 번째), 할머니와 함께 누나(오른쪽 두 번째)의 대학 졸업식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어릴 적 나의 꿈은 장사꾼이었다. 대부분의 또래 아이들은 대통령이나 과학자, 장군이었지만 나는 장사하는 것에 대해 동경했다. 그래서 선생님이 장래 희망을 적으라고 했을 때 장사꾼이라 적었다가 장난치지 말라며 맞기도 했다.

장사꾼이 되겠다는 생각은 할머니에게서 들은 무용담의 영향도 있었다. 아버지와 고모부가 만주로 장사하고 다녔고, 배에 상품을 가득 싣고 두만강을 건너갔는데 강기슭에 도착하니 마적단들이 총을 들이대서 그냥 다 놓고 도망갈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를 들을 땐 주먹을 불끈 쥐기도 했다. 그리고 돈을 많이 번 날엔 항상 도둑이 들어 지붕 위에 돈이 든 부대를 올려놨다는 웃지 못할 사연도 들었다. 옛날얘기처럼 재미있게 들려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당시 나는 ‘돈 버는 일이 참 멋있는 일이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내가 처음 교회에 나간 것은 초등학교 5학년 때였다. 본격적으로 삶과 죽음에 대해 고민한 계기는 중3 때 열병에 걸리면서부터였다. 지금도 생각나는 것은 내가 다니던 중학교 동산의 무덤에 묻힌 자들에게 대화를 시도했던 기억이다. 무덤 잔디에 누워서 손을 양쪽으로 뻗고 하늘을 보면서 이렇게 말했다. “여기 계신 분들이 언제부터 누워 계셨는지 모르지만 저도 언젠가는 이곳에 누워있을 날이 있겠네요.”

지나고 보면 하나님께서 죽음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주셨다는 생각이 든다.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니 고민이 깊어졌다. 하나님의 계명을 어기면 죄가 되고 죄가 있으면 지옥 간다고 들었기에 계명을 어기지 않기 위해 굉장히 노력했다. 하지만 나는 죄 앞에 늘 굴복하지 않을 수 없었고 양심에 깊은 가책을 느꼈다.

그럴 때마다 ‘내가 지옥 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두려움이 몰려왔다. 그리고 그 두려움 때문에 교회에 가서 거의 날마다 회개 기도를 드려야 했다. 하지만 그렇게 해도 마음에 평안함이 없었다. 그러다가 어느 날 전도 집회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무엇인지를 듣게 되었고 예수 그리스도 십자가의 은혜로 내가 하나님 앞에 조건 없이 받아들여지는 존재가 되며, 하나님 앞에서 의롭게 여김을 받게 된다는 것이 온전히 믿어지게 됐다. 그리고 더 이상 지옥에 가는 두려움 때문에 회개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을 닮고 싶은 거룩한 열망을 품고 회개하게 되었다.

문제는 돈을 버는 것과 복음 전하는 일을 병행하는 것이었다. 고민은 무역학도였던 대학 1학년 때 신앙 수련회에서 풀렸다. ‘모든 사람이 다 복음을 전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복음 전하는 일을 돕는 사람도 필요하다’는 말씀이었다. 교회는 예수님의 몸이고 각 지체가 각각 달란트를 가지고 있는데 그 달란트 기능들이 연합해 선을 이루는 하나님의 일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얘기였다. 그 순간 마음이 편안해졌다. 왜냐하면 돈 버는 일에 미련이 남아 있었는데, 일하는 것과 복음을 전하는 것은 상반된 일이 아니라 함께해도 된다는 것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대학 1학년 이후 평생의 삶은 내가 돈 버는 일을 통해 복음을 전하고, 또 복음을 전하는 사람들을 돕겠다는 가치관 하나로 지금까지 밤낮없이 일하고 있다.

정리=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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