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은 느낌 든다"는 그 작가, 배우 하지원이었다

김지선 2024. 2. 26.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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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머니: 시즌2

■ 아트&머니: 시즌2

「 더중앙플러스 ‘아트&머니: 시즌2’는 올바른 미술품 투자에 대해 알려드립니다. 갤러리스트, 옥션사, 화가 등 미술시장을 선도하는 전문가들을 직접 만납니다. 이번엔 작가 하지원입니다. 온 국민이 알아보는 배우이지만 본인은 세상과의 소통에 갈증을 느껴왔답니다. 그림을 그리는 것, 관람객에게 다가가 작품을 설명하는 것. 그가 세상과 통하는 또 하나의 길이 됩니다.

하지원 작가는 전시장에서 직접 관람객을 만나 소통했다. [사진 아트스페이스 폴라포]

서울 성수동의 한 갤러리. 그림을 보고 있는 관객에게 누군가 다가와 말을 겁니다. “작품 설명 좀 해드릴까요?” 고개를 돌려 보니 배우 하지원입니다.

데뷔 후 27년. 쉬지 않고 달렸던 그는 코로나19로 처음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갖게 됐다고 합니다. 그림을 그리다 ‘인간 하지원’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게 됐다는 ‘작가 하지원’을 작업실에서 만났습니다.

하지원 작가가 개인전 때 선보인 ‘Virtual Venus : Planet’. SNS 등 가상 공간에서 진정한 아름다움의 의미를 묻는 작품이다. [사진 아트스페이스 폴라포]

Q : 그림을 시작한지 10년 정도 되셨다고 들었습니다. 계기가 궁금합니다.
A : “20대 때는 정말 일만 하면서 살았어요. 근데 제 시간을 조금씩 갖게 되면서, 촬영장에서 고민 같은 걸 글로 쓰거나 스케치를 하게 됐죠. 그게 10년 된 거고, (본격적으로) 작업을 하게 된 건 코로나를 겪으면서예요. 원래 하려던 영화가 1년 미뤄지면서, 정말 저만의 시간을 갖게 됐거든요. 항상 드라마 속 세상에서만 살다가 진짜 세상으로 나오게 된 거죠. 그러면서 제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이 생겼어요. 불안감이던가 꿈, 내가 겪는 사람들 이야기 같은 거. 사실 대화할 사람이 많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늘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게 제 소통 방식이었어요.”

Q : 이곳에서 개인전을 하셨죠.
A : “‘아트스페이스 폴라포’는 이솔 작가랑 함께 만든 공간이에요. 이번에 첫 개인전을 하게 됐고요. 더 혁신적이고 새로운 방식으로, 더 직관적이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미고 있습니다.”

Q : 조금 더 관객에게 다가가는 공간을 만들고 싶으신 거죠? 관객들이 전부 다 ‘작가님께서 직접 그림 설명해 주신다’고 하던데.
A : “너무 궁금하잖아요. 관람객분들이. 그래서 전시장으로 갔죠. 설명이 필요하시면 제가 도슨트도 해드리고 하니까, 너무너무 좋아하셨어요. 어떤 분은 본인 이야기를 제게 1시간씩 하세요. 어떤 날은 제가 제 고민을 얘기하기도 하고요. 그렇게 한 분 한 분 만나는 순간을 잊을 수 없는 것 같아요”

Q : 그림은 표현이죠. 작가님이 해오신 연기도 표현입니다. 같은 점도 있고 다른 점도 있을 것 같습니다.
A : “배우는 캐릭터를 통해 표현하잖아요. 그런데 그림 작업은 오로지 제가 주체가 돼서 제 생각과 이야기를 캔버스에 담죠. 비슷해 보이지만 굉장히 많이 다른 것 같아요. 첫 전시 땐 옷을 안 입고 세상에 나온 느낌이었어요. 진짜 나를 보여주는 느낌.”

하지원 작가가 개인전 때 선보인 ‘Virtual Venus : Planet’. SNS 등 가상 공간에서 진정한 아름다움의 의미를 묻는 작품이다. [사진 아트스페이스 폴라포]

Q : 개인전 제목이 ‘이 관계의 시작 그 찰나’인데요, 이 주제가 작가님에게 와 닿았던 이유는 뭘까요?
A : “코로나 때문에 직접적인 만남을 갖기가 힘들어졌잖아요. 그러면서 디지털 세상에서의 인간관계는 엄청난 속도로 빠르게 더 확장됐고요. 되게 무서웠어요. 많은 친구가 함께 있어도 그냥 다 핸드폰만 보잖아요. 그래서 ‘이렇게 살고 있는 이 시대가 정말 옳은 걸까?’ ‘인간관계에 대해 더 올바른 인식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Q : 좋아하시는 작가가 궁금합니다.
A : “마리나 아브라모비치를 너무너무 좋아해요. 얼마 전에는 헤르만 니치 전시도 갔다 왔어요. 인간의 본성과 삶과 죽음을 전위예술로 표현하는 아티스트인데, 시각 중심의 전시 형태가 아니라 촉각·미각·후각·청각 등 모든 감각으로 표현하는 부분에서 저는 엄청난 영향을 받았어요.”

Q : 전시장을 다니시다가 ‘나 이 그림 사고 싶다. 이런 그림들이 요새 눈에 들어오더라’ 이런 것들이 좀 있을까요?
A : “두고두고 보고 싶고, 나랑 뭔가 소통하는 느낌 있잖아요. 저는 그런 (느낌을 주는) 작업이 좋아요. 컬렉팅을 많이 하진 않았지만 ‘이게 아트테크에 좋데요’ 해서 컬렉팅한 적은 없어요.”

Q : 그림을 사는 것이 과연 돈이 될까요?
A : “컬렉팅하는 입장에서 제가 좋아서 구매한 작품 가격이 오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죠. 작품을 구매한다는 건 작가의 메시지나 가치관을 공유하는 것이라, 자그마한 물건이라도 그걸 통해 가치를 경험하고 가치를 사는 것에 더 비중을 둬요.”

Q : 앞으로 ‘인간 하지원’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A : “이제 첫 전시를 했지만, 앞으로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좀 다양하게 하고 싶어요. 표현하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아서 계속 고민하고 있어요.”

■ 아트&머니:시즌2 - 더 자세한 내용은 더중앙플러스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트&머니: 시즌2

“그림, 돈이 되냐고? 됩니다” 솔비 벗은 작가 권지안의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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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선 PD, 김지훈 단국대(동양화과) 교수 kim.jisu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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