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안타에 호수비… 펄펄 날아다닌 삼성 중견수 김성윤
4타수 4안타 맹타에 호수비까지 펼쳤다.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김성윤(25)이 물 오른 기량을 뽐냈다.
삼성은 26일 일본 오키나와 아카마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5-5로 비겼다. 그동안 일본 팀들과의 경기에서 6연패를 당했던 삼성은 첫 승은 놓쳤으나 일단 패배 행진을 멈추는 데 성공했다.
야수진에서 가장 빛난 선수는 9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김성윤이었다. 김성윤은 2회 말 2사 1·2루에서 한화 선발 페냐의 몸쪽 공을 당겨 우익선상으로 날려보냈다. 1타점 2루타. 4회에도 우익수 앞으로 굴러가는 안타를 날려보낸 김성윤은 6회에도 선두타자로 나와 좌전 안타를 기록했다. 그리고 4-5로 뒤진 8회 마지막 타석에선 2사 2루에서 1루수 옆으로 빠져나가는 동점타를 날려 팀을 패배에서 구했다.
하지만 경기 뒤 만난 김성윤은 "(타격이)별로 좋진 않았고, 운이 좋았던 것 같다"고 했다. 계획대로 되진 않아서다. 그는 "안타 유무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강한 타구를 때려내는 게 첫 번째 목표이기 때문이다. 강한 타구는 첫 타석 뿐이었고, 땅볼로 가서 코스가 좋아서 빠져나가는 안타들이다. 다듬어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성윤이 만족하지 못한 건 자신이 원하는 타격 메커니즘을 수행하지 못해서다. 그는 "기본적으로 낮은 공을 잘 치다 보니 낮은 발사각이 나왔다. 타구 속도에 비해 각도가 낮아 조금 수정해보려고 비시즌에 공을 들였는데 순조롭진 못한 거 같다"고 했다. KBO리그 최단신(1m63㎝)인 김성윤은 "쳐야 되는 공에 변화를 안줬다. 이제는 낮은 걸 안 치려고 하는데 습관이 남아 있어 쉽지는 않다"며 "ABS로 판정되는 상한선까지 쳐야 한다는 생각이다"라고 했다.
지난해 외야 세 포지션을 모두 봤던 김성윤은 이제 중견수에 정착한다. 이날 경기에서도 우중간으로 빠지는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내는 호수비로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김성윤은 "넥스트 플레이를 하려고 슬라이딩 했는데 매끄럽진 않았다. 좋은 수비로 봐주신다면 감사하다"며 "(김)현준이나 (구)자욱이 형, (김)헌곤이 형이 도와주시고 콜플레이도 해줘 도움을 받고 있다"고 했다.
주루 능력이 뛰어난 김성윤에게 베이스간 거리 축소는 장점을 살릴 기회다. 김성윤은 "아직 주루할 때 베이스가 커진 걸 체감하진 못 했는데, 내야수들 얘기를 들어보면 태그하는 데 부담스럽다고 한다"며 "슬라이딩을 좀 더 신경써서 하면 살 수 있는 확률이 올라간다. 강명구, 박찬도 코치님께서 준비를 해주셔서 주문대로 하고 있다"고 했다.
2017년 입단한 김성윤은 지난해 101경기에서 타율 0.314(272타수 77안타) 2홈런 28타점 40득점 20도루 OPS(장타율+출루율) 0.758을 기록했다. 국가대표로도 두 번(항저우 아시안게임, APBC)이나 발탁됐다. 그렇지만 타격 수정 외엔 크게 바꾸지 않을 생각이다. 김성윤은 "지난해 준비한 것처럼 최대한 몸을 빨리 만들려고 노력했다. 웨이트트레이닝도 열심히 했고, 트레이닝 파트에서 도와주셨다"고 했다.
가장 향상시키고 싶은 부분은 볼넷을 더 얻는 것이다. 땅볼 타구가 운에 따라 안타가 되는 것에 반해, 볼넷은 타자 스스로 투수와의 수 싸움에서 이겨 100% 출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기동력을 살릴 기회도 늘어난다.
김성윤은 "감독님과 이진영 코치님 모두 홈런을 노리기보다는 치다 보면 나올 거라고 조언했다"며 "출루율(0.354)이 타율에 비해 낮았고, 볼넷(14개)도 적었다. 공략할 수 있는 존을 확고히 하면서 칠 수 있는 공만 친다면 출루율이 높아지지 않을까 싶다. 도루, 출루율, 볼넷을 늘리는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오키나와=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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