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이어 사사키까지, 값진 경험 쌓은 박세웅…日 괴물도 "직구 승부 인상적"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명장' 김태형 신임 감독과 2024년 도약을 준비 중인 롯데 자이언츠가 일본프로야구(NPB) 지바롯데 마린즈와의 두 차례 교류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롯데는 25일 일본 오키나와 이토만의 니시자키 야구장에서 열린 지바롯데와의 교류전 두 번째 경기에서 1-8로 졌다. 전날 3-7 패배에 이어 이번 오키나와 교류전 두 경기 모두 지바롯데를 넘지 못했다.
롯데는 김민석(중견수)-윤동희(우익수)-호세 레이예스(중견수)-전준우(지명타자)-한동희(3루수)-노진혁(유격수)-유강남(포수)-김민성(2루수)-정훈(1루수)으로 이어지는 타순을 구성했다. 올해 KBO 정규리그에서 가동될 가능성이 높은 베스트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투수는 '안경 에이스' 박세웅이 출격했다.
지바롯데도 팀의 에이스이자 현역 NPB 최고 투수로 꼽히는 사사키 로키가 선발투수로 나섰다. 사사키 로키는 1이닝 동안 투구수 13개, 1피안타, 1삼진, 최고 구속 155km 던지며 무실점을 기록했다.
사사키 로키는 이날 롯데와의 교류전이 올해 첫 실전 등판이었다. 지바롯데 코칭스태프는 사사키 로키를 무리시키지 않는 차원에서 1회만 던지게 한 이후 2회초 수비 시작과 함께 투수를 교체했다.
'스포니치 아넥스, '데일리 스포츠', '산케이 신문' 등 일본 주요 언론들은 25일 일본 오키나와현 니시자키 구장에서 열린 지바롯데와 롯데 자이언츠의 교류전 내용을 상세히 보도했다.
사사키 로키는 등판을 마친 뒤 일본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부상 없이 1이닝을 던질 수 있어 기쁘다"며 "포크볼은 생각보다 잘 들어갔다. 조급해하지 않고 내 방식대로 컨디션을 끌어올리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롯데 윤동희는 1회초 1사 후 사사키 로키의 151km짜리 직구를 받아쳐 2루타를 만들어냈다. 투 볼에서 사사키 로키의 3구째 직구를 과감하게 공략해 좌익수 옆에 떨어지는 날카로운 타구를 날려 보냈다.
사사키 로키는 윤동희에게 2루타를 허용하기는 했지만 호세 레이예스, 전준우로 이어지는 롯데 중심 타선을 차례로 범타 처리하고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2001년생인 사사키 로키는 2019년 오후나토 고등학교 재학시절 일본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로 지바롯데에 지명됐다. 2021년 11경기 63⅓이닝 3승 2패 평균자책점 2.27로 순조롭게 프로 무대에 안착했다.
사사키 로키는 2022 시즌 20경기 129⅓이닝 9승 4패 평균자책점 2.02로 유망주 껍질을 완전히 깨트렸다. 150km 중후반대 강속구와 140km 초반대에서 형성되는 낙차 큰 포크볼의 조합으로 지바롯데는 물론 일본프로야구 전체에서 주목받는 투수가 됐다.
특히 2022년 4월 10일에는 만 20세 157일의 나이로 일본 프로야구 최연소 퍼펙트 게임을 달성해 화제를 모았다. NPB 퍼펙트 게임 역시 28년 만에 나온 대기록이었다.
사사키 로키는 2023 시즌에도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15경기 91이닝 7승 4패 평균자책점 1.78로 일본프로야구를 지배했다. 현재 일본 프로야구 선발투수 중 가장 메이저리그에서 단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박세웅은 2이닝 3실점으로 기록은 좋지 않았지만 직구 최고구속 147km를 찍으며 좋은 컨디션을 보여줬다. 다음달 23일 KBO 정규리그 개막에 맞춰 순조롭게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모양새다.
사사키 로키도 "박세웅 선수가 초반부터 직구로 승부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며 박세웅의 투구 결과보다 내용에 더 의미를 두고 자신의 소감을 전했다.
박세웅은 2015년 1군 데뷔 후 지난해까지 통산 223경기 62승 77패 평균자책점 4.60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 연속 150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 KBO리그를 대표하는 국내 선발투수로 자리매김했다.
박세웅은 지난 2016년에도 일본 최고의 투수와 스프링캠프 기간 선발 맞대결을 펼쳤던 기억이 있다. 당시 닛폰햄 파이터즈 소속이었던 오타니 쇼헤이와 맞붙었다.
박세웅은 이달 초 괌 1차 스프링캠프 기간 "오타니 선수가 뛰고 있던 닛폰햄과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던졌던 경험이 있다"며 "그때는 점수를 안 줬던 것 같은데 이번에 지바롯데와 경기를 하면 어떨지 모르겠다"고 웃었다. 비록 이번 지바롯데와 교류전은 박세웅 본인이 100% 만족하기 어려운 결과를 받았지만 값진 경험도 함께 얻었다.
한편 롯데는 이달 21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일본 오키나와에서 실전 연습 경기 위주로 2차 스프링캠프를 실시한다. 지난 22일 니시자키 야구장에서 지바 롯데 1군 선수단과 합동 훈련을 진행했고 24일 및 25일에는 2차례 교류전을 가졌다.
롯데 구단은 지난해 2월에도 일본 오키나와현 이시카기 시영구장에서 지바 롯데 2군과 합동 훈련 및 교류전을 진행한 바 있다.
박준혁 롯데 단장은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구단은 앞으로도 형제구단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지바롯데와의 교류전을 정례화할 계획"이라며 "교류전 외에도 선수 및 지도자 교류를 비롯한 다양한 노하우 공유를 위한 소통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롯데 자이언츠와 지바 롯데의 1군 교류전은 2007년 이후 17년 만이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교류전에 앞서 구단을 통해 "NPB 팀과 연습경기를 잡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데, 이렇게 교류전을 준비해준 구단에게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지바 롯데와 연습경기 이상의 교류도 있을 테니 선수들에게는 분명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롯데 캡틴 전준우는 이번 지바롯데와 교류전을 마친 뒤 전준우는 "형제 구단인 지바롯데와 합동 훈련 및 교류전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개인적으로도 이번 교류전은 정말로 뜻깊은 시간이었다. 이렇게 자리를 마련해 준 구단에 감사하다"며 "남은 전지훈련 기간 동안 좋은 컨디션을 유지해 순조롭게 정규 시즌을 시작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롯데는 지난 24일 지바 롯데 1군과의 교류전의 겨우 3-7 패배에도 게임 내용은 좋은 점수를 줄 수 있었다. 중반까지 3-2로 앞서가는 등 지바롯데와 대등하게 싸웠다. 리드 상황에서 게임 후반 불펜이 무너지며 승리를 챙기지는 못했지만 경기력은 준수함 이상이었다.
롯데는 지바롯데와 교류전 1차전 선발투수로 나선 애런 윌커슨이 2이닝 1탈삼진 무실점 퍼펙트 피칭을 보여줬다. 지바롯데 타선을 압도하는 구위로 공격적인 피칭을 했다.
윌커슨의 직구 최고구속은 144km로 지난해 정규리그에서 보여준 베스트 컨디션은 아니었다. 대신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컷 패스트볼 등 여러 가지 변화구를 점검했다. 2이닝 동안 26개의 공을 뿌리며 효율적인 투구를 했다.
24일 지바롯데와 교류전 1차전에서는 외국인 타자 호세 레이예스도 제 몫을 해줬다. 레이예스는 3번타자겸 중견수로 선발출전해 3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 1득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레이예스는 롯데가 1-2로 끌려가던 4회말 우중간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쏘아 올렸다. 6회말에는 몸쪽 낮은 코스로 제구된 149km짜리 직구를 잡아당겨 2루타로 연결했다.
베네수엘라 출신인 레이예스는 1994년생으로 우투양타 외야수다. 2011년 국제 아마추어 자유계약을 통해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입단,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이달 초 괌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레이예스의 훈련 모습을 지켜보면서 합격점을 줬다. 타격 자세와 밸런스를 놓고볼 때 충분히 KBO리그에서 통할 수 있을 것으로 바라봤다.
레이예스는 김태형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듯 지바롯데와 교류전에서 존재감을 발휘했다. 비록 25일 교류전 두 번째 경기에서 무안타로 침묵한 부분은 아쉬웠지만 타격감 자체는 나빠 보이지 않았다.
롯데는 오는 3월 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리는 2024 KBO 시범경기 개막전을 앞두고 투타 주축 선수들의 좋은 컨디션을 확인했다. 남은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일정을 소화하고 순조롭게 귀국 준비를 하게 됐다.
사진=일본 오키나와, 고아라 기자/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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