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60개 불펜 투구 "지금이 전성기 같다"…"진짜 좋다" 감탄 세례 [오키나와 현장]

최원영 기자 2024. 2. 2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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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오키나와(일본), 최원영 기자) 클래스가 다르다. 모두의 감탄을 자아냈다.

한화 이글스 좌완 선발투수 류현진은 26일 일본 오키나와 아카마 구장에서 두 번째 불펜 피칭을 소화했다. 아카마 구장은 삼성 라이온즈의 스프링캠프지다. 한화는 이날 오후 1시 삼성과 연습경기를 시작했다. 류현진은 경기조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선수단의 원정길에 동행해 훈련을 진행했다.

아카마 구장에 도착한 류현진은 유니폼으로 환복 후 바로 폼을 풀었다. 이어 불펜으로 향했다. 이날 20구씩 세 차례, 총 60구를 던졌다.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커브, 커터, 체인지업까지 모든 구종을 구사했다.

류현진과 친구이자 동기인 포수 이재원이 직접 공을 받았다. 한화 손혁 단장과 최원호 감독도 이재원 뒤에서 투구를 지켜봤다. 손 단장은 불펜 피칭 전 이재원에게 "공 못 잡는 거 아니야?"라고 농담했고 이재원은 "너무 좋아서요?"라고 웃으며 답했다. 손 단장은 "그냥 공 별로라고 해"라며 미소 지었다.

류현진은 투구 전 이재원에게 "19년 만이네"라고 말했다. 2005년 동산고 3학년이었던 류현진과 인천고 이재원은 청소년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배터리 호흡을 이뤘다. 이날 무려 19년 만에 공을 던지고, 받았다.

이재원은 매 구 "나이스 볼"을 외치며 류현진을 격려했다. 류현진은 체인지업을 던진 뒤 이재원에게 "안으로 말려?"라고 물었고, 이재원은 "살짝"이라고 답했다. 손혁 단장이 미트 소리 좋다고 하자 이재원은 "공이 좋은 겁니다"라고 답하며 류현진을 치켜세웠다.

20구를 투구한 류현진은 "5분!"이라고 외쳤다. 휴식을 취하겠다는 의미였다. 손 단장은 "진짜 좋다"고 감탄한 뒤 "세게 던지는 것 같지도 않은데 공이 생각보다 잘 온다"고 평했다. 이재원은 "특히 체인지업 떨어지는 각이 좋다. 바로 오다가 떨어진다"고 밝혔다. 

손 단장은 "공 잡기 편하겠다. 미트 들고 있으면 공이 척척 오니까"라며 "류현진은 초구가 다 스트라이크다. 그게 정말 큰 장점이다. 이게 피칭 때 안 되면 실전 경기 때도 안 된다"고 말했다. 또한 "높은 커터에 타자들의 방망이가 다 따라 나오더라"고 덧붙였다.

류현진의 투구가 재개됐다. 그는 이재원에게 "미트 더 위로 더", "조금 안쪽으로" 등을 직접 주문하기도 했다. 이어 "더 바깥쪽, 똥차"라고 하기도 했다. 똥차란 선수들의 은어로 완전한 구석을 의미한다.

20구를 던진 뒤 다시 짧은 휴식을 취했다. 이재원은 "오차 없이 투구한다. 지금이 전성기 같다"며 놀라워했다. 류현진은 "(이)재원아 사인 뭐야?"라고 물었고 이재원은 "너 원하는 대로 맞춰줄게"라고 답했다. 둘은 잠시 모여 사인을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류현진은 마지막으로 20구를 더 투구했다. 손 단장은 "류현진 같은 선수가 5명 있었으면 좋겠다"며 속마음을 내비쳤다. 이재원은 "구속이 점점 더 빨라졌다. 구속은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다"고 귀띔했다.

류현진과 이재원은 불펜 피칭을 마치고 서로를 토닥였다.

류현진의 첫 불펜 피칭은 선수단 합류 당일 바로 이뤄졌다. 류현진은 지난 22일 한화와 8년 총액 170억원(옵트아웃 포함·세부 옵트아웃 내용 양측 합의 하에 비공개)에 계약했다. 역대 KBO리그 최대 규모의 계약이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한 그는 올해 12년 만에 친정팀 한화로 복귀했다.

류현진은 이튿날인 23일 비행기에 올랐다. 한화의 스프링캠프지인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 구장에 도착해 선수단에 합류했다. 최원호 한화 감독 및 선수단과 인사를 나눈 뒤 훈련에 임했다. 스트레칭과 캐치볼 등으로 몸을 풀고 불펜 피칭에 임했다.

당시 류현진은 총 45구를 소화하며 패스트볼, 커브, 커터, 체인지업을 점검했다. 투구 후엔 코칭스태프에 "힘은 들이지 않았다. 절반 정도로 했다"고 말했다. 최원호 감독은 "힘 안 쓴다더니 공 잘 나간다. 볼 좋네"라며 감탄했다.

박승민 투수코치 역시 "투구 강도는 그리 강하지 않았지만 구위나 피칭 퀄리티는 무척 좋아 보였다. 첫 피칭이었는데 '역시 류현진이구나'라는 느낌이 들었다. 몸도 굉장히 잘 만들어 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류현진은 "그동안 꾸준히 준비했기 때문에 전혀 문제없었다. 실내에서만 훈련해 빨리 야외에서 운동하고 싶었다"며 "오자마자 불펜 피칭을 했는데 잘 던졌다고 생각한다. 그간 해오던 스케줄이 있었고, 오늘(23일)이 마침 불펜 피칭하는 날이라 바로 공을 던지게 됐다"고 밝혔다.

순항 중인 류현진의 첫 라이브 피칭은 3월 1일 진행될 예정이다.

사진=​​​​​오키나와(일본), 고아라 기자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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