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중현의 야구 톺아보기] 양현종의 ABS 예상과 류현진의 72.6인치 커브

배중현 2024. 2. 26.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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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nhap photo-3359="">류현진이 25일 일본 오키나와현 고친다 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 2차 스프링캠프에서 캐치볼 훈련을 하고있다. [연합뉴스]</yonhap>


올 시즌 KBO리그에는 '로봇 심판'으로 불리는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이 적용된다. 심판이 자의적으로 판단한 기존 방식이 아니라 야구장에 설치된 전용 카메라로 볼과 스트라이크를 나눈다. 공의 위치와 궤적 등을 파악한 뒤 이어폰 등을 통해 결과가 전달되면 심판이 이를 듣고 그대로 판정하는 구조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발표한 시행 세칙에 따르면 홈플레이트 중간과 끝 두 곳에서 상하 높이 기준을 충족해야 스트라이크로 판정된다. 상단은 선수 신장의 56.35%, 하단은 27.64%가 적용된다. 키가 1m80㎝인 선수라면 상단은 101.43㎝, 하단은 49.75㎝, 1m90㎝는 상단과 하단이 각각 107.7㎝, 52.52㎝다. 좌우 기준은 홈 플레이트(43.18㎝)에서 좌우 2㎝ 확대 적용되며 어느 일부분이 스치기만 해도 스트라이크로 선언된다.

현장에선 홈 플레이트에서 움직임이 큰 변화구가 유리할 거라는 얘기가 나온다. 포수의 포구 순간 낮게 떨어지더라도 ABS 스트라이크 기준 센서점만 통과하면 심판 손이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KBO리그 통산 168승을 기록 중인 양현종(KIA 타이거즈)은 "(종으로 떨어지는) 커브가 가장 유리할 거 같다"고 예상했다. 그는 "커브 던지는 횟수가 없었는데 커브 비율을 작년보다 높여야 살아남을 수 있을 거 같다"며 "곽빈(두산 베어스)이나 박세웅(롯데 자이언츠)처럼 커브를 제2의 구종으로 던지는 투수들이 조금 유리하지 않을까. 커브가 ABS 도입의 가장 큰 포인트"라고 부연했다. 야구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양현종의 지난 시즌 커브 구사율은 전체 구종 대비 2.5%였다.

<yonhap photo-3186="">KIA 타이거즈 양현종이 24일 오전 일본 오키나와현 긴 구장에서 열린 2차 스프링캠프에서 몸을 풀고 있다. [연합뉴스]</yonhap>


커브의 가치가 올라갈 것으로 전망되면서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한화 이글스)에게 더욱 큰 관심이 쏠린다. ABS는 미국 메이저리그(MLB)와 일본 프로야구(NPB)에서 활용하지 않고 있다. 지난 22일 한화와 계약, KBO리그 복귀를 선택한 류현진도 이제 ABS에 적응해야 한다. 커브 위력을 부쩍 향상했다는 걸 고려하면 나쁘지 않다. MLB 통계 사이트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지난해 류현진의 커브 비율은 전년 대비 3.9%포인트(p) 내린 17.1%였다. 비중은 약간 줄었으나 헛스윙 비율은 13.3%에서 35.2%로 크게 향상했다.

커브를 최소 100구 이상 던진 MLB 투수 중 커브 수직 무브먼트(Vertical Movement)가 72.6인치(1m84.4㎝)로 1위였다. 백스핀(backspin·역회전)이 걸리는 패스트볼과 달리 커브는 톱스핀(topspin)의 영향을 받는다. 날아가면서 공이 가라앉는데 수직 무브먼트가 크다는 건 그만큼 정점과 낙점의 차이가 크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ABS에 유리한 구종이 커브라면 류현진은 이에 최적화한 투수다. 최정상급 기량에 한 가지 무기가 더해지는 셈이다. 그는 "일단 통과하는 (스트라이크) 존을 먼저 파악해야 할 거 같다. 그 부분이 첫 번째"라며 "어느 정도 감이 잡히면 충분히 (ABS에) 적응하지 않을까 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스포츠1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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