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미사일 어깨, MLB에도 보여주고 싶은 손성빈

김효경 2024. 2. 26. 10: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롯데 자이언츠 포수 손성빈. 오키나와=김효경 기자

국내 최고의 강견을 자랑하는 롯데 자이언츠 포수 손성빈(22)에게 기회가 올까. '팀 코리아' 예비 명단에 든 손성빈이 서울 시리즈 출전을 간절하게 바란다.

손성빈은 '롯데 안방의 미래'로 꼽힌다. 제4회 이만수 포수상을 받고, 2021년 롯데 1차 지명으로 선발된 손성빈은 그해 12월 국군체육부대에 입대했다. 상무에서 출전 기회를 얻으며 빠르게 성장하라는 구단의 뜻이었다. 지난해 6월 전역한 손성빈은 45경기에서 타율 0.263(76타수 20안타) 1홈런 OPS(장타율+출루율) 0.624를 기록하며 합격점을 받았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전지훈련중인 손성빈은 “스프링캠프는 처음이다. 너무 재밌다. 긴장과 기대가 반반이다. 열심히 준비한 걸 보여줘야 한다”며 “군에서는 내가 막내라 형들에게 기술적인 부분이나 몸 관리를 많이 배워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롯데 포수 손성빈. 사진 롯데 자이언츠

손성빈은 지난해 10번 도루 저지를 시도해 7번이나 잡아냈다. 30%만 넘어도 좋은 편인데 압도적인 수치다. 비결은 간결한 동작과 강한 어깨다. 포수가 공을 잡아 야수에게 던지는 데 걸리는 시간을 '팝 타임(pop time)'이라고 한다. 2.0초 이내면 수준급이다. 그런데 손성빈의 팝 타임은 1.80초대다. MLB 최고 정상급 포수들과 같은 수치다. 송구 속도는 시속 130㎞를 훌쩍 넘는다. 김태형 롯데 감독도 "다른 부분은 더 키워야 하지만, 송구만큼은 나무랄 데가 없다"고 칭찬했다.

손성빈은 "사실 지난해 초엔 송구 밸런스가 안 좋아서 내야를 넘기거나 땅으로 던졌다. 고민 끝에 4월부터 은사인 정규식 코치님과 상의해서 팔 각도를 낮췄다"고 했다. 포수들은 보통 어깨 위에서 던지지만 스리쿼터(오버 스로와 사이드 스로 중간 정도)로 바꿨다. 손성빈은 "뭐든지 해보려다 마지막으로 해본 건데 잘 맞았다"고 떠올렸다.

송구 능력은 'A+'지만 채워야 할 부분들이 많다. 포수 출신인 사령탑 김태형 감독이 "주전은 유강남"이라고 못박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특히 1군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타격 능력 향상이 필요하다. 손성빈 자신도 잘 안다. 그는 "지난해 1군에 합류할 때는 타격을 아예 생각하지 않고, 수비만 생각했다"며 "마무리 훈련 때 감독님과 김주찬 코치님이 '힘을 다 쓰면 강한 타구를 날릴 수 있다'고 했다. 많은 걸 배우고 있고, 하루하루 달라지는 게 크게 느껴져 만족스럽다"고 했다.

주전 포수 유강남의 존재는 손성빈에게는 넘어야 할 벽이다. 하지만 '선배 유강남'은 훌륭한 선생님이다. 손성빈은 "강남이 형이 먼저 다가와서 가르쳐주시고 물어보면 편하게 알려주신다. 값어치를 매길 수 없는 노하우를 전수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롯데 자이언츠 손성빈. 연합뉴스

손성빈은 올해 '00'번을 쓴다. 현역 시절 강타자였던 김경기 해설위원이 쓰긴 했지만 선호하는 번호는 아니다. 손성빈은 "기존 6번이나 28번을 쓰고 싶었지만, 2차 트레이드로 롯데에 온 오선진과 찰리 반즈가 각각 쓰고 있어 색다르게 00번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오선진은 후배에게 크게 식사를 한 번 사기로 했다.

한국 야구에게도 손성빈의 성장은 반가운 일이다. 2022년 23세 이하 대표팀에 발탁된 데 이어 지난해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로 뽑혔다. 경기엔 나서지 못했지만 태극마크에 대한 꿈을 키웠다. 다음달 열리는 메이저리그 서울시리즈에 LA 다저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맞붙는 '팀 코리아' 예비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렸다. 손성빈의 어깨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손성빈은 "APBC에 뽑힌 것만으로도 영광이긴 했지만, 벤치에서 경기를 보니 나가고 싶어 끓어올랐다. 팀 코리아에도 꼭 최종 멤버에 들고 싶다"고 했다. 올 시즌 목표는 100경기 출전이다. 작다면 작지만, 쉽지만은 않다. 유강남과 정보근이라는 확실한 선수들이 있다. 손성빈은 "남은 기간 열심히 해서 꼭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오키나와=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