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마운드 변화 준비하는 정민태 코치
지난해 삼성 라이온즈는 투수 운용에 어려움을 겪으며 가을 야구에 실패했다. 신임 이종열 단장의 선택은 정민태(54) 투수코치 영입이었다. 정민태 코치는 어떻게 삼성 마운드를 바꿔놓고 있을까.
지난해까지 해설위원으로 삼성 투수들을 바라봤던 정 코치는 "어린 투수들의 훈련 자세나 마운드 위에서 집중력이 부족해 생각보다 성장이 안 됐던 것 같다. 제구력 보강이 필요했다. 그래서 진지한 자세를 훈련할 때 많이 요구했고, 좋아지고 있다"고 했다.
정민태 코치는 현역 시절 시속 150㎞의 패스트볼은 물론 100㎞도 안 되는 슬로 커브까지 구사했다. 하지만 구위와 구속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마운드에서 항상 100% 힘으로 투구할 수 있는 걸 강조한다. 정민태 코치는 "연습 투구 때 마운드 위에서 항상 70~80%의 힘으로 던지다 보니 스로잉이 느려지는 부분이 보였다. 연습 때부터 팔 스윙을 빠르게 가져가면서 효과를 본 것 같다. 처음 내가 왔을 때보다는 구속이 늘어났다"고 했다.
정민태 코치는 2009년 키움 히어로즈를 시작으로 롯데 자이언츠, 한화 이글스를 거쳤다. 1군 뿐 아니라 2군 경험도 많아 젊은 선수들을 자주 지도했다. 정민태 코치는 "제구력이 안 좋거나, 자신감 없는 선수들을 많이 만났다. 어린 선수들에게 장점을 많이 얘기해서 자신감을 올릴 수 있게 지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일본 프로팀들과의 연습경기에서 6전 전패를 당했다. 특히 투수진이 많은 사사구를 내줬다. 정 코치는 "어린 선수들은 얻어맞더라도 (타자와)싸워야 한다. 그런 상황을 못 만들어서 볼넷이 나오고, 대량실점으로 이어진다. 연습 경기에서 많이 실망하기도 했다. 아직 준비가 안 됐다는 것도 느꼈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지난해 최다 역전패를 당한 삼성은 올해 뒷문을 보강했다. 오승환, 김재윤, 임창민 등 지난해 마무리투수였던 선수만 세 명이나 버티고 있다. 정민태 코치는 "(아직은)마무리를 누구로 쓰겠다기보다는 오승환과 김재윤이 충분히 경쟁하면서 나오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며 "지난해 역전당하는 경기가 많았는데 우려하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정 코치의 눈은 세 명의 젊은 투수로 자주 향한다. 왼손 이승현(등번호 57), 2년차 이호성, 그리고 사이드암 최하늘이다. 정민태 코치는 "이승현, 이호성, 최하늘에게 집중하고 있다. 선발투수로서의 체력 향상이 중요하다. 연습 경기에서 예상 외로 좋은 모습들을 보여줘서 세 선수에게 대한 기대가 크다"고 했다.
5선발 경쟁중인 이승현에 대해선 "이승현은 마운드에서 씩씩한 모습이 좋다. 제구력이 많이 향상됐다. 지난 등판에서 4실점했지만 볼넷이 없었다. 나쁜 공을 던져 맞은 건 아니다"라고 했다. 이승현은 140㎞대 후반까지 구속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1군 경험을 한 이호성은 이승현의 대항마다. 정 코치는 "공 끝, 차고 들어가는 힘이 좋다. 단점이라면 체력이다. 구속이 후반으로 갈수록 떨어지는 모습이 있어 그런 부분을 바꾸려 했다. 지금은 투구수가 늘어나도 스피드를 유지해주고 있다. 변화구도 잘 만들어져 있다"고 말했다.
삼성은 올해 외국인 투수를 코너 시볼드(등록명 코너)와 데니 레예스로 교체했다. 정민태 코치는 "연습 때 제구력이 좋아서 안정감이 있다. 26일 한화 이글스와의 연습경기부터 나온다"고 말했다. 코너는 26일 경기 선발로 낙점됐다. 다만 퀵모션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정민태 코치는 "생각보다는 느리다. 내가 이야기를 했지만, 선수들이 경기를 통해 느껴야 한다. 그래야 수정할 수 있다"고 짚었다.
오키나와=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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