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갈등도 전시되는 시대…SNS ‘인민재판’이 불러올 결과 [D:이슈]

박정선 2024. 2. 26.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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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랜 기간 연예인들에게 '이혼'은 터부시되는 키워드였다.

그런데 요즘은 이혼 예능이 대표적인 인기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고, SNS에도 연예인의 이혼과 그 과정까지의 갈등이 전시되고 있다.

불과 몇주 전까지만 해도, 지난해 10월 파경 소식을 밝히고 현재 이혼 조중 중인 박지윤, 최동석 부부가 자녀 양육 문제로 갈등을 빚으며 SNS 설전을 벌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이에 앞서서 대표적인 연예인 부부였던 구혜선과 안재현도 이혼 과정에서 SNS에서 진흙탕 폭로전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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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랜 기간 연예인들에게 ‘이혼’은 터부시되는 키워드였다. 드라마에선 흔한 소재지만 ‘리얼’이 전제된 예능에선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그만큼 심리적 저항이 컸다. 그래서 실제로 이혼을 하더라도 그 사실을 숨기는 연예인도 허다했다. 그런데 요즘은 이혼 예능이 대표적인 인기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고, SNS에도 연예인의 이혼과 그 과정까지의 갈등이 전시되고 있다.

ⓒ와이원엔터테인먼트

지난 22일 황정음은 소속사 와이원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심사숙고 끝에 더 이상 혼인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결정을 하고 이혼 소송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하루 전인 21일 황정음이 올린 SNS 사진과 글이 가정의 불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 것에 대한 소속사의 대응이었다.

처음에는 소위 ‘럽스타그램’으로 보였던 황정음의 게시물은 의미심장했다. 남편의 지인으로 보이는 인물이 “영돈이 연락 안 돼요”라는 댓글에 “그럴만하죠. 지금 걸린 게 많아서 횡설수설할 거예요”라고 답을 달고 게시물에 “결혼했을 때부터 많이 바쁘셨어” “그동안 너무 바빴을 텐데 이제 편하게 즐겨요” “잘 기억해보면 만난 사람 400명 정도 될 듯” 등의 글을 남기면서 불화설에 불을 지폈다. 그동안엔 남편의 얼굴을 직접적으로 공개한 적이 없지만, 이번엔 남편의 얼굴이 명확히 드러난 사진을 올렸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23일에도 황정음은 이영돈의 외도를 옹호하는 네티즌에 “바람 피는 놈인지 모르니까 만났지” “이혼은 해주고 즐겼음 해” 등 불편한 심경을 숨기지 않고 맞서는 중이다.

일각에서는 “오죽하면 황정음이 이런 방법을 택했냐”고 하지만 또 한 편에선 “인민재판식의 여론몰이는 위험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사실 이혼의 결정적 유책 사유가 이영돈에게 있다고 하더라도 이 같은 방법이 황정음에게도 결코 도움이 되진 못한다는 점에는 공감한다. 이미 많은 유명인 부부가 SNS를 통한 사생활 폭로와 설전을 벌이면서 어떤 결과를 맞게 됐는지 수도 없이 봐왔다.

불과 몇주 전까지만 해도, 지난해 10월 파경 소식을 밝히고 현재 이혼 조중 중인 박지윤, 최동석 부부가 자녀 양육 문제로 갈등을 빚으며 SNS 설전을 벌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최동석은 박지윤이 아픈 아들의 생일날 외부 파티에 갔다고 주장했고, 박지윤은 미리 잡혀 있던 공식 스케줄이었다고 반박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최동석은 박지윤의 반박에 “변명 잘 들었다”고 비아냥 거리며 “아들의 생일은 1년 전에 이미 잡혀 있었던 것”이라고 글을 썼다. 이들의 갈등이 SNS를 통해 공개되면서 대중은 피로감을 호소했다.

이에 앞서서 대표적인 연예인 부부였던 구혜선과 안재현도 이혼 과정에서 SNS에서 진흙탕 폭로전을 벌였다. 두 사람 사이의 불화가 처음 알려졌을 때만 해도 양측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글이 강렬히 대립했지만, 결국은 서로에게 씻기 힘든 상처만 남긴 결론을 맞았다. 뿐만 아니라 각자의 주장을 펼쳐 나가는 과정에서 전혀 상관 없는 애먼 피해자가 생겼다.

부부의 이야기는 제3자가 제대로 알 리 없다. 이런 상황에서 공개적인 인민재판식 여론을 형성하면 애먼 피해자가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구혜선과 안재현의 싸움에서 안재현의 외도 상대로 당시 함께 출연했던 드라마의 여주인공에게 불똥이 튀었던 것과 마찬가지다. 부부의 일은 법적으로 해결할 문제다. 누구에게도 득이 되지 않는 SNS 여론전을 멈춰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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