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포커스] 美 대선 변수 최소화하려면

2024. 2. 26.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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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반도 안보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 중 하나는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일 것이다.

누가 다음 미국 대통령이 되는가에 따라 미국의 세계 및 인도·태평양 전략과 대한반도 안보공약이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자유민주주의 기반의 한반도 통일이 왜 미국의 중요 이익에 들어맞는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하고, 거듭된 제재에도 외형상으로는 별 타격이 없어 보이는 북한에 대해 현재의 정책 방향을 유지하거나 강화하는 것이 옳다는 확신을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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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


올해 한반도 안보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 중 하나는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일 것이다. 누가 다음 미국 대통령이 되는가에 따라 미국의 세계 및 인도·태평양 전략과 대한반도 안보공약이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적지 않은 이들이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복귀할 경우 미국의 동맹정책이 흔들릴 것을 우려한다. 그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들이 적절한 비용 분담을 하지 않는다면 러시아가 무슨 짓을 하더라도 격려하겠다고 했다. 그의 한 전직 참모는 트럼프가 김정은이나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같은 인물들이 ‘괜찮은 친구(Okay guy)’라는 시각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이 재선된다고 하더라도 긍정적인 안보환경이 조성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 우선주의는 ‘반도체지원법’이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서 바이든 행정부하에서도 나타났다. 바이든 행정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북한의 핵 능력 증대를 저지하는 데 한계를 드러냈고,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도 적절한 조정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최근 러시아의 우주 핵무기 배치 움직임에 대한 대처에서도 보듯 국제 규범을 어기고 핵 협박을 일삼는 상대에 대해 수사적인 경고를 반복할 뿐 강력한 억제 능력을 보여주는 데에는 소극적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미국 대선에서 누가 승리할 것인가에 대해 전전긍긍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고, 오히려 한국이 미국의 힘에만 의존하고 있다는 워싱턴 내의 왜곡된 시각을 강화해줄 뿐이다. 한반도 안보, 더 나아가 인·태 지역의 안정에 대해 우리가 분명한 주관을 가지고 있고, 특히 한반도 문제 해결에 대해서는 미국을 전략·정책적으로 이끌어갈 준비가 되어 있다는 믿음을 줄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북정책과 관련된 우리의 비전과 구체적 정책 방향을 정교하게 다듬어야 한다. 정부가 추진하는 자유민주주의 기반의 한반도 통일이 왜 미국의 중요 이익에 들어맞는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하고, 거듭된 제재에도 외형상으로는 별 타격이 없어 보이는 북한에 대해 현재의 정책 방향을 유지하거나 강화하는 것이 옳다는 확신을 주어야 한다.

둘째, ‘3축 체계’의 진화를 통해 우리 자체의 대북 억제태세를 공고히 하는 한편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도 ‘워싱턴선언’ 수준을 넘어서 한반도에 대한 전술핵 재배치 등을 심각히 검토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 국제 비확산 체제를 수호하면서도 북한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평양에 핵무기 실제 사용 시 필연적으로 핵 보복이 따를 것이라는 점을 각인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더 나아간 확장억제 조치의 실현을 위해 우리가 비용을 분담할 용의가 있다는 점도 밝혀야 할 것이다. 이러한 입장은 특히 동맹을 금전적 거래 관계에 집중해서 바라보는 트럼프에게는 오히려 설득력이 있을 수 있다.

셋째, 속물적 미국 우선주의자들의 편견을 바꾸기 위해서 한·미동맹을 통해 미국이 얻는 이익에 대해서도 구체적 근거 제시가 필요하다. 한·미동맹의 중점이 여전히 북한 위협에 대한 대응에 맞춰져 있지만, 이것이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미·중 전략경쟁 방향에도 부응한다는 사실, 그렇기에 한·미동맹은 갈수록 그 중요성이 더해질 것이란 점을 차분히 설명해야 한다. 이를 통해 워싱턴 정책서클 일부에서 제기되는 한반도 위기론과 대북 타협론, 그리고 한국 편승론 등을 차단하는 것이 미 대선 변수를 최소화하는 길이다. 자칫 흔들릴 수 있는 동맹에 믿음을 줌으로써 대선 결과와 관계없이 미 차기 행정부와의 협력 기반을 다져나가야 한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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