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장 훈련장 달려간 류현진…개막전 준비 OK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다 국내 프로야구로 복귀한 류현진이 시즌 개막도 하기 전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각 구단이 모두 류현진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류현진은 지난 23일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 구장에서 시작된 한화 이글스 스프링캠프에 합류했다. 정장을 입고 캠프에 도착한 그는 선수들과 인사를 나눈 뒤 옷을 갈아입고 캐치볼에 이어 불펜 투구까지 했다. 류현진은 25일 두 번째 훈련에선 캐치볼과 수비 훈련 등을 하며 실전 준비를 마쳤다.
류현진은 “투수코치와 미팅을 했다. 훈련 스케줄대로라면 정규시즌 개막전 등판이 가능할 것 같다. 2~3주간 몸을 잘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한화는 3월 23일 지난해 우승팀 LG 트윈스와 서울 잠실구장에서 개막전을 치른다. 공교롭게도 류현진의 프로 데뷔전(2006년 4월 12일) 상대도 LG였다. 당시 류현진은 잠실구장에서 열린 데뷔전에서 7과 3분의 1이닝 동안 안타는 4개만 내주고 삼진 10개를 잡아낸 끝에 무실점 승리투수가 됐다.
현재 오키나와에는 한화를 포함해 KT 위즈, KIA 타이거즈, 롯데 자이언츠, 삼성 라이온즈 등 5개 구단이 훈련 중이다. 그런데 가는 곳마다 류현진의 이름이 오르내렸다. 심지어 바다 건너 미국 애리조나에 훈련 캠프를 차린 LG 염경엽 감독조차 류현진 때문에 “목표 승수를 2승 줄였다”고 말할 정도다. 이 소식을 들은 류현진은 “(LG가 말한 2승 중) 1승을 개막전에서 장식하겠다”고 밝혔다.
다른 팀들도 벌써부터 류현진의 움직임을 눈여겨보고 있다. 과거 한화에서 류현진과 한솥밥을 먹었던 이범호 KIA 감독은 “류현진 선수 한 명을 경계한다기보다는 한화가 강해지는 걸 경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범호 감독은 “선수 한 명이 가진 긍정적인 방향성을 따라가다 보면 그 팀 자체가 좋은 쪽으로 나아간다. 젊은 선수가 많은 한화에 류현진이 합류해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클 것”이라면서도 “류현진의 선발 로테이션이 우리에게 걸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껄껄 웃었다.
김태형 롯데 감독도 “류현진의 복귀가 리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문동주는 아직 어리다. 류현진이 들어오면 시너지 효과가 엄청 클 것”이라며 “류현진의 복귀가 리그 전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한화는 젊은 투수가 많은데 큰 효과가 있을 것 같다. 지금도 한화 불펜이 좋은데 류현진의 가세한 뒤엔 더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수들도 류현진과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2012년 NC 다이노스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KIA 나성범은 “TV에서만 봤던 선배였다. 언젠가는 만날 거라고 생각했다.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니까 좋은 승부를 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삼성 투수 원태인은 “빅리그에서 평균자책점 1위까지 차지한 대단한 선배와 같은 경기에서 대결할 수 있다면 영광이다. 그래도 만난다면 꼭 이기고 싶다”고 말했다.
물론 류현진의 복귀를 가장 반기는 사람은 최원호 감독과 한화 선수들이다. 최원호 감독은 류현진의 첫 불펜 피칭을 본 뒤 “좋네, 좋아”라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최 감독은 “개막전에 류현진이 나간다면 투구 수는 80개 전후가 될 것이다. 개막전부터 무리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오키나와=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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