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 내용 유출에 계획마저 오락가락…전력강화위 신뢰도 벌써 '흔들'
김명석 2024. 2. 25. 15:03
대한축구협회가 오는 3월 A매치는 정식 감독이 아닌 임시 사령탑 체제로 치르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3월부터 정식 감독 선임에 의견을 모아졌다고 밝힌 지 불과 사흘 만에 가장 큰 계획부터 튼 것이다. 미디어 업무 비공개 선언 직후 회의 내용까지 사실상 유출되는 등 새 감독 선임 절차를 주도해야 할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 신뢰도도 크게 떨어진 모양새다.
축구계에 따르면 전력강화위원회는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전력강화위 2차 회의를 통해 3월은 임시 감독 체제로 대표팀을 운영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3월 태국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홈·원정 2연전을 치른 뒤 6월에는 싱가포르·중국과 예선 일정을 이어간다. 태국과 2연전은 임시 감독 체제로 치르고, 6월 A매치부터는 정식 감독을 선임하겠다는 게 대한축구협회의 달라진 계획이다.
지난 1차 회의 직후 사실상 '3월 정식 감독' 선임 구상을 밝힌 지 불과 사흘 만이다. 당시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은 브리핑에서 “임시 체제보다 이번에 정식 감독을 뽑아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대표팀이 재정비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인데, 감독 선임을 6월까지 미루는 것은 맞지 않다. 2경기부터 팀을 다져 나가야 단단해진다. 가장 중요한 부분이 현실적으로 임시 체제를 꾸리기에는 여러 장애가 있어 택하기 어려운 안이라고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다만 전력강화위 구상대로 3월 A매치에 맞춰 ‘제대로 된’ 정식 감독을 선임하는 건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상황. 새 전력강화위 구성을 앞두고 KFA 내부는 물론 전력강화위 첫 회의에서도 개막을 앞둔 K리그 현직 감독들의 대표팀 정식 사령탑 부임 가능성이 거론됐던 것 역시 시간에 쫓긴 탓이 가장 컸다. 자연스레 3월은 임시 감독 체제로 치르되 6월에 맞춰 정식 감독을 선임해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었던 가운데, 전력강화위는 3월 정식 감독 선임설을 밀어붙이려다 사흘 만에 계획을 틀게 됐다.
사흘 전만 해도 전력강화위 내부 의견이 ‘다수였다’던 3월 정식 감독 선임설이 돌연 바뀐 게 전력강화위 자의적인 판단인지, 불가피한 상황에 따른 계획 변경인지는 미지수다. 2차 회의 당일 서울 종로구 신문회관 앞에서 진행된 울산 HD 서포터스의 트럭시위나 근조화환 등 성난 여론을 의식했거나, 전력강화위원들 간 치열한 논의를 거쳐 구상이 바뀌었을 수도 있다. 반대로 3월 정식 선임을 목표로 뒀던 후보들이 잇따라 거절 의사를 밝히는 바람에 ‘불가피하게’ 정식 감독 카드를 내릴 수밖에 없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더구나 이같은 2차 회의 내용이 사실상 외부에 유출됐다는 점은 꽤 석연찮은 대목이다. 대한축구협회는 당초 전력강화위 2차 회의부터 브리핑을 없애는 등 전력강화위 회의 내용을 비공개로 전환하고, 최종 결과가 도출된 뒤에야 경과 등을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비공개 전환 첫 회의 내용의 가장 큰 줄기부터 고스란히 외부에 새 나갔다. 공교롭게도 3월 임시 감독 선임 계획은 대한축구협회가 ‘긍정적으로’ 평가받을 수도 있는 대목이다.
1차 회의 당시 ‘3월 2경기부터 팀을 다져 나가야 단단해진다’는 등 정식 감독 선임을 주장했던 내부 근거들이 사흘 만에 무너진 상황이라, 감독 선임 절차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은 더욱 커지게 됐다. 더구나 3월 국내 정식 감독 선임 기준 자체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의혹마저 불거진 상황이기도 하다. 정해성 위원장 체제의 현 전력강화위는 3월 임시 감독 선임뿐만 아니라 6월 또 다른 정식 감독 선임 절차까지 밟아야 한다. 과연 한국축구를 이끌 '제대로 된' 감독을 선임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맡길 수 있을지, 고개를 갸웃할 일들부터 반복되고 있다.
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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