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ING]기업 밸류업 세부안에 주목할 증시
저 PBR주 단기 차익실현…수출주·성장주로 바톤터치
이번 주(2월26~29일) 증시는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세부안에 따라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결과가 기대에 부응할 경우 상승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나 기대에 못 미친다면 실망감에 매물 소화 과정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 코스피는 0.72% 상승했고 코스닥은 1.28% 올랐다. 지난주 코스피는 주중 2680선과 2690선을 터치하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으나 저 주가순자산비율(PBR) 주들의 차익 실현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세부안 발표를 앞두고 관망세를 나타내며 주간 상승폭은 크지 않았다.
시장의 관심은 26일 발표 예정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으로 저 PBR 주들의 상승세가 이어져 온 만큼 세부안이 기대에 못 미칠 경우 매물 소화 과정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감에 이미 급등세를 보인 만큼 밸류업 프로그램 내용이 투자자들의 기대를 크게 상회하는 서프라이즈한 결과를 보여주지 않는다면 저 PBR 종목들은 당분간 과열·매물 소화 과정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총선 전까지 추가적인 정책이 나올 수 있어 조정 시에는 매수로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PBR과 같은 지표의 개선 목표 제시, 이를 독려하기 위한 새 주가지수 개발, 기업 배당 세액공제 제도 등 이미 정책에 대한 많은 예상이 언급되고 있는 상황으로, 실제 발표되는 정책이 기대를 상회하기는 쉽지 않다"면서 "또한 오는 28~29일 양일간 자동차·은행 기업들의 배당기준일이 예정돼 있어 저 PBR 주식들에 대한 단기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4월 총선 전까지 정부의 추가적인 정책 드라이브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조정 시에는 매수 대응이 적절하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NH투자증권은 이번 주 코스피 예상 밴드를 2600~2720선으로 제시했다.
세부안 발표 이후에는 코스닥이 코스피 대비 단기 우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에도 코스닥이 상대적 우위를 보였다.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저 PBR 테마 내 주주환원 및 현금 여력이 있는 종목들 중심으로 차별화가 진행 중인 가운데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면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전후로는 코스피 대비 코스닥의 단기 우위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동안 코스피 상승세를 견인했던 저 PBR주가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그 자리는 수출주와 성장주가 대신할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원은 "중국의 예상 밖 큰 폭의 대출우대금리 인하와 미국의 채권금리 안정은 수출주와 성장주 반등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며 "특히 4분기 실적시즌 이후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이 안정을 찾아가고 외국인 순매수도 재유입되고 있는 반도체, 조선, 인터넷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2월 말 이후 코스피 반등은 저 PBR주에서 수출주, 성장주로 배턴터치 이후 막판 스퍼트를 해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영환 연구원도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와 은행주 배당락으로 가치주 테마가 단기적으로 약화될 가능성이 있는 반면 인공지능(AI) 분야에 대한 기대감은 커지고 있어 주식시장의 관심은 성장주 테마로 쏠릴 가능성이 크다. 종목간 차별화를 예상하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주 주요 일정으로는 27일 미국 1월 내구재 수주, 28일 미국 2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 29일 미국 1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1일 한국 2월 수출입, 중국 2월 국가통계국 구매관리자지수(PMI), 중국 2월 차이신 제조업 PMI, 미국 2월 제조업 PMI, 2일 미국 2월 미시건대 소비자심리지수의 발표가 예정돼 있다.
미국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모두 예상을 웃돌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커진 만큼 PCE 물가지수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김지현 연구원은 "현재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PCE 물가 2.4%(전월 2.6%), 근원 PCE 2.8%(전월 2.9%)로 2%대 진입 및 우하향 추세가 유효하다"면서 "강한 고용시장, PMI 지수 확장 국면 지속, 주택경기 반등 신호 등 물가 우려가 상존하기 때문에 컨센서스 상회 시 단기 조정 가능성이 있으나 CPI 상승을 주도했던 주거비 비중이 더 낮기 때문에 예상치에 부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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