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복귀한 전 분데스리거 박이영 "챔피언 타이틀 지키겠다"
[류호진 기자]
▲ 지난 17일 카야 FC로 이적한 박이영 . |
ⓒ Kreation.film |
다음은 24일 필리핀에 거주하고 있는 그와 인터뷰를 나눴다. 아래는 전문이다.
- 안녕하세요. 우선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지난 여덟 시즌을 독일에서 보내고 이제는 필리핀 축구팀 카야 일로일로에서 뛰게 된 박이영입니다."
- 10년 만에 필리핀 무대로 복귀하셨습니다. 많은 일이 있었을 것 같은데 많은 나라 중 필리핀행을 결정하시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을까요?
"지난 1월 말에 구단과 이야기가 오간 뒤 프리시즌에 맞춰 2월부터 팀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필리핀은 10년 전 제가 프로선수 커리어를 시작한 곳입니다. 다른 나라들도 후보군에 있었지만 왜인지 모르게 필리핀에서 오퍼가 왔을 때 가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선택을 해야하는 순간에 각자의 우선순위를 고려하여 결정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저의 우선순위를 고려하다 보니 필리핀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 필리핀 무대로 복귀하셨지만 그간 필리핀도 많은 것이 변했을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필리핀으로 다시 돌아오셨을 때 감회가 남달랐을 것 같은데 어떠셨나요?
"10년 사이에 많은 게 변한 것 같습니다. 우선 BGC(Bonifacio Global City) 신도시가 정말 많이 발전했음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유럽 진출의 꿈을 꾸며 영어 공부를 정말 열심히 했던 기억이 납니다. 필리핀에서 뛰면서 그 어느 때보다도 간절했던 순간들이 하나둘씩 기억이 나서 그때의 감정들을 다시 느끼고 있습니다."
- 독일 2부리그는 국내 팬들에게 다소 생소한데 리그의 수준이나 활동하셨던 구단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제가 뛰었던 팀은 함부르크를 연고지로 하는 FC 장크트파울리라는 구단입니다. 홈경기가 있는 날에는 3만석이 항상 매진될 정도로 정말 열정적인 팬들이 많은 그런 구단이었습니다. 독일 축구는 대체로 전술과 조직력이 정말 단단합니다.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도 감독의 주문을 실행하지 못하면 경기에 나가기 어려울 정도로 조직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독일 선수들의 개인적인 능력은 한국 선수들보다 뒤쳐지더라도 전술이해도, 언어, 영향력 등 독일 선수들에겐 복합적인 것들이 요구됩니다. 한국 선수들도 이런 요구사항만 충족해 줄 수 있다면 분명 독일 무대에서 매력적인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독일 생활을 전반적으로 되돌아보셨을 때 스스로 어떻게 평가를 하고 싶으신가요?
"저는 독일 생활에 정말 감사합니다. 사람의 관점에 따라 제 커리어에 대해 다양한 평가가 있을 수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내 스스로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인 것 같습니다. 독일에서 돈으로 살 수 없는 경험을 할 수 있었고 축구적으로 뿐만 아니라 외적으로도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스스로에게 아쉬운 것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것 또한 과정의 일부였다고 생각합니다."
"돌아보면 힘들었던 순간이 정말 많았습니다. 심리적인 것들과 부상, 경쟁과 언어 등 어려운 순간들이 많았지만 그것을 극복했다기보다는 당연하게 여길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예를 들어 부상으로 경기에 못 나가면 심리적으로 불안하고 속상하기도 했지만 그것 또한 축구선수라면 누구에게나 당연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재활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저를 어렵게 했던 순간들이 어쩌면 지금의 저를 만들어준 영양분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 베테랑으로서 팀에 좋은 영향을 주고 싶다는 박이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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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필리핀에서 활동하셨을 땐 독일에서와는 달리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동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카야FC에서는 어떤 역할을 주문받으셨는지 여쭤볼 수 있을까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중앙 미드필더였지만 독일에선 센터백으로 데뷔했습니다. 이후 양쪽 사이드 백으로 가장 많은 경기를 뛰었습니다. 카야 FC에서는 상황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주로 중앙 미드필더를 볼 것 같습니다. 또한 구단에서 저에게 유럽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경기장 안팎에서 리더의 역할로 어린 선수들을 성장시키고 팀을 발전시키는 데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 반대로 리더의 역할이라는 것이 어쩌면 큰 부담으로 여겨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선수로서 부담은 좋은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부담되는 만큼 노력하게 되고 후회하지 않기 위해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최선을 다했음에도 결과가 따라오지 않는다면 그 자체로 인정하는 편입니다. 최선을 다했다면 적어도 후회는 남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조금 특이한 선수입니다(웃음). 학창 시절 특출난 선수도 아니었고 고교 졸업 후 필리핀 무대를 거쳐 에이전트 없이 유럽 무대에 도전했습니다. 이후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지금은 필리핀으로 복귀하게 되었습니다. 남들이 가지 않는 좁은 길에 도전하면서도 늘 주어진 것에 감사하는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 필리핀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박이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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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으로 카야FC에서 이루고 싶으신 목표와 선수로서의 최종목표가 있다면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카야 FC는 지난해 리그와 컵 대회를 동시에 우승한 구단입니다. 또한 지난 시즌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했던 팀인 만큼 올해에도 리그 타이틀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제가 유럽에서 뛴 경험을 바탕으로 팀에 보탬이 되어 좋은 성적을 거두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선수로서 최종적으로는 앞으로 더 많은 축구를 경험하고 배우며 오랫동안 행복하게 축구를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늘 묵묵히 저를 응원해 주시고 기도해 주시는 분들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새로운 팀이 정해지기까지 질 높은 훈련과 몸 관리를 맡아주신 TNT FC와 하남 유나이티드 병원에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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