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없었다면 최고타자였던 KIA 나성범 "다치지 말자"가 목표
더 이상의 아픔은 없다. 타격 능력을 정점으로 끌어올린 나성범(35)이 KIA 타이거즈의 2024시즌을 선봉에서 이끈다.
KIA는 호주 캔버라 1차 전지훈련을 마치고 일본 오키나와 킨구장에서 2차 스프링캠프를 꾸렸다. 이범호 신임 감독이 도중 부임했지만 훈련 성과는 만족스럽다. 24일 만난 나성범은 "호주는 처음 갔는데 생각했던 대로 잘 소화했다. 구단에서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셨다. 선수들도 만족하고 잘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나성범은 김선빈, 최형우 두 베테랑 타자와 함께 이날 오전 가장 먼저 타격훈련을 했다. 이범호 감독도 배팅 케이지 뒤에서 선수들과 대화를 나누며 피드백을 주고 받았다. 나성범은 "내가 KIA에 오고 나서부터 타격코치님이었고, 타격하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팀 적응에 도움을 주신 한 분이기도 하다. 그 분이 감독이 되셔서 좋다"고 했다.
이범호 감독이 선수단에 가장 강조하는 건 편안함이다. 나성범 역시 느끼고 있다. 나성범은 "감독님이라면 다가가기 힘들 수도 있는데 누구나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다"며 "사실 적응이 안 된다"고 미소지었다. 그는 "감독님과는 거리가 있어야 하는데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다"고 말했다.
타격코치 시절에도 이범호 감독은 나성범이 부담을 갖지 않게 해줬다. 나성범은 "타격코치니까 내가 안 될 때일수록 더 다가와주셔서 이야기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범호 감독은)당장 오시는 게 아니라 시간을 두고 내가 먼저 다가갈 수 있게끔 해줘서 편안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도 개인적으로 말하는 건 '다치지만 말라'는 것 뿐"이라고 했다.
나성범은 NC 다이노스 시절 주장을 한 차례 맡았고, KIA에서는 처음으로 캡틴이 됐다. 나성범은 "지금은 선수들이 선을 넘지 않고 잘 해주고 있다. 내가 얘기해야할 상황이 되면 이야기를 할텐데 다들 잘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차례 타격훈련을 더 한 나성범은 공모으기까지 하는 등 솔선수범했다.
2023 KBO리그 최고 타자는 홈런왕 노시환이었다. 노시환은 타율 0.298, 31홈런 131타점을 찍었다. 아시안게임 대표 차출이 아니었다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도 있었다.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스탯티즈 기준) 6.93을 찍었고, wRC+(조정 득점 창출) 159.3을 기록해 1위에 올랐다. 하지만 비율 기록만 보면 노시환을 능가한 선수가 있었다. 바로 나성범이다.
나성범의 지난해 타율은 무려 0.365, OPS(장타율+출루율)는 1.098이었다. wRC+는 208.2를 기록했다. 리그 평균보다 두 배 이상 득점에 기여했다는 의미다. 데뷔 이래 최고의 성적이다. 하지만 58경기 밖에 뛰지 못했다. 종아리와 햄스트링 부상 때문이었다. 그러나 적은 경기 출전에도 불구하고 홈런 18개를 기록했고, 삼진율은 데뷔 이후 처음으로 20% 아래(14.2%)로 떨어졌다.
나성범은 "(기술적으로)변한 건 없다. 연습하면서 느낀 걸 실행으로 옮겼다. 종아리 부상 후 두 달 쉬면서 경기를 많이 봤다. 뛰진 않았지만 뛴다는 생각으로 타이밍도 한 번씩 잡아봤다. 그래서 빠른 복귀에 도움이 된 거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목표는 다치지 말자는 거다. 다치지 않아야 기록이 나오고, 시합을 뛸 수 있다. 지난해 나 뿐 아니라 많은 선수가 다쳐서 팀에 마이너스가 됐다. 다행히 캠프에서 지금까지 부상 선수가 많이 안 나오고, 크게 다친 선수가 없다"고 했다. 야구계에선 KIA를 우승후보로 꼽을 만큼 탄탄한 전력을 가졌다고 평가한다. 나성범은 "그 부분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다. 선수들이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하던대로만 하면 되지 않을까"라고 했다.
KBO리그 최대 화두는 역시 한화 이글스 류현진의 복귀다. 2012년 프로에 입문했던 나성범은 당시 NC가 2군리그에만 참여해 류현진과 투타 대결을 펼쳐보지 못했다. 나성범은 "TV에서만 봤던 선배였다. 한 번쯤은, 언젠가는 만날 거라 생각했는데 시기가 빨라진 것 같다.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니까 좋은 승부하도록 준비 잘 하겠다"고 말했다.
오키나와=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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