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푸틴 예상 틀렸다, 미국은 우크라 안 떠나…러 신규 제재도”

김형구 2024. 2. 24.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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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전국 주지사 회동이 열린 워싱턴 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23일(현지시간) 러시아에 대한 고강도 신규 제재를 발표한 가운데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리가 (우크라이나를) 떠날 거라는 데 베팅하고 있지만 우리는 지금 떠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전국 주지사 회동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 지원 방침을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년 전 푸틴은 우크라이나로 쳐들어가면 그들을 굴복시킬 수 있다고 믿고 진격했지만 2년이 지난 지금 그는 여전히 틀렸다”며 “우크라이나 국민은 푸틴의 거센 공격에도 굴하지 않고 꿋꿋이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의 용기와 희생 덕분이기도 하지만 우리 덕분이기도 하다”며 “우리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 50개 이상 국가로 구성된 연합을 결성했다. 우리는 지금 물러설 수 없다”고 말했다. “그래서 푸틴의 잔인한 정복 전쟁에 대한 대응으로, 또 알렉세이 나발니의 죽음에 대한 대응으로 오늘 500여개 대상에 대한 신규 제재를 발표한 것”이라고도 했다. 미 국무부와 재무부, 상무부는 이날 금융ㆍ에너지 부문을 포함한 러시아 산업 전반에 걸쳐 500여 개 대상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2년 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최대 규모의 제재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유럽연합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수장들인 G7(주요 7개국) 정상들과 이야기할 것”이라고도 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2주년을 맞아 러시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G7 정상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참여하는 영상 회의를 할 예정이다.


“나발니 죽음 책임, 푸틴에 있다”


조 바이든(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최근 옥중 의문사한 러시아 반정부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의 부인 율리아 나발나야(오른쪽), 딸 다샤 나발나야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 반정부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의 옥중 의문사와 관련해 “알렉세이의 죽음에 대한 책임은 푸틴에게 있다”고 직격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알렉세이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용감한 사람이었고 그의 가족도 용감했다”며 “미국은 푸틴이 해외에서의 침략과 국내에서의 (반정부 인사 등) 억압에 대한 대가를 치르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하원을 향해서는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이 포함된 국가안보 패키지 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했다. 그는 “초당적인 국가안보 패키지 법안이 상원에서 압도적으로 통과됐다”며 “하원에서 표결에 부친다면 오늘이라도 쉽게 통과될 것이지만 그들은 휴가를 떠났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돌아와서 이 일을 완수해야 한다”며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을 압박했다.


나발니 부인 ‘율란다’로 잘못 부르기도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취재진을 만나 대화하면서 ‘나발니가 하던 일을 계속할 것’이라며 대러 투쟁 방침을 밝힌 나발니 부인 율리아 나발나야를 두고 “나발니의 부인과 딸이 나발니의 용감한 모습을 닮아가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발나야의 이름을 잘못 부르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 가지 분명한 건 ‘율란다’가 계속 싸워나갈 것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우리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율리아’를 ‘율란다’로 잘못 언급한 것이다. 백악관은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대통령 발언록에서 ‘율란다’에 선을 긋고 그 옆에 괄호와 함께 ‘율리아’로 정정 표시를 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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