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10석 날아가, 한강 시뻘게질 것"…野 덮친 '서울 위기론'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최근 ‘서울 위기론’이 들끓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홍익표 원내대표는 비공개 고위전략회의에서 민주연구원에 “돈을 많이 들여서라도 서울만 특별히 샘플 규모를 늘려서 따로 여론조사를 해달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서울 중-성동갑에서 3선을 지낸 홍 원내대표는 지역구를 민주당 험지인 서울 서초을로 옮겨 지난 14일 단수공천을 받았다. 중앙일보 통화에서 홍 원내대표는 “지금 당이 서울 선거를 다루는 방식이 너무 거칠고 투박하다”며 “접전 지역이 아주 어렵다”고 말했다.
민주당 서울 지역구 의원들도 최근 “서울 지지율이 심상치 않다”며 뒤숭숭한 분위기다. 서울에 지역구를 둔 한 의원은 “특히 격전지 분위기가 좋지 않다. 이대로라면 최소 10석은 날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4년 전 21대 총선 당시 민주당은 서울 지역구 49석 가운데 용산ㆍ서초ㆍ강남ㆍ송파 등 8곳을 제외하고 41석을 싹쓸이했다.
‘서울 위기론’의 근거는 서울에서의 낮은 지지율이다. 복수의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의 서울 지역 지지율은 전국 평균보다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업체 한국갤럽의 전화면접 조사(20~22일)에서 민주당의 지지율은 35%로 국민의힘(37%)과 엇비슷했는데, 서울 지역에선 민주당 30%, 국민의힘 37%로 차이가 벌어졌다. KBS·한국리서치 전화면접 조사(15~17일)에서도 민주당의 전국 지지율(34%)보다 서울에서 민주당 지지율(29%)이 5% 포인트 낮았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특히 영등포ㆍ동작ㆍ성동ㆍ광진ㆍ강동 등 한강과 인접한 이른바 ‘한강벨트’에선 위기감이 더 크다. 이들 지역은 21대 총선 당시 민주당에 표를 줬지만, 2년 후 대선에선 판세가 뒤바뀐 지역이다. 이 지역의 한 민주당 관계자는 “박빙이었던 대선보다 지금 흐름이 더 안 좋다”며 “이대로 가면 한강 주변이 서쪽 일부만 제외하곤 국민의힘 색깔로 시뻘겋게 물들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열세 배경엔 최근 민주당을 둘러싼 공천 잡음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선출직공직자평가 하위 20% 통보 및 전략지역구 선정 과정에서 김영주(영등포갑)ㆍ이수진(동작을) 의원이 잇따라 탈당을 선언했고, 박용진(강북을) 의원은 공관위 평가 결과에 항의하고 있다. 서울에 지역구를 둔 의원은 “중도층 민심은 ‘윤석열 정부를 잘 심판하라’는 건데 우리끼리 싸우고 있으니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서울을 집중 공략 중인 국민의힘과 비교해 당의 선거 캠페인 자체가 밀린다는 지적도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20일 ‘한강벨트’ 중 하나인 서울 광진을 찾아 김병민(광진갑)ㆍ오신환(광진을) 후보를 격려했고, 22일에는 구로를 방문해 호준석(구로갑)ㆍ태영호(구로을) 후보와 함께 시민들을 만났다. 이외에도 박진 전 외교부 장관을 서대문을에 단수 공천하는 등 중량감 있는 인사를 전진 배치하고 있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21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민주당은 지는 공천, ‘패천’으로 지금 흐르고 있고 국민의힘은 이기기 위해서 아주 공격적으로 공천 구도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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