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 차기 감독 1순위' 알론소, 기자회견서 질문 사전 차단…"궁금하겠지만 할 말 없다"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바이엘 레버쿠젠을 이끄는 사비 알론소 감독이 바이에른 뮌헨 부임 소문으로 인해 떠들썩해지자 미리 선을 그었다.
독일 매체 '빌트'는 23일(한국시간) "사비 알론소는 바이에른 뮌헨과 관련된 모든 질문을 억제했다"라고 보도했다.
알론소 감독은 오는 24일 오전 4시30분 독일 레버쿠젠 바이 아레나에서 열리는 레버쿠젠과 마인츠 간의 2023-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23라운드 맞대결을 앞두고 23일 사전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현재 레버쿠젠은 개막 후 22경기 무패행진을 달리면서 승점 58(18승4무)로 리그 선두에 위치했다. 분데스리가 11년 연속 우승에 성공한 바이에른 뮌헨(승점 50)과의 승점 차가 8점이라 레버쿠젠이 뮌헨의 독주를 저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리그 6위 프랑크푸르트를 상대로 레버쿠젠이 무패행진을 계속 이어가 분데스리가 우승에 한 발자국 더 다가설 수 있을지 주목되는 가운데 사전 기자회견에 참석한 알론소 감독한테 바이에른 뮌헨 부임에 관한 질문이 쇄도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2023-24시즌이 끝나면 새 사령탑을 선임할 계획이다. 지난해 3월에 지휘봉을 잡은 토마스 투헬 감독은 뮌헨과 2025년 6월까지 계약돼 있었으나, 구단과 상호 합의 끝에 올시즌까지만 뮌헨 사령탑 자리를 맡고 2024년 6월 30일에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뮌헨은 지난 21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바이에른 뮌헨은 당초 2025년 6월 30일에 만료될 예정이었던 토마스 투헬 감독과의 계약 관계를 2024년 6월 30일에 종료하기로 합의했다"라고 보도했다.
얀-크리스티안 드레센 뮌헨 CEO는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적이고 좋은 대화를 통해 우린 오는 여름에 계약을 상호 종료하기로 결정했다"라며 "우리의 목표는 2024-25시즌 새로운 코치와 함께 스포츠 재정비를 수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때까지 클럽의 모든 일원들은 챔피언스리그와 분데스리가에서 최대한의 성과를 달성해야 한다는 도전을 받고 있다"라며 "난 또한 팀한테도 책임을 묻는다. 특히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라치오한테 0-1로 패했지만 관중석이 가득 찬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릴 2차전 때 우리가 8강에 진출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라고 덧붙였다.
투헬 감독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는 이번 시즌 이후로 협업을 종료하기로 합의했다"라며 "그때까지 나와 코칭스태프는 최대한의 성공을 보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투헬 감독이 계약 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팀을 떠나게 된 이유엔 이번 시즌 성적 부진이 큰 영향을 끼쳤다. 먼저 리그 개막 전에 치르는 독일축구리그(DFL)-슈퍼컵에서 RB라이프치히한테 0-3으로 완패해 트로피를 드는 데 실패한 후 올시즌 독일축구연맹(DFB)-포칼컵에선 3부리그 팀인 자르브뤼켄한테 지면서 조기 탈락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선 SS라치오와의 16강 1차전에서 0-1로 패해 8강 진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또 라치오전 전후로 리그에서 레버쿠젠(0-3)과 보훔(2-3)한테 연달아 패해 레버쿠젠과의 승점 차가 8점으로 벌어져 분데스리가 12년 연속 우승이 좌절될 위기에 처했다.
팀이 3연패 수렁에 빠지자 뮌헨은 결국 칼을 빼들었다. 다만 즉각 경질이 아니라 잔여 경기까지 다 마친 후 시즌이 끝나면 헤어지는 방안을 택했다.
뮌헨이 투헬 감독을 즉시 경질하지 않은 이유엔 그들이 후임으로 원하는 알론소 감독의 상황이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추측됐다. 분데스리가 우승에 도전 중인 알론소 감독을 시즌 도중에 선임하는 건 불가능하기에 소방수를 기용하기 보다 투헬 감독 체제에서 시즌을 마친 후 알론소 감독을 데려올 계획으로 분석됐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챔피언이자 스페인 레전드 미드필더 중 하나인 알론소는 현역에서 은퇴한 이후 지도자로 변신해 2018년부터 레알 유소년 코치직을 수행하면서 제2의 삶을 시작했다. 2019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친정팀인 레알 소시에다드B 감독으로 재임해 경험을 쌓았다.
지도자로서 잠재력을 드러낸 알론소는 지난 2022년 10월 레버쿠젠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생애 첫 1부리그 사령탑을 맡았다. 지난 시즌 알론소 감독 지도하에 레버쿠젠은 UEFA 유로파리그 준결승까지 올라갔다. 준결승에서 알론소 감독은 과거 스승이던 조제 무리뉴 감독이 이끄는 AS로마를 만나 1, 2차전 합산 스코어 0-1로 패했다.
2023-24시즌이 시작된 후 알론소 감독은 분데스리가에 돌풍을 일으키며 우승 후보로 거듭났다. 올시즌 뮌헨과의 맞대결에서 3-0 완승을 거뒀고, 올시즌 32경기(28승4무)에서 단 한 번도 지지 않아 차후 세계적인 명장으로 등극할 것으로 예상됐다.
분데스리가에서 뛰어난 성적을 보여주고 있기에 알론소 감독은 뮌헨 차기 사령탑 후보로 등극했다. 독일 유력지 '빌트'가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약 15만 명에 이르는 팬들 중 33%가 알론소 감독이 뮌헨 지휘봉을 잡기를 희망했다. 알론소 감독 다음으로 지네딘 지단(19%)이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고, 3위는 위르겐 클롭(16%)이었다.
그렇기에 '레버쿠젠-프랑크푸르트' 사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이 가장 관심 있어 하는 건 알론소 감독의 의중이었다. 알론소 감독도 이를 예상했는지 인터뷰가 시작되기 전에 미리 선을 그으며 질문을 차단했다.
빌트에 따르면, 기자회견에 참석한 알론소 감독은 첫 번째 질문이 날아오기도 전에 "내 미래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을 수 있겠지만 할 말이 없다. 미안하지만 이 말을 미리 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알론소 감독의 미래를 묻는 질문은 계속 쏟아졌다. 다음 시즌에도 레버쿠젠을 이끌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그는 "지금 당장은 그럴 거 같다"라며 "지금은 내가 감독이다. 이건 확실하다. 난 내 미래에 대해 새로 말할 게 없다"라고 전했다.
뮌헨뿐만 아니라 리버풀에서도 계속 차기 사령탑 후보로 거론되는 점에 대해선 "내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팀과 함께 성공하는 게 내 목표이자 직업이라는 걸 알고 있다"라며 "이는 내 작품이다. 우린 지금 매우 좋은 상황에 있다. 이렇게 계속하고 싶고, 이정도면 충분하다"라고 밝혔다.
대중의 관심이 자신의 거취에 쏠려 있어 팀에 악영향이 있을지 묻는 질문에 알론소 감독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라며 "우리에겐 훌륭한 상대가 있기에 매우 집중하고 있다"라며 다가오는 상대한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뮌헨 출신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는 소문의 진위 여부를 묻자 그는 웃으며 "질문을 이해하지만 새로 할 말이 없다는 점을 다시 말하고 싶다. 그냥 소문일 뿐이다"라고 일축했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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