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선 설훈도 현역평가 '하위10%' 통보 "비명횡사, 근거 뭐냐"

한지혜 2024. 2. 23.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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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2월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전두환 비자금 회수 위한 '전두환 추징3법' 통과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비명(非이재명)계 설훈 의원(5선·부천을)도 23일 "당의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하위 10%에 들어갔다는 통보를 받았다. 납득하기도, 이해하기도 힘든 결과"라며 "무슨 근거로 하위 10%에 들었는지 명명백백히 밝히길 요구한다"고 했다.

설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980년, 김대중 전 대통령님을 처음 만나 4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민주당원으로서 살아왔다"며 "통보를 받고 난 뒤 한동안 스스로 그리고 김대중 전 대통령께 부끄럼 없는 정치를 해왔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까, 몇 번씩 되물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설 의원은 "지난 4년 동안 57건의 대표 발의, 100%에 가까운 상임위ㆍ본회의 출석률, 국정감사 우수의원 선정, 대정부질문 참여 등 객관적인 정량적 평가에서 다른 의원들에 비해 전혀 뒤처지지 않았다"며 "전혀 제가 하위 10%에 들어갈 여지조차 없다"고 주장했다.

설 의원은 "단순히 민주당이 아닌 이재명 대표를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재명 대표가 아닌 국민을 위한 민주당을 지키고자 했다는 이유로, 민주당의 본연의 가치를 다잡고 정신을 지키고자 앞장섰다는 이유로 하위 10%에 밀어 넣었다"며 "비명횡사이며 사천"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설 의원은 "이재명 대표는 혁신이라는 명목하에 자신과 자신의 측근에게는 전혀 칼을 대지 않고, 오히려 공천에 적극개입하여 ‘친명횡재, 비명횡사’를 주도하고 있다"며 "자신을 비판했던 의원들을 모두 하위 20% 안에 포함하고 개인적인 복수를 자행하고 있다"라고도 맹비난했다.

이어 "0점을 받은 의원도 있다고 낄낄대며 동료 의원을 폄하하고 이를 즐기고 있다"며 지난 22일 기자 브리핑에서 부적절 언행으로 논란이 됐던 점을 꼬집었다.

설 의원은 또 이 대표를 향해 "지난 2년 동안 어떤 의정활동을 하셨느냐"며 "같은 상임위원으로서 이재명 대표의 얼굴을 상임위장에 본 것이 손에 꼽는다"고도 지적했다. 이 대표 자신과 측근의 범죄를 비호하기 위해 민주당을 이용한 것 이외에 민주당의 국회의원으로서 국민과 민주당을 위해 어떤 일을 했느냐고도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의 영역은 신의 영역이냐"며 "그렇다면 저 내로남불의 윤석열 대통령과 다른 것이 무엇인가"라고도 맹비난했다.

설 의원은 끝으로 "민주당 지도부는 왜 제가 하위 10%에 들어가는지 당당히 밝히시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이재명 대표가 아닌 그저 국민만을 바라보며 계속 싸워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회견을 마친 설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탈당 여부에 대해선 "조만간 말씀드리겠다"며 "혼자 판단하고 결정하기에는 사안이 너무 심대해 상의해서 어떻게 할 것인지 상의해서 결정하겠다"고 했다.

이어 '이재명 대표가 그간 (설 의원)이 대표 체제에 대해서 쓴소리해왔고 다른 입장을 해서 불이익을 줬다 생각하냐'는 질문엔 "당연하다"며 "우리 당이 갈 길이라 생각해서 나름대로 이야기해왔는데 그게 다 안 받아들여졌고 그래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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