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마포을에 '운동권 대부' 함운경…정청래 맞상대 '자객공천'
국민의힘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의 지역구인 서울 마포을에 운동권 출신 인사인 함운경 민주화운동동지회 회장을 23일 전략공천했다.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함 회장은 운동권 정치 해악 해소에 헌신하고 계신 분”이라며 “마포을 시민들은 이번 총선에서 진짜 민주화에 기여하는 분이 누구인지, 가짜 운동권 세력이 누구인지 현명한 선택을 해주실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북 군산 출신인 함 회장은 1985년 서울대 삼민투(민족통일ㆍ민주쟁취ㆍ민중해방 투쟁위원회) 위원장으로 미국 문화원 점거 사건을 주도했던 ‘86(80년대 학번ㆍ60년대생) 운동권’ 대표주자였다. 지금은 전향해 운동권 문화를 비판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정치권에선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공언한 운동권 청산을 위한 맞춤형 공천인 동시에, 친명계 핵심인 정 최고위원을 겨냥한 자객공천이란 해석이 나온다. 한 위원장도 이날 취재진과 만나 “운동권에서 ‘네임드’로 과실을 따 먹을 수 있던 사람은 정청래인가, 그 유명한 함운경인가”라며 “그런데 함운경은 횟집을 운영하고 살았고, 정청래는 계속 울궈먹으며 정치를 자기들 것처럼 하는 (사람들의) 중심이 됐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서울 마포갑ㆍ을 지역구를 총선 승리를 위해 꼭 탈환해야 하는 승부처로 꼽고 있다. 현역 노웅래 민주당 의원의 지역구인 마포갑에선 신지호 전 의원과 조정훈 의원이 경선한다. 펜앤드마이크가 여론조사업체 여론조사공정과 리서치앤리서치에 공동 의뢰한 격전지(마포갑) 가상 대결에서 신 전 의원은 36%로, 37%를 기록한 노 의원과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 의원과 노 의원의 가상대결도 37% 대 40%로 오차범위 내 접전이었다. (※지난 20~21일 이틀간 마포갑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500명 대상으로 조사. 무선자동응답조사(ARS) 50%ㆍ무선 일대일 전화면접조사(CATI) 50%였으며 응답률은 6.2%,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공천이 후반부로 치달으며 불출마 선언도 잇따랐다. 경북 경산이 지역구인 초선 윤두현 의원은 이날 불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나의 양보와 희생으로 경산 당협이 하나가 돼 총선 승리에 매진할 것을 호소한다”며 “무소속 후보에게 승리를 헌납하는 꼴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곳에선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무소속 출마를 준비 중이다.
경기 포천-가평의 초선 최춘식 의원과 서울 강서을에 도전장을 냈던 비례대표 박대수 의원도 “당의 총선 승리에 헌신하겠다”며 이날 각각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로써 공식 불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의원은 장제원(부산 사상ㆍ3선), 김웅(서울 송파갑ㆍ초선), 홍문표(충남 홍성-예산ㆍ4선) 의원을 포함해 모두 6명이 됐다.
잡음도 늘고 있다. 공관위는 경기 고양정에 단수 공천했던 김현아 전 의원의 공천을 보류한 뒤 원점에서 재논의하기로 했다. 전날 당 비대위가 ‘검찰 수사 상황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취지로 공천을 확정하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김 전 의원은 “아직 기소되지도 않은 사건을 이유로 공천을 보류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반발했다. 공관위는 또, 불법 선거운동 의혹으로 고발된 김진용 전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의 인천 연수을 경선 자격을 박탈했다.
윤희석 당 선임대변인과 전주혜 의원이 경선하는 서울 강동갑에선 불법 정치후원금 논란으로 떠들썩하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동의 없이 직원 월급에서 후원금을 원천징수해 전 의원 후원회에 보내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는 서울 강동농협 조합장 박모씨 등을 최근 입건했다. 전 의원은 관련 의혹이 불거지자 서울 강동농협 관계자로부터 받은 후원금을 반환했다고 한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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