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가정서 총기사고로 두살 배기 사망…권총방치 아버지 체포

총알 장전된 상태…권총 보관 금고도 없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본문 내용과 무관함 [아시아경제 자료사진]

미국에서 두 살배기 아기가 아빠의 권총으로 자신의 머리를 쏴 중태에 빠진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아이의 아빠를 1급 아동학대 등 9건의 중범죄 혐의로 기소했다.

AP통신 등은 미국 미시간주 플린트시에 사는 마이클 톨버트(44)가 지난 19일 기소 사실 인정심문(arraignment) 절차를 밟았다고 보도했다. 기소 사실 인정심문은 미국 형법상 피고인에게 기소 사유를 알려주고 기소 사실에 대한 인정 또는 부인 여부를 피고인에게 심문하는 과정이다.

톨버트의 두 살배기 딸은 지난 14일 집에서 권총을 만지작거리다가 실수로 자신의 머리를 쐈다. 톨버트는 즉각 딸을 병원으로 옮겼으나 현재 중태에 빠졌다.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톨버트 집 침실에서 리볼버 권총과 반자동 권총 등 총 두 자루를 찾아냈다. 두 자루는 안전장치가 모두 해제된 채 총알이 장전돼 있었다. 권총을 안전하게 보관하는 금고나 총기 잠금장치는 현장에 없었다.

톨버트는 과거 여러 차례 총기·약물 관련 유죄 판결을 받아 총기·탄약 소유가 금지된 상태였다. 그러나 이를 어기고 총기·탄약을 보유한 혐의도 받고 있다.

톨버트가 총기를 안전하게 보관하지 않은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 상습범으로 최고 종신형까지 받을 수 있다. 또 1급 아동학대 혐의로도 종신형에 처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이 벌어진 날은 미성년자가 있는 곳에서 총기를 안전히 보관하도록 의무화한 미시간주의 새로운 총기 규제법이 발효된 바로 다음날이기 때문이다. 톨버트는 이 법 위반 혐의로 처음 기소된 피고인이 됐다.

해당 법은 지난해 2월 미시간주립대 총기 난사 사건으로 학생 3명이 숨진 뒤 1년 만에 발효됐다. 미시간주에서는 2021년 11월 디트로이트 인근 옥스퍼드의 한 고등학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벌어져 4명이 사망했다. 이 사건 범인의 어머니 제니퍼 크럼블리는 지난 6일 범행을 방조했다며 배심원단에 의해 과실치사죄로 유죄 평결을 받았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