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벽 높았다... 여자 탁구, 8강으로 세계선수권 마감

박장식 2024. 2. 23.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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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세계탁구선수권 8강에서 중국 만났다... 아쉬운 완패

[박장식 기자]

 2024 부산 세계 탁구선수권대회 여정을 마친 전지희 선수.
ⓒ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조직위 제공
 
중국 탁구의 만리장성은 높았다. 21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BNK부산은행 2024 부산 세계 탁구선수권대회 여자 탁구 8강전에서 한국이 '만리장성' 중국에 단 한 번의 세트도 얻어내지 못하며 아쉽게 여정을 마무리했다.

매치 스코어 3대 0. 세계 랭킹 1위부터 3위까지를 차례로 차지하고 있는 쑨잉사, 첸멍, 왕이디를 차례로 만난 대한민국은 한 번의 세트도 얻어내지 못하며 패퇴했다. 한국은 그간 좋은 모습을 보였던 이시온을 쑨잉사의 상대로 출전케 하는 등 변칙적인 기용을 했지만 중국 선수들의 속공을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중국 선수들을 상대로 세트를 따낼 수 있는 기회도 있었지만 세트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던 순간이 아쉬웠다. 파리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는 일차적인 목표를 달성한 여자 대표팀은 '만리장성'을 뛰어넘기 위해 전력 분석 및 강화에 힘써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부산에서의 여정을 마쳤다.

한 세트도 얻지 못했다... 아쉬운 패배

세계 랭킹 44위의 이시온, 21위의 전지희, 그리고 8위의 신유빈이 차례로 나서는 매치업이었다. 중국은 세계 랭킹 1위의 쑨잉사, 3위의 첸멍, 2위의 왕이디가 출격했다.

전력 차이는 컸다. 오프너로 나온 이시온은 첫 매치에서 세계 랭킹 1위 쑨잉사를 만났다. 생애 처음 쑨잉사를 만난 이시온 선수에게 경기는 쉽지 않았다. 서브로 들어가는 공부터 강한 스핀이 들어가면서 리시브부터가 어려웠다. 첫 세트는 그야말로 '한 수 배우는 자리'의 느낌이었다. 스코어부터가 1대 11이었다.

2세트에는 이시온이 조금이나마 자신감을 얻었다. 공격 역시 해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하지만 스코어는 5대 11. 이시온은 3세트에도 1대 11로 패배, 세계 랭킹 43위 차이는 꽤나 크다는 것을 체감하며 중국에게 매치 포인트 1점을 내줬다.

두 번째 매치는 전지희와 첸멍의 차례였다. 첫 세트에서 첸멍에게 운이 따르며 5대 11로 첫 번째 경기를 내준 전지희는 두 번째 세트에서 한 점 차까지 따라붙는 저력을 발휘하기도 했지만 7대 11로 벼랑 끝에 몰렸다.

3세트는 전지희가 승리하나 싶었다. 초반에는 석 점을 연달아 득점한 데 이어, 아홉 번째 득점 역시 선착하면서 게임 포인트에 가까워졌다. 하지만 이어 연달아 실점하며 9대 11로 패배, 중국에 두 번째 매치 스코어를 내줬다.

세 번째 매치에 나서 왕이디와 맞붙은 신유빈 역시 첫 번째와 두 번째 세트에서 고전했다. 첫 세트를 5대 11로 내준 신유빈은 두 번째 세트 역시 3대 11로 내주며 고전했다. 하지만 3세트에서 경기 감각을 찾은 신유빈은 이날 경기 처음으로 10점의 스코어를 기록하는 등 극적인 역전을 만드나 싶었다.

하지만 왕이디가 연속으로 득점에 성공하면서 10대 12로 패배, 세트 스코어 3대 0으로 마지막 매치마저 내주고 말았다. 홈에서 벌어진 한국 여자 탁구의 메달 도전은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세계 랭킹 끌어올려야... 대만 랭킹 넘겠다"
 
 2024 부산 세계 탁구선수권대회 여정을 모두 마친 이시온 선수. 이시온 선수는 이번 대회 '전경기 출전'을 달성하기도 했다.
ⓒ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조직위 제공
 
대표팀 오광헌 감독은 대회가 마무리된 후 "끝까지 어려움이 있었지만, 극복해 주어서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 조 추첨을 하고 나서 우리가 준비를 하는데, '내 손목이 별로 안 좋은 것 같다'고 이야기하니 전지희 선수가 '아닙니다, 우리 랭킹이 부족한 탓인데, 우리가 더 잘해야죠'라고 말했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전지희 선수가 "저도 파리 올림픽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감독님께 메달을 꼭 따서 선물하겠습니다"라고 말한 것 역시 고마웠다는 오광헌 감독.

그러며 오감독은 파리 올림픽, 나아가 앞으로의 한국 탁구를 위한 작심 발언을 했다.

"항상 우리가 이 상태로라면 8강, 4강 이상 못 올라간다. 중국을 이기려면 유승민 회장님이 아테네 올림픽 때 금메달 땄듯이 공격적인 경기와 강한 파워가 아니면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한다."

오광헌 감독은 "히딩크 감독의 이야기가 '강한 사람과 붙어 보아야 이길 수 있다'는 것인데, 이번에도 올림픽 이전에 강한 상대를 만나 파악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파리 올림픽 때 중국을 더욱 높은 곳에서 만나기 위해서는... (조편성을 위한) 내 손목이 중요할 것 같다"고 웃기도 했다.

이번 대회 전체적인 점수를 80점으로 보고 있다는 오 감독. 오광헌 감독은 "이번 대회 끝나고 공격력을 보강해서 3월에 있을 인천 WTT 챔피언스를 준비하려고 한다. 세계선수권이 끝나면 선수들이 팀에 돌아가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좌우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러며 오광한 감독은 "지금 한국이 팀 세계 랭킹이 5위인데, 대만의 세계 랭킹을 잡으면 파리 올림픽에서의 시드가 한 단계 올라갈 수 있다"며, "6월까지 대만의 세계 랭킹을 따라잡아야 한다. 잡을 것이다"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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