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라이칭더 당선 후 대만에 첫 무기판매…中 "'하나의 중국' 원칙 위반"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대만 총통 선거 이후 처음으로 대만에 무기 판매를 승인했다. 중국은 대만과의 무기를 거래는 “중·미 관계에 심각한 해를 끼치는 것”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22일 대만 총통부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링크-16’ 시스템 업그레이드 계획을 위한 장비와 지원을 포함해 7500만 달러(약 997억 원)에 달하는 군사 패키지를 판매한다고 의회에 통보했다. 이를 위해 조만간 400명의 공무원과 방위산업체 관계자들을 대만에 파견할 예정이다.
링크-16은 실시간으로 전술 데이터를 주고받는 데 쓰이는 표준화된 통신 시스템으로 미군이 개발에 전 세계에서 운용되고 있다. 미 국방부 산하 국방안보협력국(DSCA)는 "전술 정보를 안전하게 전송할 수 있도록 통신 네트워크 보안을 강화해 대만군의 전시 대응 능력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총 12차례 대만에 무기를 판매했다. 이번은 13번째 무기 판매 승인으로, 지난달 대만 총통 선거에서 라이칭더 후보가 당선된 이후 처음이다.
대만 중국시보 등 현지 매체들은 전날 대만을 찾은 마이크 갤러거 미·중 전략경쟁특별위원회 위원장 등 미 하원 대표단이 미국과 대만 간의 155㎜ 곡사포탄 공동 생산 방안도 제안했다고 전했다. 155㎜ 곡사포탄은 미국과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러시아에 맞선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주력 포탄이다. 특히 디지털 사격 통제 시스템과 GPS 위치 확인 시스템을 활용하는 미군의 155㎜ M777 곡사포탄은 정확도가 높고 사거리도 최대 70㎞에 달한다.
린위찬 대만 총통부 대변인은 “미국 정부가 대만과의 확고한 파트너십을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인도 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유지하기 위해 뜻을 함께 하는 국가들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2일 정례 브리핑에서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말했다. 마오 대변인은 “이는 중미 관계와 대만해협 평화에 심각한 해를 끼치는 것"이라며 "중국은 국가 주권과 영토를 수호하기 위해 단호하고 힘 있는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의회 대표단의 대만 방문을 두고도 비판했다. 마오 대변인은 “대만은 중국 영토의 분할 불가능한 일부”라며 “미국이 어떤 식으로든 대만 당국과 공식적으로 왕래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갤러거 위원장 등 대표단은 22일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라이칭더 총통 당선인을 만나 민진당 당국에 강력한 지지를 표명했다. 갤러거 위원장은 라이 당선인을 만나 “시진핑과 중국 공산당이 대만 침공이라는 어리석은 결정을 내린다면 반드시 실패할 것”이라며 “이번 방문은 이러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많은 미국인이 대만을 지지하고 특히 의회에는 더 많다”면서 “대선 결과에 관계없이 대만에 대한 지지는 계속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대표단은 차이 총통을 예방한 뒤 입법원을 찾아 한궈위 입법원장을 만나 미국 방문도 요청했다. 오는 24일까지 방문 일정을 소화한 뒤 귀국할 계획이다.
베이징=이도성 특파원 lee.dos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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