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음식을 다회용기로 포장한다면? [김대일의 ‘기후행동의 시대’⑤]

데스크 2024. 2. 23.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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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우리에게 배달 음식의 편리함을 더 많이 알게 해줬다. 우리는 그 편리함을 이용하기 위해 배달 주문 방법과 시스템을 구축했고, 동시에 이를 규제할 적절한 제조들도 만들었다. 하지만 그 편리함 뒤에는 재활용되지 못하고 쏟아져 나오는 플라스틱 배달 용기들이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일일 폐플라스틱 발생량은 코로나19 전후로 38% 증가했다고 한다. 실제로 재활용쓰레기 분리수거장에 음식 배달 용기가 쌓여있는 모습은 어렵지 않게 발견되는데, 이들 중 음식물 세척 처리가 잘되지 않은 것들은 재활용이 불가하여 일반쓰레기로 구분된다. 이러한 현실에서 배달 문화 속 플라스틱 쓰레기와 관련 기후행동은 어떤 것이 있을까.

녹색연합

현재 대한민국은 1인 가구가 늘어나 ‘집술’ ‘혼술’ 등 자신만의 공간에서 혼자 편안히 식사와 반주를 즐기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이러한 트렌드 속에도 배달 문화의 편리함은 큰 장점으로 작용하지만, 동시에 플라스틱 용기 사용으로 인한 쓰레기 배출이 뒤따른다.

아파트뿐 아니라 다세대 연립주택가의 쓰레기 배출구역에도 분리수거를 위해 배달 용기에 묻은 소스 등을 잘 세척해서 배출하라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그러나 이것들은 잘 지키지 않고 버려지고 있는데, 이유가 무엇일까? 한 1인 가구 세대주는 “설거지를 하기 싫어서 플라스틱 용기에 먹는 것인데, 그 용기를 닦으라고 하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플라스틱 용기가 환경 및 기후변화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단지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하는 것에서 오는 편리성을 더욱 우선하는 것일 뿐이다.

하지만 개인 중에는 점점 상승하는 배달 팁과 번거로운 배달 용기 처리에 피로를 느끼는 이들 역시 존재한다. 이들은 카페에서 텀블러를 사용하는 것처럼 가까운 가게의 음식은 다회용기를 사용하여 포장하는 것부터 ‘플라스틱 용기 사용 줄이기’를 시작한다. 이른바 ‘탈 플라스틱 운동’을 일상에 녹여내는 것이다. 개인으로 시작한 이 운동은 환경부에서 ‘BBP(Bye Bye Plastic) 챌린지’라는 캠페인으로 확장되어 연예인을 비롯해 운동선수, 기업대표 등까지 동참하였으며,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에서도 ‘용기내 챌린지’라는 이름으로 개인의 탈 플라스틱 활동을 독려하기도 했다.

다회용기를 사용하여 음식을 포장해 가는 사람들은 배달 팁을 아끼고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데다가, 몇 점포는 포장 할인도 받을 수 있는 등을 다회용기 사용의 장점으로 꼽았다. 그러나 본음식이나 밑반찬 등을 다회용기로 포장할 순 있어도, 일회용 플라스틱 등으로 미리 포장된 개별 양념이나 소스, 곁들임 음식 등에서는 결국 비닐이나 플라스틱을 사용하게 되어 아쉬운 점으로 거론하기도 했다. 위생을 위하여 사전 개별포장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 작은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용기를 불가피하게 사용하기 때문이다.

서울시

이미 플라스틱 사용에 익숙해진 현대인들에게, 플라스틱을 완전히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다면 기후변화에 영향력을 줄 수 있는 현대인들의 현실적인 실천은 적어도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여나가는 것에 목적을 둬야 하며, 개인이 실천하는 기후행동의 영향력을 밀집시킬 수 있는 집단 및 국가 단위의 장이 필요하다. 가장 눈에 띄는 실례 중 하나는 각종 배달앱에서 다회용 반납 용기를 쓰는 음식점들을 들 수 있겠다. 이는 배달앱에서 주문 시 다회용기 포장 및 배달을 선택하면 플라스틱 용기 대신 스테인리스 용기에 음식을 담아 배달해 주는 방식이다. 이는 탄소중립포인트 제도와도 연계하여 이용할 수 있고 음식점 영업자의 만족도도 높게 나타나 상용화만 잘 된다면 효과적인 기후행동 방법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코로나19의 유행이 희미해지는 지금, 우리는 그간 누렸던 플라스틱 포장용기 사용에 대하여 깊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위에 언급한 실례 역시 배달 플랫폼과 별도 계약을 맺은 업체에 한하여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회용기를 제공하는 음식점 자체가 아직 많지 않다. 하지만 이 역시 상용화 단계까지 발전하기 위해선 개인의 다회용기 실천 의사와 지속 여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글을 보는 여러분도, 지금쯤 부엌 찬장 어딘가에 숨은 다회용기를 꺼내 기후행동 실천의 첫걸음을 떼어보는 것은 어떨까.

김대일 오마이어스 대표xopowo1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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