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푸틴 개XX" 욕하자, 다음날 핵폭격기 타고 나타난 푸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노골적인 욕설을 했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바로 다음날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전략폭격기를 직접 타고 나타나는 것으로 응수했다. 위험 수위를 넘고 있는 양국 정상 간 갈등의 양상이다.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러시아의 반(反)정부 개혁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옥중 의문사는 바이든 대통령의 대(對)러시아 공세에 불을 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발니 사망 직후부터 “푸틴의 책임”이라며 화력을 집중했다. 22일(현지시간)엔 나발니의 유가족도 직접 만났다.
바이든 대통령은 캘리포니아 모금 일정 중 나발니의 배우자와 딸을 만난 뒤 “내일(23일) 우리는 나발니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사람을 상대로 제재를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그가 언급한 ‘책임 있는 사람’은 푸틴을 의미한다. 빅토리아 뉼런드 국무부 정무차관은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행사에서 “재재의 대부분은 푸틴의 전쟁 기계에 타격을 입히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직후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 전선에 사정거리 300㎞의 에이태큼스(ATACMS) 지대지 미사일 배치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은 지난해 말 사거리가 짧은 구형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했지만, 확전 가능성을 우려해 러시아 본토를 직접 타격할 수 있는 신형 미사일은 지원하지 않았다. 신형 미사일 지원은 경우에 따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후방 보급선이나 부대를 직접 타격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미국은 또 이란이 러시아에 미사일을 제공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직후 “실제 미사일이 러시아로 이동한 것을 확인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수일 내에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로 유입되는 모든 지원선을 차단하겠다는 뜻이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앞선 21일 모금 행사에선 “푸틴 저 인간 같은 미친 ‘SOB’(개XXㆍson of bitch)가 있고, 그리고 늘 핵 분쟁을 걱정해야 한다”고 욕설까지 하며 공격 수위를 높였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에 보란듯 핵(核)으로 대응했다. 그는 이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가 ‘블랙잭’이라는 코드명을 붙인 전략폭격기 Tu-160M에 탑승해 비행했다고 과시했다. Tu-160M은 단거리 핵미사일 12기를 탑재하고 최대 마하2의 속도로 재급유 없이 1만2000㎞를 비행할 수 있다.
비행을 마친 푸틴 대통령은 “제어하기가 더 쉽고 육안으로도 볼 수 있다. 매우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아마추어인 자신도 언제든 쉽게 핵공격을 나설 수 있을 정도로 기술적 기반이 갖춰져 있음을 과시한 말이다.
크렘린궁은 이날 비행이 전날 결정됐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을 향해 노골적인 욕설을 퍼부은 날이다. 푸틴 대통령은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방식으로 바이든의 욕설에 대해서도 직접 대응했다.
푸틴 대통령은 “나는 어떤 (미국의)대통령과도 일할 준비가 돼 있지만, 바이든이 (트럼프에 비해)러시아에 더 나은 대통령이라고 믿는다”며 “그가 말한 것을 보면 내가 완전하게 옳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바이든과 트럼프 중)어느 쪽이 더 좋냐는 질문에 나는 여전히 이전 대답을 반복할 수 있다. 그것은 바이든”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바이든이 더 쉬운 상대라는 비아냥에 가까운 말이다.
푸틴 대통령은 더 나아가 화상연설을 통해 군사 장비에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할 계획까지 밝혔다. AI의 무기화는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극도로 경계하는 이슈다. 러시아가 적극적으로 부인하고 있지만, 미국은 러시아가 연내에 우주에 핵무기를 배치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외교 소식통은 “최근 미국 정부가 가장 큰 우려와 관심을 쏟는 대상이 바로 러시아”라며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뿐만 아니라 이 과정에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키웠고, 특히 우주 핵무기 배치까지 실제 시도할 경우 수십년간 이어져 온 국제사회의 규칙 자체를 부정하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에 큰 우려를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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