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180석 맞힌 '엄문어' "이대로면 국힘 승리, 다만..."

곽우신 2024. 2. 23.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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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 관전평]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 "여권, 총선 승리하면 권력다툼 벌어질 것"

[곽우신, 이정민 기자]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이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이정민
'180대 103 → 120대 170'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의 '180석'을 정확하게 예측했다. 그랬던 그가 "이번에는 4년 전 총선의 역전이 될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과반 의석으로 1당을 탈환하고, 민주당이 의회 주도권을 잃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낮은 국정 지지도, 상대적으로 높은 정권심판론 구도 속에서 그의 분석이 이번에는 틀리지 않겠느냐는 세간의 평가가 다수였다. 하지만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판세가 흔들리고 있다. 공천갈등이 폭발한 민주당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하향세를 타고 있다. 국민의힘은 상대적으로 조용히 반사효과를 얻는 중이다.

총선을 49일 앞둔 지난 21일 <오마이뉴스>와 만난 엄 소장은 국민의힘의 승리를 예측하면서도, 그 이후 여권이 내홍과 격랑 속에 빠질 것이라 내다봤다. 오히려 보수정당의 선거 승리가 '윤 대통령 레임덕의 시작'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아래는 엄 소장과 나눈 대화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내용이다. 

한동훈표 '시스템 공천'의 명암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국민의힘 공천을 두고 "일단 큰 틀에서는 미흡하다. 학점으로 치면 'C' 정도 줄 수 있다"라면서도 "과거보단 오히려 질서 정연하고 예측 가능하다는 측면도 있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 이정민
 
- 총선을 50일도 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현재까지의 국민의힘 공천을 평가해 보자면 어떤가?

"일단 큰 틀에서는 미흡하다. 학점으로 치면 'C' 정도 줄 수 있다. 시대정신을 담는다거나 아니면 세대교체, 현역 물갈이, 여당의 미래를 보여줄 수 있는 측면에서 좀 부족하다. 현역 물갈이가 이렇게 주춤거리고 있는 것은 두 가지 정도 요인 때문이다. 첫 번째는 '김건희 특검법' 처리를 해야 되는데 재표결에 대비해서 현역 이탈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는 것 같다. 두 번째는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행을 최대한 차단하기 위해서 현역을 최대한 많이 경선에 붙이고 있다. 경선에 참여하면 탈당을 못한다. 탈당을 하더라도 출마를 못하기 때문이다.

다만, 과거보단 오히려 질서 정연하고 예측 가능하다는 측면도 있을 수 있다. 과도한 물갈이는 오히려 자질이 더 안 좋은 사람들이 대거 국회로 들어가게 할 수도 있으니까. 한동훈 비대위가 총선 3개월 전에 출범을 한 것을 고려하면 나름 연착륙하고 있다고도 평가할 수 있다."

- 한동훈 표 '시스템 공천'에 대한 보수언론의 긍정적 평가에 동의하는 편인가?

"대체로 동의한다. 시스템 공천의 구체적인 내용은 바로 여론조사 경쟁력이다. 당의 공식적인 정량평가에 근거해, 객관적인 데이터에 기반해 이뤄지는 공천이기 때문에 반발 요소가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의 공천이 상대적으로 무난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은 '84석의 축복'이 아닌가 싶다. 21대 총선 때 84석(지역구)밖에 못 얻었기 때문에 그만큼 경쟁이 완화됐고 빈 공간이 많았다. 반면, 민주당은 '163석의 저주'가 된 셈이다.(기자 말: 이후 입당·탈당, 재보궐 선거 등 거치며 지역 구가 90석 대 147석이 됐다)

하지만 시스템 공천은 여론조사상 상대방에게 우위를 점하면 웬만한 허물은 그냥 넘어가는 공천이다. 김선교 전 의원(경기도 여주양평)만 해도, 회계책임자가 유죄 판결을 받아서 배지를 떼인 건데도 경선에 올라갔다. 김 전 의원은 양평군수 출신이고 지역 조직을 장악하고 있다. 경선을 하더라도 이태규 의원이 김 전 의원을 이길 수가 없다. 이런 식의 퇴행적인 공천 행태도 부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 '용핵관(용산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 부진도 특징이다. 일종의 '착시효과'란 상반된 평가도 있는데 이번 공천과정에서 정말 '윤심'이 차단됐다 보나?

"현재까지 봤을 땐 '윤심 공천'을 최대한 차단하고 있다고 본다. 물론 용산은 개입하고 싶을 것이다. 대통령은 항상 하반기 국정운영의 주도권을 쥐고 싶어 한다. 또 국정철학을 전파하고 확산하기 위해 늘 자기 사람들 일부가 국회에 들어가 있기를 원한다. 윤 대통령도 굉장히 욕심을 많이 냈던 것 같은데, 문제는 국정 지지도다. 낮은 지지율과 높은 비호감도로 이게 사실상 무산되고 있다. 대신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공천의 주도권을 쥐고 있다. 대통령실 출신, 장·차관 출신들 중 경선이나 본선에서 생환할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 '친윤'으로 불리는 원외 인사들도 다수 있는데 왜 생환하기 어렵다고 예측하는가?

"여러 조건이 있는데, 일단 이 사람들이 갑자기 낙하산으로 내려가 기존 현역과 붙어도 이기기 어렵다. 과거에는 '청와대 출신'하면 여론조사에서 상당한 플러스 효과가 있었는데 지금은 대통령의 인기가 안 좋다. 특히 용산 출신 중 다수가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수도권 험지에 속하는 곳에 많이 가 있다. 이런 경우에도 생환 가능성이 크지 않다.

물론, 가능성이 크지는 않지만 남은 공천 과정에서 빈 자리에 누구를 앉힐지, 또 경선에서 누가 우위를 점할지를 두고 용산과 당이 충돌할 수도 있다. 설사 '윤한 갈등'이 다시 불거진다고 하더라도, 현재의 민주당만큼 파열음이 날 가능성은 별로 없다. 민주당은 거의 '분당 사태'로까지 갈 수 있는데 반해, 여당은 내부적으로 정리될 여지가 더 큰 것이다."

- 국민의힘의 경우 지역구 재배치도 중진들이 대체로 수용했고, 공천에 대한 산발적인 반발도 어느 정도 정리하는 모양새이다.

"처음엔 여당 입장에서의 험지가 되게 많았기 때문에 지역구를 바꾸라는 요구에 반발하는 기류가 컸다. 하지만 설 연휴 전후로 양지가 늘어났다. 중진들도 막상 가보니까 생각보다 분위기가 괜찮다는 걸 느낀 거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정리가 된 셈이다. 여당 입장에서는 운이 좋았다고도 볼 수 있다. 실제로 정치에서 운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높다."

- 4년 전에는 국민의힘이 '영남 자민련'으로 쪼그라들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었는데, 지금처럼 회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주류를 교체한 효과라고 볼 수 있다. 윤 대통령도 그렇고 한 위원장도 그렇고 그 중간에 이준석 전 대표의 영향도 컸다. 당의 주류가 과거 구시대 보수에서 새로운 인물들로 교체가 됐고, 그 상징적인 인사들이 당 외부에서 온 대선후보와 새 비대위원장이다. 

그리고 유권자 지형이 여전히 국민의힘한테 우호적이다. 이준석 전 대표가 '세대포위론'을 내세웠던 그때와 비교하면 약간 훼손되긴 했지만, 대체적으로는 이 지형이 유지되고 있다. 투표율 양극화 현상도 국민의힘에게 굉장히 유리하다. 예를 들면 지난 대선 때 투표율이 77.1%였고, 그 이전 대선이 77.2%였다. 전체 투표율은 불과 0.1%p 차이지만 연령별 현황을 뜯어보면 엄청난 차이가 있다. 60대 이상은 대략 5%p 이상 올랐고, 50대는 대체로 유지, 20대부터 30대, 40대까지는 최소 5%p에서 최대 10%p까지 투표율이 내려갔다. 이런 현상은 아마 올해 총선에서도 그대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 170석, 민주당 120석의 계산법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 나선 엄경영 소장은 "부산경남 지역에서 민주당이 가져갈 만한 곳이 거의 없다"라고 내다봤다.
ⓒ 이정민
 
- 이번 총선에서는 국민의힘이 170석 가까이 차지하고, 민주당은 120석 수준이 될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어떤 계산에 의해 나온 결과인가?

"국민의힘이 전체 지역구에서 과반에 육박할 거다. 일단, 지난 총선 때 민주당이 이겼던 부산경남 지역구만 보면 된다. 부산 북강서갑이 낙동강 벨트의 핵심 지역구인데 이곳의 민주당 지지가 약화됐다. 부산이 전체적으로 안 좋다는 뜻인데, 부산 민심은 경남에도 영향을 미친다. 경남 같은 경우에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광 효과가 어느 정도 완화돼 있는 상태로 보인다. 진보세가 강한 울산 북구에서 진보당으로 단일화한다고 해도 쉽지 않다. 이상헌 민주당 의원의 반발도 변수이고, 울산 동구 역시 마찬가지이다. 즉, 부산경남 지역에서 민주당이 가져갈 만한 곳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지난 총선 때 민주당 20석, 국민의힘 8석이었던 충청권 역시 이번에는 민주당이 이길만한 곳이 8곳에 불과하다. 대전에서는 (민주당 승리 가능 지역이) 2곳 정도고 세종도 원도심은 여당에게 유리하다. 충남도 많이 넘어간 상황이고. 강원도에서는 민주당이 원주을 하나 정도 노려볼 수 있는데 지역민심이 최근 쉽지 않다. 자칫하면 민주당은 강원도에서도 0석이 될 수 있다. 수도권을 제외하면 호남·제주 포함해 민주당 지역구 의석수가 40석이 채 안 될 수 있다는 뜻이다."

- 가장 중요한 수도권 판세는 어떻게 보는가?

"지난 지방선거를 기준으로 보면 인천도 많이 어렵다. 민주당이 인천에서 13석 중 5석 정도 얻을 것 같다. 서울은 총 49석인데 한강벨트 15곳에 종로를 더해 16곳, 그리고 강남 3구(서초구·강남구·송파구)의 8곳을 합친 지역구 24곳이 핵심이다. 그런데 이 중 2~3석 가량을 제외하면 여당이 다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 금천·구로·강북·서대문구까지 민주당에서 모두 지키더라도 대략 반반싸움인 셈이다.  

문제는 경기도다. 현재까진 경기도에서 민주당이 좀 더 우세하다. 그러나 민주당 우세 지역이 접전 지역으로, 접전 지역이 국민의힘 우세 지역구로 변하고 있다. 개혁신당으로 넘어간 조응천(남양주갑)·이원욱(화성을) 지역구 같은 곳을 여당에서 잡을 확률이 커졌고, 성남시 지역구 4곳 중 3곳도 위험하다. 화성, 안성, 평택, 여주-양평, 포천, 구리, 김포 등의 민심 추이를 봐야 한다. 파주 같은 경우도 구도심과 신도심에 따라서 표가 갈릴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경기도 59석에서 민주당이 국민의힘에 5석 정도 앞서는 결과가 나온다(32대 27). 그러면 다 합쳐봐야 지역구에서 100석 초반대라는 계산이 나온다. 민주당이 원내 과반을 하려면 수도권 의석에서 70% 정도를 가져가야 한다. 대략 85석인데, 현재 분위기에서는 어렵다."

- 준연동형제를 유지하면서 양당이 모두 위성정당을 만들게 됐다. 비례대표 투표도 큰 변수가 될 것 같다.

"이 경우에도 국민의힘이 유리하다. 민주당은 이낙연 대표의 '새로운 미래'와 조국신당 등 두 개 정당으로부터 압박을 받기 때문이다. 호남 유권자들은 교차투표에 이미 잘 훈련된 시민들이다. 기존 민주당 지지층이 지역구 투표에서는 민주당에, 비례대표 투표에서는 (다른 당에) 교차투표할 가능성이 커졌다. 새로운미래와 조국신당 모두 무난하게 원내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국민의힘은 개혁신당 쪽으로만 조금 유출되는 구도라 비례대표에서도 최소 20석 정도 확보 가능하다. 민주당은 준위성정당 안에서도 새진보연합과 진보당에 의석을 나눠줘야 해서 비례대표에서 15석 정도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지역구와 합치면 국민의힘은 170석 수준, 민주당은 120석 수준, 나머지 10석 가량을 제3지대 정당들이 나눠 갖게 될 것이다."

"윤 대통령, 총선 승리 후 검찰 동원해 한동훈 견제할 것"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이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이정민
 
- 한 위원장을 '주류 교체의 상징'이라 했는데 '정치인 한동훈'의 성과와 한계는 무엇일까. 

"일단 윤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과 김건희 여사의 비호감도 때문에 수도권 전체에 작동하던 보수층의 '침묵의 나선' 효과를 깬 것이 장점이다. 그래서 본인도 차기 지도자로 발돋움하고 여당 지지율과 대통령 국정 지지도를 어느 정도 견인했다. 또 다른 하나는 윤 대통령의 '아바타'란 이미지를 탈피한 것이다. 한 위원장은 되게 개성이 강한 사람이고, 본인이 실제로 X세대이기도 하다. 시기도 좋았다. 대한민국 유권자들은 선거 때가 되면 메시아를 찾는 경향이 있다. 현실정치가 너무 실망스러우니까 일종의 구원자를 찾는 셈인데, 보수층에게는 한동훈이 딱 맞았다. 여권의 구심점이 윤 대통령에서 한 위원장으로 옮겨가면서 보수층의 결집이 본격화하고, 중도층-부동층 일부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반대로 부정적인 요인이라고 하면, 역동성이 많이 사라졌다. 한 위원장이 오고 판사 출신 사무총장과 공천관리위원장이 자리잡으면서 단기적 경쟁력이나 기계적 공정에 치중한 탓에 당의 활력과 미래 비전이 미약해졌다. '팬덤 정치'에 매몰되는 것도 한국 정치의 비극이다. 거대 양당의 적대적 공생 관계가 낳은 산물이다. 한 위원장이 뜬 배경은 '반이재명의 대표가 누구냐' '반민주당의 대표가 누구냐'는 지지층의 여론에 있다."

- 한 위원장이 윤 대통령의 '아바타'란 이미지를 탈피했다고 평가하는 이유는?

"가장 중요한 계기는 (김건희 명품백 논란에 따른) 지난번 '윤한 갈등'이다. '사퇴'를 언급한 것은 사실상 일종의 쿠데타였다. 윤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사퇴를 요구한 적이 없는데, 한 위원장 측이 그걸 언론에 흘리고 기자들 앞에서 인정하지 않았나? 물론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이 격하게 얘기를 했을 수 있지만, 한 위원장은 이걸 역으로 이용해서 쳐버렸다. '약속대련'으로 보긴 힘들고 결과적으로 차별화에 성공한 셈이다. 

그러면서도 한 위원장은 철저히 '투트랙' 전략을 구사한다. 당내 인사를 다 혼자 하고 공천을 주도하면서 대통령과의 차별화에 나서지만 '90도 인사' 등 대통령에 대한 권위는 세워주고 깍듯하게 예우한다. 쉽게 말해서 '질서 있는 차별화'다. 서천 화재 당시를 복기하면, 윤 대통령은 사실상 '준 탄핵' 상태였다. 그런데 한 위원장을 통해서 명품백 논란이 희석되고 총선 전망도 밝아졌다. 그러니 용산도 당장 불만이 있어도 참을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다만, 문제는 총선 이후다."

- 총선 이후가 문제라는 건 어떤 뜻인가?

"대통령 입장에서는 총선 이후 국정 드라이브를 걸어야 되는데, 그때 가면 한 위원장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양측이 다시 충돌하는 현상이 빚어질 것이다. 여당이 총선 승리 후에 더 위기를 맞을 것이라 보는 이유다. '누구 덕에 승리했냐'는 논란도 붙을 수밖에 없다. 윤 대통령이 지금 민생토론회를 되게 열심히 하는 걸 보면, 권력싸움에 대비하기 위한 여러 포석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총선 이후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간의 권력 다툼이 과열될 가능성이 있고, 이게 최대 국정 리스크가 될 수 있다."

- 여당이 총선에서 승리했는데 정권과 갈등을 빚을 것이라는 게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

"윤 대통령은 아직 임기가 3년이나 남았다. 임기 말도 아닌데 대통령이 아닌 당대표가 국정 스포트라이트를 가져가는 꼴을 어떻게 보겠나. 당장 총선 후 열릴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자리를 두고서도 갈등할 수 있다.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의 줄다리기다. 한 위원장이 정면 돌파할지, 잠시 회피할 것인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결국 시간문제이다. 이번 총선에서 당선된 여당 의원 다수는 '한동훈의 사람'이 될 것이다. 한 위원장이 마음먹기에 따라서 윤 대통령의 레임덕은 총선 이후 바로 시작될 수도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윤 대통령은 검찰이나 각종 공권력을 동원해서 한 위원장에 대한 견제를 본격화할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 '검사 동일체'로 대표되는 검사의 속성 탓이다. 이 사람들은 검사 동일체라는 원칙 속에서 늘 한 몸처럼 지내왔다. 튀는 것을 참지 못한다. 박성재 법무부장관 같은 인사도 한동훈 견제 카드라고 봐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최대 위험 요소"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2030세대의 경우 여성은 민주당을, 남성은 국민의힘을 찍는 경향이 뚜렷하다. 그런데 2030세대 남자들이 투표장에서 국민의힘을 찍지 않게 되면 또 이번 선거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라고 전망했다.
ⓒ 이정민
 
- 국민의힘이 이러한 구도와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 하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

"윤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과 김건희 여사의 비호감도가 최대의 위험 요소다. 지금까지 한 예측은 여당이 이번 선거를 대통령이 아닌 한동훈의 얼굴로 치렀을 때 가능한 얘기다.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 구도를 당 대 당 싸움, '한동훈 대 이재명'으로 끌고 가는 게 제일 좋다. 그래야 실수와 실점을 줄일 수 있다. 그런데 분위기가 좋아졌다고 생각해서 갑자기 대통령 부부의 얼굴이 튀어나오게 되면 선거가 복잡해진다.

선거는 상대편에 의해 규정되고 승패가 나는 경우가 많다. 이를테면 민주당은 이제 혁신선거대책위원회를 띄우고, 이재명 대표가 2선으로 후퇴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영입하는 카드를 쓸 수 있다. 민주당이 이렇게 전면적으로 일신해 선거를 치르면 국민의힘이 불리해진다. 한동훈 얼굴만으로 상대하기엔 밋밋하다. 이땐 여당에서 차기 대선주자, 오세훈 서울시장·홍준표 대구시장과 달리 선거법에 묶이지 않는 유승민 같은 얼굴을 활용하는 기획도 필요하다."

- 개혁신당이 국민의힘을 위협하는 변수가 될 수 있을까?

"2030세대의 경우 여성은 민주당을, 남성은 국민의힘을 찍는 경향이 뚜렷하다. 그런데 2030세대 남자들이 투표장에서 국민의힘을 찍지 않게 되면 또 이번 선거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 만약 2030세대 남성들이 다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중심으로 결집하게 되면 접전 지역구에서 캐스팅보트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국민의힘은 이들의 이탈을 최소화하고 다시 끌어들일 유인책, 정책개발을 할 필요가 있다. 단순한 젠더정책이 아니라, 국가재정·연금·복지·외교·일자리 정책 같은 데서 승부가 날 것이다. 최근 윤 대통령이 민생토론회에서 각종 정책을 포퓰리즘식으로 쏟아내는데, 오히려 젊은 세대의 이탈을 가속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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