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문제로 외국 감독 배제? 해외파가 몇 명인데...문제는 '불통' 클린스만+협회였다

김정현 기자 2024. 2. 23.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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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선수단 갈등 봉합과 소통을 위해 국내 감독을 선임하려 하는 대한축구협회의 움직임이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 1차 회의부터 드러났다. 

하지만 소통하지 않고 방관한 건 단순히 외국인 감독이어서가 아니라 '방관자'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때문이다. 

대한축구협회가 오는 24일 서울 신문로에 있는 축구회관에서 2024년 제2차 전력강화위원회를 열고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작업 절차를 이어간다. 

개괄적인 향후 감독 선임 작업과 관련한 브리핑을 했던 1차 회의와 달리, 2차 회의부터는 비공개로 진행됨에 따라 이제 최종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이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 체제로 재편된 전력강화위원회는 앞서 21일 제1차 전력강화위원회의를 열고 축구 대표팀 감독 선임과 관련한 첫 논의를 했다. 

대회위원장에서 전력강화위원장으로 보직을 변경한 정 위원장은 위르겐 클린스만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의 뒤를 이을 후임 감독 선임 작업의 선봉에 섰다. 

대표팀 감독은 협회 전력강화위원회의 후보군 압축과 최종 면접 등을 통해 선임된다. 감독 선임을 위한 전력강화위원회는 대한축구협회 임원회의를 통해 뽑힌 전력강화위원장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오는 3월 태국과 2026 북중미(미국-캐나다-멕시코 공동 개최)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3차전(홈). 4차전(원정)을 앞두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계속 진행되는 월드컵 예선 일정을 위해 대표팀 감독 선임 절차에 착수했다. 

정 위원장은 1차 회의 후 브리핑 자리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외국인 감독보다는 한국 감독을 먼저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외국, 국내 감독 마찬가지로 휴식 중인 감독과 현지 감독들 모두 포함해서 상의하기로 했다"면서 "3월 월드컵 예선 2경기를 준비하는 데 있어서 선수 파악 등 기간적인 이유로 외국 감독을 열어 놓지만, 국내 감독 쪽으로 비중을 둬야하지 않나라는 의견들이 있었다"라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특히 국가대표팀 감독의 자질과 요건에 대해 밝혔지만, 이는 일반적이고 원론적인 요건에 불과했다. '전술', '육성', '명분', '경력', '소통', '리더십'. '사단 구성'. '성과'는 가장 일반적인 감독의 역량에 불과하다. 과연 대한축구협회가 원하는 감독 스타일이 무엇인지, 어떤 축구를 지향하는 감독을 선호하는지조차 밝히지 않았다. 

더군다나 정 위원장이 선임되기 이전부터 축구협회 한 고위 관계자의 발언을 통해 차기 감독으로 대표팀 내홍을 수습하고 선수들과 말 잘 통하는 국내 감독을 선임하면 좋겠다는 의견들이 퍼져 나왔다. 지난 2018년 제대로 작동했던 감독 선임 시스템이 완벽히 사라진 행태다. 

무엇보다 대표팀 내홍을 수습하지 못한 건 외국인 감독이어서가 아니라 클린스만 전 감독이 방관한 탓이 제일 크다. 요르단전 전날 팀을 관리하지 않은 책임은 결과적으로 감독에게 있다. 

이미 대표팀에 해외로 진출한 선수들이 15명 안팎에 달한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이강인(PSG), 황희찬(울버햄프턴),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를 비롯해 오현규, 양현준(이상 셀틱), 김지수(브렌트퍼드) 등 어린 선수들도 해외 무대에서 성장하고 있고 영어 소통에 큰 무리가 없다.

대표팀 선수단 대부분 영어로 소통하는 데 어려움이 없고 국내파 선수들도 다년간 대표팀 경험을 갖춘 선수들이 많고 파울루 벤투 전 감독 체제 역시 거쳤다. 

오히려 지난 1년간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건 클린스만 전 감독과 대한축구협회였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경질 전 마지막 전력강화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이런 좋은 기구가 있는지 몰랐다"라고 말했다.

1년간 A매치를 치르며 클린스만 전 감독과 이전 전력강화위원회가 단 한 번도 소통이 없었다는 뜻이다. 마이클 뮐러 전력강화위원장만 감독과 소통하고 기구 차원에서의 대화가 없었다. 클린스만 전 감독이 국내 상주 약속마저 어기고 재택근무를 하면서도 협회가 이를 제어하지 못했고 이를 설명하는 것 역시 어려워했다. 단순히 외국인 감독이어서가 아니라 클린스만 본연의 문제였다. 

1차 브리핑 이후에도 국내 감독을 더 선호하고 현직 K리그 감독까지 필요하면 요청하겠다는 정 위원장 발언에 여론은 더욱 악화된 상황이다. 여러 외국 감독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보도들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력강화위원회가 2차 회의부터 어떤 판단을 하게 될지 주목된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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