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준우승이 낫다?...첼시, 카라바오컵 우승 시 FFP 위반→선수 대거 판매 위기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토드 볼리 신임 구단주 체제에서 무관을 이어가고 있는 첼시가 카라바오컵 결승에 진출해 무관 탈출의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만약 우승을 차지할 경우, 첼시의 구단 재정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게 된다.
글로벌 스포츠매체 디 애슬레틱이 23일(한국시간) 2023-2024시즌 카라바오컵 결승을 앞둔 첼시가 대회를 우승할 경우 유럽축구연맹(UEFA) 재정 규정을 위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첼시는 오는 26일 오전 12시 잉글랜드 런던에 있는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리버풀과 카라바오컵 결승을 앞두고 있다.
매체는 "카라바오컵은 첼시가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부임 후 부진했던 최근 흐름에서 다시 반등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할 것이다. 자부심의 문제도 있다. 첼시는 21세기 들어 우승을 통해 명성을 쌓았지만, 토마스 투헬 감독 체제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우승 이후 무관에 그치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첼시가 카라바오컵을 이기면 유럽 무대에 진출하는 길이 열린다. 대회 우승자는 다음 시즌 UEFA 유로파 컨퍼런스 플레이오프 티켓을 얻는다"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첼시가 유로파 컨퍼런스리그에 진출할 경우, 재정 건전화 규정을 위반할 여지가 있다고 전했다. 바로 UEFA가 2022년 여름부터 재정적 페어플레이(FFP) 규정을 대체해 새로 도입하고 있는 재정적 지속가능성 규정(FSR) 규정에 위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모든 프리미어리그 구단들은 리그 자체 규정인 '수익 및 지속가능성 규정(PSR)'을 준수해야 한다. 이는 최근 3개년 간 손실이 1억 500만파운드(약 1765억원)를 넘어서는 안된다는 규정이다. 이 규정은 지난해 6월까지 계도 기간을 거쳐 이번 시즌부터 적용되고 있다.
매체는 "축구 재정 분석 채널 '스위스 램블'을 포함한 많은 첼시 외부의 사람들은 첼시가 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6월 30일 전까지 규정 준수를 위해 상당히 많은 선수들을 판매해야 한다고 확신하고 있다"라며 "다음 시즌 유럽대항전에 복귀하는 것은 구단의 도전의 크기를 증가시킨다. 구단 재정 관리에 상당하고 새로운 압력을 가하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첼시는 이제 리그 규정에 더해 UEFA의 FSR 규정까지 준수해야 한다. UEFA의 규정은 프리미어리그 규정보다 더 타이트하다고 알려져 있다. 구단들은 2022-2023시즌과 2023-2024시즌을 아우르는 2024-2025시즌 감시 동안 최대 8000만유로(약 1150억원)의 손실만 볼 수 있다.
이는 첼시가 카라바오컵 우승과 다음 시즌 유로파컨퍼런스리그 진출에 성공할 경우, 직전 3개년 간 1억 500만파운드가 아닌, 최근 2개년 간 프리미어리그 규정보다 더 적은 8000만유로가 다음 시즌 핵심 손실이 된다는 것이다.
매체는 나아가 첼시 선수들의 유럽대항전 진출 시 보너스도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첼시 선수들이 계약서에 유럽대항전 진출 관련 보너스가 있다. 이는 구단의 총 연봉 비용을 증가시킬 것이다. 이는 용품 스폰서 나이키와 메인 유니폼 스폰서 '인피니트 애슬릿'과의 유럽대항전 진출 시 인센티브를 상쇄시키고 유로파컨퍼런스리그에서 얻는 조정된 TV 및 매치데이 수익과도 상쇄될 것이다"라며 선수단 비용이 유럽대항전 진출 여부에 따라 역시 유럽대항전 진출과 관련된 수익들을 잡아먹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불어서 첼시의 지난해 여름 4억 파운드(약 6729억원)에 달하는 선수 계약 상각 비용 역시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여름 이적시장은 UEFA가 선수의 계약 기간에 관계 없이 선수 이적료 상각 기간을 최대 5년으로 제한한 첫 해다. 프리미어리그는 이를 지난해 12월 투표로 받아들이기로 결정했고 올해 1월 이적시장에 이를 반영했다.
규정 적용의 격차로 인해 첼시는 앞으로 프리미어리그와 UEFA의 재정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반드시 관련 재정 상황을 조절해야 한다. 2023년 여름 지출은 UEFA의 관점에서 볼 때, 프리미어리그의 관점보다 상당히 더 비쌌다.
축구 재정 전문가 키어런 매과이어의 발언을 인용한 매체는 모이세스 카이세도를 예로 들었다. 지난해 여름 8년 간 1억 파운드(약 1681억원)의 이적료로 브라이턴에서 첼시로 합류한 그의 이적료 비용은 프리미어리그 관점에서 연간 1250만파운드(약 210억원)가 된다. 하지만 UEFA의 계산이라면, 8년이 아닌 5년으로 나누어야 해 연간 2000만파운드(약 336억원)가 든다.
첼시는 지난해 여름 11명의 영입생 중 무려 10명이 5년 이상의 계약기간을 맺었다. 매체가 프리미어리그 기준으로 이들의 연간 비용을 계산한 결과 5940만파운드(약 998억원)가 나왔지만, UEFA의 기준으로 계산한다면 8090만파운드(약 1360억원)로 불어난다.
만약 첼시가 카라바오컵을 우승하고 유럽대항전에 참가해 UEFA의 관리 감독을 받는다면 첼시의 손실 규모를 최대 3650만파운드(약 613억원)까지 줄일 수 있지만, 선수 이적 상각 비용은 2150만파운드(약 361억원)까지 늘어난다.
만약 유로파컨퍼런스리그르 우승해도 우승 상금은 1600만파운드(약 269억원)에 불과하다. 2022-2023시즌 첼시가 챔피언스리그 16강에 진출했을 때 번 수익이 8200만파운드(1379억원)인 것을 생각하면 합리적이지 않다.
스위스 램블에 따르면, 첼시는 최근 3개년 간 2억 100만파운드(약 3380억원)의 손실을 기록해 프리미어리그 기준을 넘어섰다. UEFA의 기준으로도 1억 5900만유로(약 2286억원)의 손실을 기록해 8000만유로의 최대 손실 기준을 넘었다. 스위스 램블은 첼시가 선수 판매 없이 이 규정을 준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당장 프리미어리그 재정 규정을 지키기 어려운 실정에, 첼시가 만약 카라바오컵을 우승해 유럽대항전에 복귀할 경우 그들의 재정압박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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