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모하게 꿈을 좇는 사람들, 저도 그랬었다"

박재은 2024. 2. 23.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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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토론토 국제놀리우드영화제 '국제 여성영화인상'의 주인공 박미경 감독

[박재은 기자]

 인터뷰 중인 박미경 감독
ⓒ 최준화
<K스쿨>은 K팝 그룹인 우주소녀 다원, 멋진녀석들의 정세민과 전민기, 에이프릴 멤버였던 양예나가 주연을 맡은 영화다. 이 영화는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제6회 토론토 국제 놀리우드 영화제(2022) 시상식에서 '뮤지컬 작품상', '국제 여성영화인상', '관객상', '국제 남우주연상'까지 4관왕에 오른 바 있다.

<K스쿨>은 세계적으로 명성 높은 패션 스쿨에서 20대들의 성장 이야기를 그리는 뮤지컬 영화로, 치열한 경쟁과 평가 속에서 갈등을 겪으면서도 우정과 사랑을 향해 나아가며 꿈을 이루는 내용이다. 영화가 개봉한 지난 21일, 신촌 메가박스에서 열린 특별 상영회에서 박미경 감독을 만나보았다.
  
- 촬영 후 3년 만에 극장 개봉이라고 들었어요. 정말 축하드립니다. 소감 한 말씀 부탁드려요.
 "굉장히 감격적이에요. 제작을 완료했는데도 불구하고 가난한 제작사이다 보니까 배급사나 극장들에 여러 번 문을 두드리고 했는데 다 거절당했었죠. 그런데 올해 2월 초에 다시 한 번 다시 한 번 문을 두드려보자 하고 시도를 했는데, CGV가 바로 다음 날 연락이 왔어요. 10대, 20대 청춘들이 자기 얘기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영화가 별로 없었고, 그런 점에 있어서 타당하다고 생각한 것 같아요. 그걸 시작으로 메가박스, 롯데시네마가 같이 합류를 한 거죠. 기적이라고 할 수 있어요."

- 관객에게 중점적으로 전달하고 싶었던 부분은 어떤 것인가요?
"저희 영화는 꿈에 관한 이야기예요. 그렇다고 반드시 젊은 친구들의 이야기라고만 보지 마시고, 아직 꿈을 찾지 못했다면 나이가 많건 적건 상관없이 꿈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나의 꿈은 무엇인지,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과 함께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나의 가치관은 어떠한지 한 번 고민해보셨으면 합니다. 또 꿈은 있는데 주인공 수아처럼 가정 형편이 어려워서 그 꿈 자체에 대한 도전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거든요. 그런 분들께서 좀 더 용기를 내서 꿈에 도전해 봤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 영화가 뮤지컬 장르인데, 그런 부분에서 손이 많이 갔거나, 어려움이 있던 점이 있나요?
"크게 어려운 부분은 아니고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K팝 아티스트들과 함께 하는 과정이었어요. 젊은 청춘들의 뮤지컬 영화를 기획할 때 당연히 주연 배우들은 K팝 아티스트들이라고 생각을 했죠. 왜냐면 춤과 노래는 깊은 인간의 감정, 그리고 인생에 대한 이해 같은 것들이 있어야지 가능하거든요. 그래야 연기까지도 굉장히 진실되고 섬세하게 잘 나온다고 생각을 해요. 그리고 주연 배우들이 전부 연기는 처음이었기 때문에, 발성 연습, 대본 리딩까지 같이 연습하고 그랬어요. 다행히 제가 극예술연구회에 있었고, 어렸을 때부터 연극이나 연출 분야에서 계속 활동했기 때문에 도움을 줄 수 있었죠."
 
 영화 ‘K스쿨’의 한 장면
ⓒ 네이버 영화
 
- 섭외나 촬영 과정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나요?
"캐스팅 과정을 말씀드리자면, BTS가 있는 하이브부터 잘 알려지지 않은 작은 기획사까지 다 돌아보고 다녔어요. 오디션도 정말 많이 진행했고요. 수아 역의 다원이는 미팅 끝나고 나서 헤어지는데 저를 와락 안더라고요. 이런 부분에서 '정말 이 친구는 수아'라는 생각을 했어요. 담대한 면이 있더라고요. 다른 배우들도 마찬가지로 그 이미지에 맞는 친구들을 찾기에는 굉장히 노력했어요.

처음부터 마음에 맞는 캐릭터는 멋진 녀석들의 의연(전민기)분이었어요. 딱 테디 이미지에 맞아서 처음 오디션부터 제가 그 역할로 낙점을 했고요. 세민이(레이역) 같은 경우는 첫 오디션 당시 다소 까불까불한 캐릭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본인은 남주역에 캐스팅 될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도 않고 조연 중에 한 명을 하고 싶다고, 그걸로도 만족한다면서 부탁을 하고 그랬어요.

근데 다른 친구들을 포함한 오디션을 한 번 더 진행했을 때, 세민이가 약간 시크한 면을 보여주더라고요. 그때 다시 보고 그 친구를 캐스팅하게 되었어요. 본인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는데 결과적으로 남자주인공 역을 맡게 된 거죠. 에이미 역을 맡은 예나도 보기와 달리 굉장히 털털해요. 보통은 악역이라서 다른 친구들이 조금 꺼려하지 않을까 하는 역할이긴 했거든요. 근데 예나는 본인이 해보고 싶다고 먼저 그러는 거예요. 악역인데 정말 괜찮겠느냐 그랬더니 자신감 있게 말해줘서 함께 하게 됐죠. 이렇게 힘들게 캐스팅을 마치고, 각자 캐릭터에 대한 분석도 하고 서로 의견을 많이 나눴어요."

- 이 영화를 볼 관객들, 특히 청춘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해주신다면요.
"어떻게 보면 저 자신이 <K스쿨>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굉장히 가난한 독립 제작사임에도 불구하고 무모하게 꿈을 꿨고요. 남들이 봤을 때는 제가 되게 무모한 이상을 쫓아서 막 달려간다고들 하는데, 정말 진심으로 좋아하면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영화를 흔히 꿈의 공장이라고 얘기를 하잖아요. 만드는 입장인 저한테도 그랬어요. 살기 팍팍하고 그럴 때 뭔가 위로를 받을 수 있고, 그리고 행복감을 느낄 수 있고,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영화이길 바라요. 저 역시도 마찬가지로 삶에 지치고 힘들 때 시 한 편이나 영화 한 편을 보고 거기에서 위로를 받고 다시 살아낼 용기를 갖게 되거든요. 관객분들도 저희 영화를 보시면서 그런 위로와 용기, 그리고 꿈을 향해 도전할 수 있는 희망을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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