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미련 없다, 목표는 KS 우승" 당차게 오키나와 떠난 류현진
배중현 2024. 2. 23. 07:31
"꼭 한화 이글스가 포스트시즌(PS)에 갈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7)이 당찬 각오를 전했다.
류현진은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일본 오키나와로 출국했다. 전날 한화와 8년, 총액 170억원(옵트아웃 포함, 세부 옵트아웃 내용 양측 합의로 비공개)에 계약한 류현진은 무려 12년 만에 친정팀 복귀를 확정했다.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지 하루 만에 한화 1군 스프링캠프 합류를 위해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는 출국 전 인터뷰에서 "어떻게 보면 긴 시간이었고 어떻게 보면 짧은 시간이었다. 해외 진출하기 전에 건강하게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했었는데 그 부분을 지킬 수 있어서 굉장히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류현진은 메이저리그(MLB) 잔류와 KBO리그 복귀라는 두 가지 선택지와 마주했다. MLB 구단의 계약 제시가 없었던 건 아니었다. 전성기 때와 비교하면 기록이 다소 하락했으나 경쟁력은 여전했다. 하지만 그의 선택은 한국 복귀였다.
류현진은 "다년 계약 얘기가 있었다. 충분한 1년 대우도 있었는데 일단 다년 계약 오퍼를 수락하면 마흔 살이 되기 때문에 강력하게 거부했던 거 같다. (가능하다고 판단한 계약 기간은) 최대 1년이었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 많이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다년 계약을 하면 사실상 선수 생활의 황혼기 때나 한화에 복귀할 수 있어 이 부분을 배제했다는 의미였다.
류현진은 "MLB에 미련이 전혀 없냐"는 취재진 질문에 "없다"고 말했다. MLB에서 뛴 11년을 돌아보며 "투수가 할 수 있는 팔에 대한 수술은 다 했다. 복귀한 거에 위안을 삼고 있다"며 "어떻게 보면 생각했던 것보다 정말 빨리 지나간 거 같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2022년 6월 토미존 서저리(팔꿈치 인대접합 수술)를 받았다. 동산고 2학년 재학 시절인 2004년에 이어 개인 두 번째 토미존 서저리로 시즌 아웃됐다. 지난해 8월 복귀, 빅리그 11경기를 뛴 뒤 KBO로 돌아왔다. 겨우내 한국에서 훈련한 류현진은 "몸 상태에 이상 없다. 지난해 복귀해 경기도 치렀기 때문에 그 부분에 있어서는 전혀 문제 될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실내 피칭을 65개까지 끌어올렸다. 오늘 (오키나와에) 가자마자 바로 훈련할 거 같다. 오랜만에 야외 캐치볼을 하는 거기 때문에 캐치볼에서 느낌이 괜찮으면 바로 불펜 피칭을 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자타공인 한화 에이스다. 2006년 데뷔해 7년 동안 98승 52패 평균자책점 2.80을 기록했다. 그의 복귀를 추진한 한화는 계약 기간 8년을 보장, 선수 가치를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MLB 통산 78승(48패)을 따낸 류현진의 합류는 가을야구 갈증이 심한 한화에 천군만마다. 류현진은 "8년이라는 숫자(계약 기간)를 채우면 한국 최고령(투수 송진우, 43세 7개월 7일)이 되는 거기 때문에 영광스러울 거로 생각한다. 자부심이 생길 거"라면서 "FA 선수를 작년과 올해 많이 영입하면서 신구 조화가 잘 이뤄진 거 같다. 어린 선수들도 작년에 좋은 모습을 보였다. (목표는) 우승이다. 한국시리즈(KS) 우승, 그 외에는 없는 거 같다"고 강조했다.
"한 번 더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로 경기해 보고 싶다"며 태극마크에 대한 열망을 드러낸 류현진은 "지금까지 많이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다. 한국에서도 야구를 그만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많이 응원해 주셨으면 한다"며 MLB 소속팀이었던 LA 다저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 팬들에게도 인사를 남겼다. 이어 그는 "건강만 하다면 이닝이나 그런 건 충분히 따라올 거로 생각한다. 그래도 150이닝 이상은 던져야 하지 않을까 한다"며 "12년 만에 돌아오게 됐다. 한화가 꼭 PS에 갈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며 힘주어 말했다.
인천=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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