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에서 더 인정 받았다" 투헬, PL 커리어 이어갈까→맨유 계속된 '어필'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바이에른 뮌헨과 작별을 확정한 토마스 투헬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강력하게 연결되고 있다.
더군다나 투헬이 잉글랜드 생활에 만족감을 드러내면서 프리미어리그행에 무게가 더 실리고 있다.
스카이스포츠 독일 기자 플로리안 플레텐버그가 23일(한국시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투헬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서로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기자는 "투헬이 분명히 맨유를 지켜보고 있다. 최근 스카이스포츠 방송에서 보도했던 그대로이며 지금 다시 이를 확인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맨유도 투헬을 프리미어리그로 오도록 어필하고 있다. 투헬은 언젠가 맨유에서 지도하는 그림을 상상할 수 있다. 그는 프리미어리그에서 자신의 임무가 완성됐다고 보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뮌헨은 지난 21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바이에른 뮌헨은 당초 2025년 6월 30일에 만료될 예정이었던 토마스 투헬 감독과의 계약 관계를 2024년 6월 30일에 종료하기로 합의했다"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3월 경질된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의 뒤를 이어 뮌헨 지휘봉을 잡은 투헬 감독은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챔피언으로 등극해 구단의 연속 우승 기록을 11년으로 늘렸지만 2년 차인 2023-24시즌에 무관 위기에 처하면서 결국 구단과 계약 상호 해지 합의에 이르렀다.
먼저 투헬 감독은 리그 개막전에 치르는 독일축구리그(DFL)-슈퍼컵에서 RB라이프치히한테 0-3으로 완패해 트로피를 드는 데 실패했다. 또 올 시즌 DFB-포칼컵에선 3부리그 팀인 자르브뤼켄한테 지면서 조기 탈락했다.
컵대회 탈락에 이어 분데스리가 12년 연속 우승도 불발될 위기에 처했다. 리그 22라운드까지 진행된 2023-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뮌헨은 현재 승점 50(16승2무4패)으로 리그 2위에 위치했고, 1위는 무패행진(18승4무)을 달리고 있는 바이엘 레버쿠젠(승점 58)이다.
우승 경쟁 중인 두 팀은 지난 11일 독일 레버쿠젠에 위치한 바이아레나에서 2023-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21라운드 맞대결을 가졌는데, 결과는 뮌헨의 0-3 완패였다.
레버쿠젠전 완패 이후 투헬 감독의 경질 가능성이 급부상했다. 일부 뮌헨 팬들은 투헬 감독한테 크게 실망해 레버쿠젠 경기가 끝난 후 뮌헨 훈련장 주차장에 '투헬 아웃'이라고 적혀 있는 포스터를 게시하기까지 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15일 SS 라치오와의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0-1로 패했다. 당시 센터백 다요 우파메카노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상대 발목을 밟는 위험한 태클로 레드카드를 받음과 동시에 페널티킥을 내줬다. 이 페널티킥을 라치오가 성공시키면서 16강 1차전을 승리로 가져갔다.
16강 2차전이 뮌헨 홈에서 열리기에 벌써 8강 진출 실패를 논하는 건 이르지만 올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8위에 위치한 라치오한테 패한 건 투헬 감독의 입지를 크게 흔들었다. 그리고 최근 보훔전 충격 패가 투헬 감독의 미래를 결정지었다.
뮌헨은 지난 19일 리그 22라운드 보훔 원정 경기에서 2-3으로 역전패했다. 이날 뮌헨은 선제골을 터트렸으나 이후 동점 골과 역전 골을 허용했다. 또 라치오전과 마찬가지로 우파메카노가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상대 선수의 머리를 팔꿈치로 가격해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했고, 보훔한테 페널티킥까지 내줬다.
수적 열세에 처한 뮌헨은 후반 42분 해리 케인이한 골을 만회했지만, 동점을 만들지 못하면서 2-3으로 패했다. 지난해 9월 홈에서 열렸던 리그 5라운드에서 뮌헨은 보훔을 상대로 7-0 대승을 거뒀기에 이번 패배는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뮌헨이 3연패 수렁에 빠지자, 투헬 감독의 경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졌고, 뮌헨은 결국 칼을 빼 들어 투헬 감독과 결별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즉시 경질하는 것이 아닌 이번 시즌까지만 지휘하고 팀을 떠나는 것으로 합의했다.
당초 투헬 감독은 뮌헨과 2025년 6월까지 계약돼 있었으나, 구단과 상호 합의 끝에 올 시즌까지만 뮌헨 사령탑 자리를 맡고 2024년 6월 30일에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얀-크리스티안 드레센 뮌헨 CEO는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적이고 좋은 대화를 통해 우린 오는 여름에 계약을 상호 종료하기로 결정했다"라며 "우리의 목표는 2024-25시즌 새로운 코치와 함께 스포츠 재정비를 수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때까지 클럽의 모든 일원들은 챔피언스리그와 분데스리가에서 최대한의 성과를 달성해야 한다는 도전을 받고 있다"라며 "난 또한 팀한테도 책임을 묻는다. 특히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라치오한테 0-1로 패했지만, 관중석이 가득 찬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릴 2차전 때 우리가 8강에 진출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라고 덧붙였다.
투헬 감독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는 이번 시즌 이후로 협업을 종료하기로 합의했다"라며 "그때까지 나와 코칭스태프는 최대한의 성공을 보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올 시즌이 끝나면 뮌헨 지휘봉을 내려놓는 게 확정된 가운데 투헬 감독이 곧바로 영국에서 새 직장을 얻을 수 있을 거라는 주장이 눈길을 끌었다.
영국 현지에선 위르겐 클롭 감독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지휘봉을 내려놓는 리버풀 가능성이 제기됐고 여기에 맨유도 투헬의 차기 행선지로 거론됐다.
영국 억만장자 제임스 랫클리프가 맨유 신임 공동 구단주로 부임하면서 구단을 탈바꿈하기 위해 투헬 감독을 데려올 수 있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맨유의 투헬 선임 역시 현 클럽 사령탑 에릭 턴 하흐 감독의 올 시즌 성적에 달려 있다.
뮌헨에서 성적 부진 등으로 계약 기간을 다 채우는 데 실패한 투헬 감독이 영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엔 그가 첼시 시절에 보여줬던 성적이 큰 영향을 끼쳤다.
지난 2020년 12월 PSG(파리 생제르맹)에서 경질된 투헬 감독은 2021년 1월 첼시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 프리미어리그 무대에 진출했다. 시즌 도중에 부임한 투헬 감독은 빠르게 첼시 선수단을 휘어잡으며 팀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올려놓았다.
당시 결승전에서 첼시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맨체스터 시티를 만났는데, 이날 카이 하베르츠의 결승골로 1-0으로 승리해 구단 통산 역대 2번째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성공했다.
그러나 투헬 감독은 첼시 3년 차인 2022-23시즌이 개막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2022년 9월 돌연 경질됐다. 첼시 통산 성적인 100경기 63승 19무 18패로 나쁘지 않았으나, 보드진과의 의견 대립으로 끝내 갈라선 것으로 알려졌다.
투헬 감독을 경질한 첼시는 곧바로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을 이끌던 그레이엄 포터 감독을 선임했다. 포터 감독이 부진을 거듭하다 7개월 만에 경질됐기에 첼시 팬들은 투헬 감독을 내보내기로 한 구단의 선택에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
투헬은 본인 커리어로 봤을 때, 분데스리가보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더 성공적인 커리어를 보냈다. 정말 짧았지만, 첼시에서의 생활은 그에게 황금기 중 하나였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첼시 소유주의 변화로 인해 자신의 입지가 흔들렸을 뿐, 선수단과 팬들과의 관계가 대단히 좋았다.
투헬은 지난 1월 ESPN과의 인터뷰에서 독일보다 잉글랜드에서 더 인정받는다고 느끼는지 묻자, "그렇다"라며 "아주 단순한 질문이다. 독일에선 서로 매우 비판적이라고 느낀다. 특히 선수들과 감독들에게 아주 그렇다. 이것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독일에선 하나의 그림이 있다면 이러한 그림은 기본적으로 수년간 그려온 것들이다. 난 잉글랜드에서 더 많은 인정을 받는다고 느낀다"라며 잉글랜드에서의 감독 생활에 더 안정감을 느꼈다고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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