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윤의 야구 본색] 해체 위기 속에서 희망을 꿈꾸는 웅지세무대 야구부

배중현 2024. 2. 23.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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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창단해 대학야구에서 활약한 웅지세무대. 하지만 최근 야구부 해체가 수면 위로 떠올라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손윤 제공


웅지세무대학교엔 야구부가 있다. 지난해 3월 창단해 첫해부터 대학야구에서 파란을 일으켰다. 7월 말 열린 경기도야구협회장기 및 전국체전 선발전에서 결승까지 올라갔다. 성균관대에 패해 우승 문턱은 넘지 못했지만, 웅지세무대의 미래는 장밋빛으로 빛났다. 대학야구 모 관계자는 "야수들이 부족해 자기 포지션이 아닌 곳에서 뛴 선수가 적지 않았다"며 "신입생 야수가 보강된다면 내년에는 우승도 노려볼 수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웅지세무대에 나쁜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해 11월 말 정부의 부실대학 선정을 피하고자 3년제에서 4년제로 전환, 4개 학과를 1개 학과로 통폐합하는 과정에서 야구부 해체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유영준 웅지세무대 감독은 "팀 해체를 막기 위해 여러 방면에서 노력하고 있다"며 "신입생을 받지 않고 기존 선수들이 졸업하는 2025년까지는 팀이 존속하기로 이야기됐다"고 설명했다.

큰 위기는 넘겼지만, 신입생을 수혈할 수 없어 전력 보강은 언감생심이다. 야수진의 뎁스(선수층)가 얇다. 2학년 투수 박서진은 "투수진은 어느 정도 뎁스가 두껍지만, 야수들은 아니다"며 "부상자가 나오면 시즌 운영도 어려운 상황이다. 야수들이 다치지 않고 야구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팀 해체 위기에 전력 보강도 어려운 이중고에 시달리지만, 조직력은 오히려 단단해졌다. 올해 주장을 맡게 된 2학년 외야수 정승구는 "팀 해체라는 위기를 겪고 있으나 선수들 간의 단결력은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는다"며 "좋은 과정이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 것 같다"고 희망했다.



지난해 대학리그 팀 성적은 4승 9패. 승률(0.308)이 3할대에 머물렀지만 1학년 위주의 팀이라는 걸 고려하면 나쁜 성적은 아니다. 팀에서 유일하게 3학년인 포수 한동하는 "경기 중반까지 앞서거나 대등한 경기를 펼치다가 막판에 무너질 때가 잦았다"며 "지난 1년간 경기 경험을 쌓은 만큼 올해는 더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야수진이 두텁지 않은 만큼 치열한 포지션 경쟁은 기대하기 어렵다. 누구나 경기에 뛸 수 있기 때문에 매너리즘에 빠지기 쉽다. 2학년 포수 전성현은 "어차피 드래프트 지명을 받으려면 다른 팀 선수와 경쟁할 수밖에 없다. 팀 내 경쟁보다는 같은 포지션의 다른 팀 선수와 경쟁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영준 감독은 이수중 시절부터 시간 날 때마다 일본과 대만 등에 가서 아마팀과 프로팀의 연습 방식 등을 살펴보며 과학적이고 전문적인 육성 시스템을 도입하는 지도자로 정평이 나 있다. 정승구는 "감독님이 NC 다이노스에서 감독대행과 2군 감독 등을 역임해 연습이나 선수 관리가 체계적"이라며 "그 시스템 속에서 성장할 수 있어서 웅지세무대에 들어온 것을 후회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선수가 "지난 1년은 대학 강의를 들으며 단순히 야구만이 아니라 한 사람의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선수들은 더 좋은 성적을 거둬 학교 이름을 크게 알린다면 야구부도 해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웅지세무대 선수들이 어제와 오늘처럼 내일도 땀 흘릴 수 있기를 바란다.

야구 칼럼니스트
정리=배중현 기자

야구 전문 칼럼니스트로 네이버에서 아마야구 등을 다루는 '야반도주'를 공동 운영하고 있다. 기무라 고이치 기자가 네이버에 연재한 '야큐리포트'를 번역했으며, 김성근·김인식 감독 등과 함께 쓴 '감독이란 무엇인가'를 비롯해 '메이저리그 가이드북', '프로야구 크로니클', '킬로미터', '포수 교본' 등 다수의 야구 서적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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