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리셋되는 A대표팀…한국에는 연속성이 없다
김우중 2024. 2. 23. 05:30
한국 축구가 연속성을 잃은 과거 구태를 답습하고 있다. 대회가 끝날 때마다 사령탑과 코치진이 바뀌는 ‘리셋’이 반복된다.
2002년 국제축구연맹(FIFA) 한·일 월드컵 4강에 오른 이후 축구대표팀은 총 12명의 사령탑이 거쳐갔다. 이중 대부분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조기 경질됐다. 허정무·울리 슈틸리케(독일) 감독 등을 제외하면 1년을 간신히 넘긴 뒤 지휘봉을 내려놓기 일쑤였다.
지난 2018년 지휘봉을 잡은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전 감독은 달랐다. 2002년 이후 최장 기간인 4년간 팀을 이끌었고, 월드컵 예선·본선 등 단계를 모두 밟았다. 국내 선수들을 두루 기용하는 등 옥석 가리기에 힘썼고, 뚜렷한 전술 기조를 유지했다. ‘빌드업 축구는 한국과 맞지 않다’라는 비판도 나왔지만, 벤투호는 결국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이라는 성적표로 답변을 대신했다.
이후 한국은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에게도 같은 기대를 걸었다. 클린스만 감독 역시 꾸준히 ‘연속성’을 강조한 사령탑이다. 지난해 3월 출항한 클린스만호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과 2026 북중미 월드컵을 바라봤으나, 첫 관문에서 난파했다. 성적 부진, 결여된 워크에식이 주원인이었다. 그를 선임한 대한축구협회(KFA)를 향해 비난이 잇따랐다.
한국 축구가 잃어버린 연속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당장 3월 A매치 기간(18~26일)에는 태국과의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이 열린다. 차기 사령탑은 2026 북중미 월드컵까지 팀을 꾸려야 할 중책을 맡는다.
정해성 신임 KFA 전력강화위원장은 지난 21일 새 사령탑의 조건으로 ▶전술적 역량 ▶취약 포지션 해결 ▶지도자로서 성과 ▶풍부한 대회 경험 ▶소통 능력 ▶리더십 ▶최상의 코치진을 꾸릴 능력 ▶성적을 낼 능력이라는 8가지 기준을 제시했다.
장기간 근속할 사령탑을 선임하기 위해선 성적과 시간이 모두 필요하다. 당장 위 조건을 모두 부합하는 감독을 3월 전에 선임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시간에 쫓겨 충분한 고민을 하지 못한다면 클린스만 감독의 실패 사례가 반복될 수 있다. 새 전력강화위원회는 처음부터 어려운 과제를 받아들였다. 위원회는 24일 오후 2차 회의를 통해 사령탑 후보군을 추릴 전망이다.
한편 KFA는 22일 2차 “2차 회의부터는 미디어 업무가 없다”면서 “향후 회의 개최 후 최종결과 도출 시 차수별 회의 내용·경과 보고를 포함한 결과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별도의 미디어 간담회가 열린다는 의미. 하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김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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