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동해에 석유구멍 24개...석유공사, 10% 가능성 뚫는다
한국석유공사가 이르면 올해 말 동해에서 석유 개발을 위한 탐사시추를 진행할 예정이다. 탐사시추란 석유 퇴적물 등을 탐색할 목적으로 보링 기계 등을 이용해 땅속 깊이 구멍을 파는 일이다.
22일 석유업계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올해 말 혹은 내년 초 동해 심해에서 최대 24공 규모로 탐사시추를 진행할 계획이다. 2022년부터 ‘광개토 프로젝트(국내 대륙붕 중장기 종합 탐사계획)’를 진행하고 있는 석유공사가 서·남·동해를 물리탐사한 끝에 동해 심해를 석유 개발에 성공할 만한 지역으로 지목하고 탐사시추 단계로 넘어가는 것이다. 탐사시추 비용은 1공당 600억원가량이 들 것으로 업계는 관측한다. 통상 탐사시추 1공당 성공률은 10%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만일 탐사시추에 성공하면 경제성 분석을 위한 평가시추를 거쳐 본격적인 생산시추에 나서게 된다. 이 과정을 다 거치려면 10년가량의 긴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석유공사는 유전(油田)을 개발해 약 11조원 규모의 석유를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울산의 전체 가구에 94년간 가스를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개발이 성공하면 에너지 안보가 강화될 것으로 석유공사는 기대한다.
나아가 앞으로 이런 노력이 이어지면 9년 전 초대형 유전을 발견해 국운(國運)을 바꾼 중남미 국가 가이아나의 길을 한국도 따를 수 있다는 게 석유공사의 전망이다. 가이아나는 1916년 석유 탐사를 시작한 이후 약 한 세기 만인 2015년 심해 2000m에서 초대형 유전을 잇따라 발견해 온 국민이 축제 분위기다.
앞서 석유공사는 20년가량 동안 탐사 끝에 1998년 울산 남동쪽 58㎞ 해상에서 가스전을 발견하고, 2004년부터 동해1·2가스전을 개발해 2조6000억원어치의 천연가스와 원유(초경질유) 생산했다. 이를 통해 한국은 세계에서 95번째 산유국이 됐다. 그러나 해당 가스전들은 2021년 말 생산이 종료됐다. 이번 탐사시추를 통해 한국이 산유국 지위를 회복할 길이 열린 것이다. 산유국이 되면 국제입찰·자원외교가 용이해지는 등 이점이 많다.
석유공사의 내부 살림살이가 양호하지 않다는 점은 이번 탐사시추 프로젝트에 악재다. 2011년부터 2021년까지 10년 동안 순손실을 본 탓에 2020년 말부터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다만 김동섭 사장이 취임한 다음 해인 2022년 당기순이익 3130억원을 기록하며 12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석유공사는 동해에서 석유 개발뿐만 아니라 이산화탄소 저장소를 확보하기 위한 탐사도 병행하고 있다. 국가 차원의 탄소중립 목표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석유공사는 이산화탄소 저장소를 확보해 2030년 연간 400만t, 2050년 3000만t을 주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세종=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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