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이언주·전현희…이재명 '여전사 픽' 민주당 뒤흔든다

강보현 2024. 2. 2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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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이언주 전 의원,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 사진. 중앙일보

“추미애·이언주·전현희는 더불어민주당의 여전사 3인방이다.”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전략공관위원장이 22일 KBS라디오에 나와 한 말이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 이언주 전 의원의 공천 여부를 두고 당에서 설왕설래가 이어지는 가운데, 안 위원장은 이들을 3인방이라고 추켜세웠다.

안 위원장은 “세 전직 여성들께서 아마 임전무퇴(臨戰無退·싸움에서 물러나지 않는다) 자세를 준비하고 계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을 중용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하지만 공천 가능성이 거론되는 지역의 현역 의원이 탈당하는 등 이들 3인방인 분열의 촉매가 되고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시작은 서울 동작을에서 진행된 ‘정체불명 적합도 조사’에 포함된 추 전 장관이다. 이재명 대표 지킴이로 왕성하게 활동 중인 추 전 장관의 이름이 여론조사에 거론되자 “동작을 공천이 기정사실화된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온 것이다. 추 전 장관은 이 대표 강성 지지층 모임인 ‘잼잼 봉사단’ 단장을 맡는가 하면, 윤석열 대통령 저격수로도 활동 중이다. 이날도 페이스북에 “부하 정치검찰로 하여금 야당 대표를 엮어놓고 ‘피의자이니 영수회담을 거부한다’고 했던가”라는 비난 글을 올렸다.

추 전 장관 전략공천 가능성이 거론되던 서울 동작을이 이날 전략 지역으로 확정되자 이 지역 현역인 이수진 의원은 곧장 기자회견을 열고 “저를 모함해 버리고자 하는 지도부와 더는 같이할 수 없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부장판사 출신인 이 의원은 “지난주 백현동 판결을 보면서 이재명 대표가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며 이 대표를 직격했다.

이언주 전 의원의 공천 여부를 두고도 말들이 많다. 일주일 전 민주당에 복당한 이 전 의원은 이 대표가 직접 전화해 영입을 제안한 ‘이재명 픽(pick)’인사다. 지역구로는 경기 용인갑이 거론되는데, 이곳 출마를 준비해오던 비례 권인숙 의원은 21일 비공개 의원총회 때 “왜 하필 이언주냐”며 울먹였다고 한다. 이날 공관위가 이 전 의원이 19·20대 국회에서 의원을 지낸 경기 광명을을 전략 지역구로 지정해달라고 요청하자, 이번에는 “굳이 현역 의원 2명(양기대·양이원영)이 뛰고 있는 곳을 전략지로 묶은 건 ‘이언주 챙기기’ 아니냐”(비명계 의원)는 해석이 나왔다.

전현희 전 위원장은 서울 지역 곳곳을 긴장에 밀어 넣고 있다. 종로 불출마를 선언한 것과는 별개로 당에선 서울 강동갑과 서울 중-성동갑 전략공천 가능성이 거론된다. 강동갑은 문재인 정부에서 여성가족부 장관을 지낸 진선미 민주당 의원이 현역이고, 중-성동갑은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뛰는 지역이다. 서울 지역 한 보좌관은 “어느 지역구든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했던 국민권익위원장을 친문재인계 밀어내기의 말로 쓰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들 3인방이 총선에 역효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당내 우려도 적지 않다. 계파색이 옅은 한 의원은 “이들을 접전지에 배치하면 '민주당이 막무가내 윤석열 정권과 똑같이 강성'이란 이미지만 강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지난 21일 KBS·한국리서치가 실시한(17~19일) 서울 동작을 가상대결 전화면접 여론조사에선 ‘이수진 37%, 나경원 41%’, ‘추미애 33%, 나경원 44%’로 추 전 장관이 더 낮은 지지율을 보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강보현 기자 kang.bo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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