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이언주·전현희…이재명 '여전사 픽' 민주당 뒤흔든다
“추미애·이언주·전현희는 더불어민주당의 여전사 3인방이다.”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전략공관위원장이 22일 KBS라디오에 나와 한 말이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 이언주 전 의원의 공천 여부를 두고 당에서 설왕설래가 이어지는 가운데, 안 위원장은 이들을 3인방이라고 추켜세웠다.
안 위원장은 “세 전직 여성들께서 아마 임전무퇴(臨戰無退·싸움에서 물러나지 않는다) 자세를 준비하고 계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을 중용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하지만 공천 가능성이 거론되는 지역의 현역 의원이 탈당하는 등 이들 3인방인 분열의 촉매가 되고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시작은 서울 동작을에서 진행된 ‘정체불명 적합도 조사’에 포함된 추 전 장관이다. 이재명 대표 지킴이로 왕성하게 활동 중인 추 전 장관의 이름이 여론조사에 거론되자 “동작을 공천이 기정사실화된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온 것이다. 추 전 장관은 이 대표 강성 지지층 모임인 ‘잼잼 봉사단’ 단장을 맡는가 하면, 윤석열 대통령 저격수로도 활동 중이다. 이날도 페이스북에 “부하 정치검찰로 하여금 야당 대표를 엮어놓고 ‘피의자이니 영수회담을 거부한다’고 했던가”라는 비난 글을 올렸다.
추 전 장관 전략공천 가능성이 거론되던 서울 동작을이 이날 전략 지역으로 확정되자 이 지역 현역인 이수진 의원은 곧장 기자회견을 열고 “저를 모함해 버리고자 하는 지도부와 더는 같이할 수 없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부장판사 출신인 이 의원은 “지난주 백현동 판결을 보면서 이재명 대표가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며 이 대표를 직격했다.
이언주 전 의원의 공천 여부를 두고도 말들이 많다. 일주일 전 민주당에 복당한 이 전 의원은 이 대표가 직접 전화해 영입을 제안한 ‘이재명 픽(pick)’인사다. 지역구로는 경기 용인갑이 거론되는데, 이곳 출마를 준비해오던 비례 권인숙 의원은 21일 비공개 의원총회 때 “왜 하필 이언주냐”며 울먹였다고 한다. 이날 공관위가 이 전 의원이 19·20대 국회에서 의원을 지낸 경기 광명을을 전략 지역구로 지정해달라고 요청하자, 이번에는 “굳이 현역 의원 2명(양기대·양이원영)이 뛰고 있는 곳을 전략지로 묶은 건 ‘이언주 챙기기’ 아니냐”(비명계 의원)는 해석이 나왔다.
전현희 전 위원장은 서울 지역 곳곳을 긴장에 밀어 넣고 있다. 종로 불출마를 선언한 것과는 별개로 당에선 서울 강동갑과 서울 중-성동갑 전략공천 가능성이 거론된다. 강동갑은 문재인 정부에서 여성가족부 장관을 지낸 진선미 민주당 의원이 현역이고, 중-성동갑은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뛰는 지역이다. 서울 지역 한 보좌관은 “어느 지역구든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했던 국민권익위원장을 친문재인계 밀어내기의 말로 쓰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3인방이 총선에 역효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당내 우려도 적지 않다. 계파색이 옅은 한 의원은 “이들을 접전지에 배치하면 '민주당이 막무가내 윤석열 정권과 똑같이 강성'이란 이미지만 강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지난 21일 KBS·한국리서치가 실시한(17~19일) 서울 동작을 가상대결 전화면접 여론조사에선 ‘이수진 37%, 나경원 41%’, ‘추미애 33%, 나경원 44%’로 추 전 장관이 더 낮은 지지율을 보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강보현 기자 kang.bo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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