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차세대 원전에 4조 투자”
윤석열(얼굴) 대통령은 22일 “원전이 곧 민생”이라며 “올해를 원전 재도약 원년으로 만들기 위해 전폭 지원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경남 창원시 경남도청에서 ‘다시 뛰는 원전산업, 활력 넘치는 창원·경남’을 주제로 14번째 민생토론회를 주재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해외 원전 수주 성과를 언급하며 “3조3000억원 규모의 원전 일감과 1조원 규모의 특별금융을 지원하겠다”며 “계약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선지급을 통해 기업들이 숨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오랜 일감 부족으로 자금난에 처한 기업들이 운영자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금융 지원을 대폭 늘리는 동시에 2022년 2조4000억원이던 일감 규모를 올해 3조3000억원으로 늘려 원전 생태계를 빠르게 복원하겠다는 게 윤 대통령의 구상이다.
투자 확대도 유도한다. 윤 대통령은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을 개정해 원전 제조를 위한 시설 투자나 연구개발(R&D)도 세제 혜택 대상에 포함하겠다”고 말했다. 세액공제 대상에 ‘대형 원전 제조기술’을 새로 반영하고, ‘SMR(소형모듈원전) 제조기술’ 범위도 확대해 기업의 투자 여력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앞으로 원전업계 중소·중견기업의 설비투자 세액공제율은 현행 10%, 3%에서 각각 18%, 10%로 늘어난다.
윤 대통령은 원전 연구 기반도 대폭 강화하겠다며 “우리 정부에서 5년간 4조원 이상을 원자력 R&D에 투입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 개발을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또 “원전산업이 계속 발전할 수 있도록 SMR을 포함한 원전산업지원특별법을 제정하겠다”며 “합리적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2050 중장기 원전 로드맵’을 올해 중에 수립하고 마무리짓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한·미 원자력협정 체결해 원전 길 연 이승만, 대단한 혜안”
윤석열 정부 들어 원전업계의 매출과 고용 등 주요 지표는 개선되는 추세다. 한국원자력산업협회의 원자력산업실태 조사에 따르면 원전 기업 매출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7년 23조8000억원에서 임기 말인 2021년 21조6000억원으로 감소했다가 윤 정부가 출범한 2022년 25조4000억원으로 회복했다. 같은 기간 고용 인원은 3만7000명 → 3만5000명 → 3만6000명을 나타냈다.
윤 대통령은 지역별 지원 방안도 제시했다. “창원은 환경 등급이 높아 기업들이 공장을 짓고 싶어도 발길을 돌려야 했다”며 “그린벨트를 풀어 ‘방위·원자력 융합 국가산업단지’ 조성을 비롯한 20조원 이상의 지역전략산업 투자가 이뤄지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또 거제 ‘기업혁신파크’ 추진 방침도 밝히며 “기업과 거제시가 협력해 3대 산업 거점을 조성할 수 있도록 토지규제 완화, 인허가 단축, 조세 감면, 재정 지원 등 모든 정책 수단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10년간 3조원을 투자해 경남-부산-울산-호남을 잇는 남부권 광역관광개발도 올해부터 본격 추진한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 초반에 원전과 관련한 이승만 전 대통령의 업적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1956년 한·미 원자력협정 체결, 59년 원자력원·원자력연구소 설립으로 이 전 대통령이 원전의 길을 열었다”며 “실로 대단한 혜안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에 문재인 정부를 향해선 “무모한 탈원전 정책으로 원전업계가 고사됐다”거나 “이념에 매몰된 비과학적 국정 운영” 같은 표현으로 날을 세웠다.
이어진 토론에선 박사과정 학생이 “정권이 바뀐다면 원전이 배척받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하자 윤 대통령은 “정권이 바뀔지, 안 바뀔지는 국민 전체가 선택하는 문제라서 제가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이라고 답해 웃음이 터졌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태양열이나 풍력이 기본적으로 산업용 전기를 생산해 내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며 “어떤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우리 학생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 않겠느나”고 말했다.
◆윤 대통령, 과기부 차관급 전원 교체=윤 대통령이 이르면 2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급 3명 전원을 교체하기로 했다. 후임 1차관에는 이창윤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지원단장이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2차관에는 강도현 과기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이, ‘3차관’ 격인 과학기술혁신본부장에는 류광준 과기부 과학기술혁신조정관이 각각 임명될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과기부 정책 전반에 대한 쇄신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현일훈 기자, 세종=김민중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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