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지 구로 간 한동훈 “청년 기준 34→39세”…김영주도 접촉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청년 연령 기준을 39세로 올려 청년 혜택 대상자를 넓히겠다고 공약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후 여권에서 험지로 분류되는 서울 구로구의 오류동 행복주택단지를 찾아 ‘청년 모두 행복 2호’ 공약을 발표했다. 한 위원장은 “취업 연령이나 결혼·출산 연령이 높아지고 있는 점을 반영해 매년 1년씩 높여 청년 연령 기준을 34세에서 39세로 상향하겠다”며 “(이를 통해) 청년 자산 형성 및 주거 지원 대상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19세 이상 34세 이하를 청년으로 규정한 ‘청년기본법’을 개정하겠다는 것이다.
청년·신혼·출산가구를 위한 공공주택 공급 확대도 약속했다. 앞서 총선 공약으로 내놓은 도심 철도 지하화, 재개발 사업 등을 통해 확보된 부지를 최우선으로 활용하겠다는 취지다. 또 디딤돌(주택 구입 대출)·버팀목(전세자금 대출) 사업 등 신혼부부 주택 구입 대출에 대한 부부 합산소득 요건을 완화하겠다고 약속했다.
한 위원장은 물밑에선 야권 인사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 위원장은 최근 현역의원 하위 20% 통보에 반발해 더불어민주당 탈당을 선언한 김영주(서울 영등포갑) 국회부의장 영입에도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때맞춰 김 부의장 지역구인 서울 영등포갑 공천 발표를 미룬 것도 김 부의장 영입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다. 영등포갑에는 4명의 국민의힘 예비후보가 등록했지만 중량급 후보군이 없어 국민의힘은 공천에 고심하고 있었다. 김 부의장 측은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에 대해 “민주당에 아직 탈당계도 제출하지 않았다.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이철규 인재영입위원장도 이날 운동권 출신인 함운경 민주화운동동지회장을 만나 서울 마포을·강서을, 경기 군포·시흥을 등 수도권 출마를 설득했다고 한다.
동시에 한 위원장은 전날 결정된 김현아 전 의원의 경기 고양정 단수공천에 대해 처음으로 공관위에 재검토를 요청하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김 전 의원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논란으로 당원권 정지를 받았던 전력이 발목을 잡았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날 비대위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한 위원장이 ‘경선이 아닌 단수 추천의 경우에는 우리 스스로 분명해야 하고 자신은 로직, 논리가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고 전했다.
당내에선 한 위원장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공천 방식 등에서 대비되는 선택을 하며 차별성을 부각시키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당 비대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표를 향해 “공천으로 자기 범죄의 변호사비를 대납하는 ‘대납 공천’을 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전날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가 발표한 4차 공천 심사 결과에선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관련 변호인단이 모두 살아남은 것을 겨냥한 것이다. 이 대표의 대장동 의혹 변호를 맡았던 조상호(서울 금천) 민주당 법률위원회 부위원장과 박균택(광주 광산갑) 민주당 당대표 법률특보 등이 경선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당내에선 아직까지 국민의힘 지역구 현역 중 공천배제(컷오프)된 사례가 없는 만큼 “역동성을 잃은 공천”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창훈·전민구 기자 jeon.ming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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