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급하면 외국 의사 수입해라…40살 개원의 2억8천, 많지 않아" [정부 비웃는 의사들 2]

박상우 2024. 2. 22.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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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의협 비대위 "정부 연구결과 자의적으로 해석해 증원…왜곡된 자료·거짓말로 국민 오도"
"의료계서 수차례 정부가 원하는 인원수 공개하라고 했으나…정부, 이 숫자 밝힌 적 없어"
"필수의료과 전문의 숫자 적지 않아…법적문제와 고된 노동에도 수가 적정치 못해 포기하는 것"
"김윤 서울대 교수 '35살 무렵 전문의 연봉 3억, 4억' 발언 팩트 아냐…문제 삼기 위해 법적 검토 중"
주수호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이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의협 비대위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주수호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22일 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확대 방침은 근거가 없으며, 증원 규모를 두고 의협과 수차례 논의했다는 정부의 설명은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주 위원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히고 "보건복지부는 연구 결과 의대 2000명 증원에 근거가 있다고 주장했다"며 "하지만 이는 연구 결과를 자의적으로 해석한 것이고, 해당 연구를 제외하면 증원 논리를 뒷받침할 근거도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는 진실과 다른 왜곡된 자료와 거짓말로 국민을 오도하지 말고, 의사들의 포기 현상을 가속하는 위헌적 폭압을 중단해야 한다"며 "대한민국 실정에 맞고 합리적, 객관적인 기준으로 이뤄진 대규모 연구를 통해 적정한 의사와 보건의료 인력 규모를 추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의협과의 의료현안협의체에서 의대 정원 문제 등을 논의했다고 한 정부 설명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며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 포함된 혼합진료 금지, 개원면허제 및 면허갱신제 등 무수한 독소 조항들에 대해서는 논의 자체가 이뤄진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의대 증원 규모에 대해서는 의료계에서 수차례 정부가 원하는 인원수를 공개하라고 했으나, 정부는 협의체 회의에서 이 숫자를 밝힌 바가 없다"며 "정부는 인제 그만 거짓말을 멈추시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주 위원장은 "필수의료과 전문의 숫자는 절대 적지 않다"며 "이들이 포기하는 것은 법적 문제(부담), 고된 노동에도 불구하고 수가를 적정하게 받지 못하는 것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문제는) 가장 손쉽고 단시간에 해결할 수 있는데, 이거 놔두고 10여년 걸려 증원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의사 부족이) 아주 급하면 외국 의사를 수입하든가 하라. 솔루션이 절대로 될 수 없다는 얘기"라고 비꼬았다.

전국적으로 의대에서 동맹 휴학을 예고한 20일 오전, 수업이 예정돼 있던 대전 중구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한 강의실이 비어 있다. ⓒ연합뉴스

그는 또 전공의 사직과 의대생 동맹휴학과 관련해 "집단행동을 한 적이 없다"며 "정부의 포퓰리즘 정책에 실망해 자유 의지로 자신의 미래를 포기한 것이 어떻게 집단행동이 되고 불법행위가 될 수 있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최근 MBC '100분토론'에서 나온 김윤 서울대 교수의 "35살 무렵 전문의가 받는 연봉이 3억, 4억원"이라는 발언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주 위원장은 "이 발언에 대해서는 문제 삼기 위해 법적 검토 중이다"라며 "35세면 전문의 갓 된 나이인데, 연봉이 4억원이라는 건 팩트(사실)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발표했다고 언론에 보도된 국세청 신고 금액을 보면 연수입은 2억8000만원가량으로, 이는 자영업자(개원의)들의 세전 평균 금액"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인턴, 레지던트, 펠로 과정을 마치고 40세 정도 돼서 개원한 의사들의 2억8000만원이라는 수입이 비난을 받아야 할 정도로 많은 연봉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김 교수는 2017년에 '의사 부족 논쟁, 지루하고 소모적'이라고 인터뷰했는데, 우리 의사들이 전적으로 동의하는 주장이다. 인제 와서 증원 필요하다고 하는데 무슨 심경 변화가 있는 것인가"라고 덧붙였다.

한편, 전공의는 물론 선배 의사인 개원의 단체, 예비 의사인 의대생들까지 집단행동에 나서 의료대란을 야기한데는 지난 20년 넘게 '무패'(無敗)의 경험이 적잖은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무도 대체할 수 없는 인력'이라는 특수성과 의료붕괴 우려 때문에 결국 정부가 의사들에게 손을 내밀어야 했고 이런 경험이 '자신감'을 키워줬다는 얘기이다. 특히 번번이 정부가 의사들의 저항을 이기지 못하고 물러서다 보니 '의사불패'의 신화가 만들어졌고 이는 "정부는 의사를 이길 수 없다"는 발언이 나온 배경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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