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합류, 포수로서 감사"…'한화맨' 이재원의 가슴이 뛴다 [오키나와 인터뷰]

최원영 기자 2024. 2. 22.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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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오키나와, 최원영 기자) "참 감사한 일이죠."

새로운 팀에서 새출발한다. 든든한 동료가 가세했다. 메이저리거 류현진이다. 한화 이글스의 일원이 된 포수 이재원은 "투수가 잘하면 포수도 빛난다. 훌륭한 투수들과 함께하게 돼 감사하다"며 밝게 웃었다.

인천에서 초, 중, 고등학교를 나온 이재원은 인천고를 거쳐 2006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의 1차 지명을 받았다. 그해 데뷔해 1군에서 꾸준히 경험을 쌓았다. 완전한 주전으로 발돋움하진 못했다. 2010년 상무 야구단(국군체육부대)에 입대한 뒤 2012년 전역했다.

2014년 드디어 주전 포수로 자리매김했다. 2018년에는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우승 직후 자유계약(FA) 자격을 얻은 이재원은 4년 총액 69억원의 대형 계약을 체결하며 잔류를 택했다.

이후 다소 부진했다. 2019년 타율 0.268(451타수 121안타) 12홈런 75타점으로 주춤했다. 2020년엔 타율 0.185(222타수 41안타) 2홈런 21타점에 그쳤고, 2021년엔 타율 0.280(271타수 76안타) 3홈런 30타점을 기록했다.

2022년 SSG는 KBO리그 최초로 개막전부터 정규시즌 종료일까지 1위를 지키며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일궈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키움 히어로즈를 물리치며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이재원의 지분은 크지 않았다. 정규시즌 타율 0.201(234타수 47안타) 4홈런 28타점에 머물렀다. 한국시리즈에선 4경기에 나서 11타석을 소화해 9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2023시즌을 앞두고 4년 계약이 만료됐다. 이재원은 연봉 1억원에 다시 친정팀 손을 잡았다. 그러나 지난해 타율 0.091(44타수 4안타) 2타점으로 아쉬움을 삼켰다. SSG는 김민식을 중용했고 조형우로 뒤를 받쳤다.

SSG의 2024시즌 청사진에서도 이재원의 이름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현역 연장 의지를 갖고 있던 이재원은 구단에 방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SSG의 승낙으로 자유의 몸이 됐다. 2006년부터 18년간 몸담아온 팀에서 걸어 나왔다. 새 둥지를 찾아 나섰다. 베테랑 영입을 원하던 한화와 지난해 12월 말 연봉 5000만원에 계약을 맺었다.

이재원은 "팀에 적응할 게 없었다. 이미 알고 지내던 선수들이 대부분이었다. 코칭스태프도 마찬가지였다"며 "한화엔 어린 선수들, 유망주들이 많아 포수로서 한번 와보고 싶은 팀이었다. 고참들도 여럿 있어 적응에 문제없을 것이라 봤다. 마침 구단에서 불러주셔서 고민 없이 왔다"고 설명했다.

한화에 온 뒤 느낀 점이 있다. 이재원은 "다들 진짜 열심히 한다. 때 묻지 않은 모습이다"며 "선수들에게 너무 착해도 야구를 잘할 수 없으니 시키는 것만 하지 말고 한 번, 두 번 더 생각하며 야구하라고 했다. 나뿐만 아니라 (김)강민이 형 등도 하는 이야기다"고 언급했다.

이어 "사실 좋은 말만 해주진 않는다. 후배들이 잘 받아들여 줬으면 좋겠다"며 "내가 아니라도 다른 선배들을 보며 많은 걸 배웠으면 한다. 지난해 (채)은성이가 기반을 잘 닦아놔 긍정적이다. 주장인 은성이가 워낙 솔선수범하니 힘을 실어주려 한다"고 미소 지었다.

이재원 역시 과거 몇 차례 주장 경험이 있다. 그는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자리다. 잘해도 못해도 욕먹을 수 있다. 선수와 프런트 사이에서 중간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 선을 지키는 게 어렵다"며 "후배들에게 주장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뒤에서 불만 갖지 말고, 의견이 있으면 정확하게 절차를 거쳐 이야기하라고 했다. 주장을 도와야 한 팀이 되고 긍정적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투수진을 보곤 감탄했다. 이재원은 "다 좋다고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정말 그렇더라. 경험을 쌓아 마운드에서 잘 녹여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선배들이 할 일은 후배들 앞에서 편한 상황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보다 편안하게 마운드나 타석에 들어설 수 있게 발판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화뿐 아니라 이재원도 올해 새롭게 도약해야 한다. 시즌 준비는 순조롭다. 이재원은 "야구를 재미있게, 즐겁게 하고 있다. 단순히 '즐겁게'가 아닌, 팀에 도움이 될 수 있게 잘하려 한다. 그게 첫 번째다"며 "팀에 좋은 포수들이 있어 그 선수들과 같이 성적을 내보려 한다. 부상 없이 시즌을 마무리했으면 한다"고 속마음을 내비쳤다.

이재원은 "최근 3년간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 주위에서 열심히 도와주셨다. 요즘은 밝아졌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며 "나는 운이 참 좋은 선수 같다. 좋은 팀에 왔고 좋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그는 "나도 잘해야 하는 게 맞지만, 팀원들이 다 잘해야 성적이 나온다. 그래야 선수들이 다 함께 올라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동갑내기 친구인 투수 류현진이 합류해 더 든든하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한 류현진은 22일 한화와 8년 총액 170억원(옵트아웃 포함·세부 옵트아웃 내용 양측 합의 하에 비공개)에 계약을 마쳤다. KBO리그 역대 최대 규모다.

이재원은 "(류현진과) 같이 야구하게 될 거라곤 상상도 못 했다. 말년에 이렇게 만나게 돼 개인적으로 너무 좋다"며 "훌륭한 투수를 만나는 것은 포수로서 영광이다. 나뿐만 아니라 선수들 모두 기대를 많이 할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류현진 같은) 큰 버팀목이 오면 '할 수 있다'는 마음이 한곳으로 모이게 된다. 상대팀이 우리를 쉽게 볼 수 없다는 점도 멘털 면에 좋게 작용할 듯하다.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다"고 전했다. 

포수 마스크를 쓰고 류현진의 공을 직접 받게 됐다. 이재원은 "기대된다. 사실 (류현진과) 승부했던 것도 너무 오래돼 기억이 안 난다. 10년이 넘었다"고 말했다.

이어 "현진이는 아직 전성기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수준급 실력을 유지하고 있다"며 "팀에 좋은 선수들이 많이 왔고, 기존 젊은 선수들도 기량이 좋아 기대된다. 올해 경기에서 자주 승리해 선수들이 '이기는 경험'을 쌓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장 높은 순위를 바랄 순 없겠지만 지난해보다 한 경기, 한 경기씩 더 이기다 보면 그게 경험이 돼 내년이나 내후년엔 가장 높은 곳을 노려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SSG 시절 김광현의 복귀 효과를 체감한 적 있다. 김광현은 2019시즌 종료 후 미국 메이저리그(MLB)에 입성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소속으로 뛰었다. 이후 2022시즌 SSG로 돌아왔다. 이재원은 "효과는 부인할 수 없다. 확실히 상대 팀이 우리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질 것이다"며 "우리 선수들이 느낄 든든함, 자신감도 있다. 야구는 사람이 하는 것이고, 멘털 스포츠라 그런 부분이 무척 클 것이라 본다"고 짚었다.

이재원은 "다만 하위권이었던 우리가 갑자기 1위할 순 없다. '이기는 야구'를 통해 한 계단씩 올라가다 보면 배우는 게 있을 것이다"며 "그렇게 멀게만 보였던 우승이 언젠가는 가까워진다. 단기간 내에, 몇 년 안에 우승권에 갈 수 있는 팀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사진=​​​​​오키나와, 최원영 기자 / 한화 이글스 / 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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