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현역 '심야 학살'에 野 술렁…이낙연은 비명계에 손짓
전날 오밤중에 발표된 더불어민주당의 광주 경선 결과에 당과 지역이 발칵 뒤집혔다.
광주의 한 민주당 관계자는 22일 “어젯밤 경선 결과 발표로 광주 정계가 충격에 빠졌다”며 “나름 열심히 한 현역 의원이라도 결코 안심할 수 없다는 게 입증됐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전날 지역구 1차 경선 결과를 발표하면서 “광주 1차 경선지 3곳 모두 원외 신인이 승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선 캠프에서의 인연 등을 들며 ‘찐명(진짜 친명)’을 자처해왔다.
광주 북갑에선 이재명 대선 캠프 광주광역시당 선대위 조직본부장 출신인 정준호 후보가 현역 조오섭 의원을 눌렀다. 정 후보는 친명계 원외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에 몸담고 있다. 광주 북을에선 이재명 대선 캠프 특보 출신으로 광주사회혁신추진단장을 지낸 전진숙 후보가 이형석 의원에게, 광주 동-남갑에선 이재명 대선 캠프 대변인 출신이자 현재 당대표 정무특보인 정진욱 후보가 현역 윤영덕 의원에게 각각 승리했다.
계파색이 옅었던 현역 의원 3명이 경선에서 탈락하자 당도 술렁였다. 1차 경선 지역 가운데 ‘현역 대 친명 원외’ 구도가 뚜렷했던 지역이 광주 3곳이었기 때문이다. 한 수도권 의원은 “‘찐명’ 완장을 찬 원외 인사들의 파괴력이 입증됐다”며 “수도권이라고 다르겠냐”라고 말했다.
민주당 경선은 권리당원(50%)·일반 국민(50%) 대상 ARS 여론조사로 승패가 결정된다. 일반 국민 중에는 지지정당이 없거나 민주당일 때만 결과를 집계한다. 광주의 한 보좌관은 “세 곳 모두 일반 국민 ARS 조사가 승부를 갈랐다고 한다”며 “현역이 아무리 권리당원 조직을 다져도 ‘묻지 마 현역 교체’를 외친 팬덤의 벽은 넘지 못한 셈”이라고 말했다.
당은 이날 비명계 찍어내기 의혹을 받고 있는 현역 의원 평가 결과를 놓고도 내홍을 겪었다. 하위 10% 평가를 받은 박용진 의원(서울 강북을)은 전날 공관위에 제출한 재심신청서가 이날 기각되자 “공관위 회의가 있기도 전에 문자 하나 보내서 기각이라고 이야기하면 이 결과를 어떻게 수용할 수 있나”라고 따졌다. 역시 하위 10% 평가에 대한 재심이 기각된 김한정 의원(경기 남양주을)도 “평가 결과에 대해서는 일절 알려주지 않았는데, 어떻게 명백한 하자가 없다는 주장을 납득할 수 있겠나”라고 반발했다.
당 공관위는 “이의신청 심사 권한을 지난달 18일 임혁백 공관위원장에게 위임했다”고 설명했다. 별도의 회의 없이 임 위원장이 자료를 심사해 기각 결정을 내렸다는 취지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평가 결과 내역을 공개하라’는 반발에 대해 “작년에 선출직평가위가 구성돼 이미 활동을 다 마치고 해산한 상황”이라며 “공관위원장이 세부 점수를 공개하는 게 타당한지 자율적으로 잘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공천 파동이 번지는 가운데, 민주당을 탈당한 이낙연 새로운미래 대표는 민주당 비명계를 향해 손을 내밀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해 “어떤 분은 합류 가능성을 강하게 말씀하신 분도 계시고, 어떤 분은 큰 흐름이 형성된다면 그때 가서 다시 생각해보겠다고 했다”며 “1단계 분수령은 이번 주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비명계 의원 가운데 새로운미래로 옮길 숫자는 적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미 박용진·윤영찬 의원 등 하위 평가 통보를 받은 의원 중 다수가 “경선에서 이겨내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당 안에서 싸울 수도 있고, 탈당 후 무소속으로 선거를 치르는 선택지도 있다”며 “어떤 흐름이 커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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