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플]우주산업 핵심 '위성'…농산물‧기름 가격 예측하고 돈 번다
지난 21일 경기도 용인 한화시스템 위성관제센터. 대형 화면에 지상 500㎞ 상공에 떠있는 인공위성의 실시간 위치가 깜빡였다. 지난해 12월 한화가 자체 개발해 발사한 소형 SAR(합성개구레이더) 위성의 좌표였다. SAR위성은 일반 카메라와 달리 레이더를 활용하기 때문에 구름 등 기상과 무관한 지상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한화그룹은 이날 우주 관련 계열사 3개를 묶은 ‘Space Hub(스페이스 허브)’ 사업장을 언론에 공개했다. 현 시점에서 우주산업의 두 축은 발사체와 위성이다. 한화는 발사체(에어로스페이스)와 위성 제작(쎄트렉아이) 및 위성 운용 및 분석(시스템) 등 우주산업 포트폴리오를 모두 갖추고 있다.
한화시스템에서 직접 본 SAR 위성은 태양광 패널이 날개처럼 붙은 일반 위성과 달리 직사각형 박스 모양이었다. 본체와 탑재체를 일체형으로 설계해 위성의 무게를 최소화한 것이다. 그렇게 크기와 부피를 대폭 줄인 SAR의 무게는 100㎏ 정도로 소형 위성 급이다. 위성의 수익성은 ‘적은 비용으로 최대한 많은 위성을 우주로 올리는 것’에 달려있다. 그만큼 소형화, 경량화가 핵심 과제다. 한화시스템은 이 위성을 지난해 12월부터 운용하고 있다.
위성에서 보내온 사진을 누가 쓸까 싶지만, 이미 국방‧농어업‧물류‧원자재 등 사회 전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이광열 한화시스템 전무는 “지구관측용 위성 시장이 가장 크다”면서 “유류 저장고에 기름이 얼마나 차있는지, 어느 대륙에 특정 농작물 작황이 어떤지도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적인 곡물회사와 증권업계 등 금융권은 위성 자료들을 토대로 미래를 예측하고 투자 근거로 활용하기도 한다.
국제 경쟁력 갖추려면
같은 날 방문한 쎄트렉아이 대전연구소는 내년 초 발사를 목표로 대형 관측위성 ‘스페이스아이-티(SpaceEye-T)’ 제작에 한창이었다. 쎄트렉아이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2021년 지분을 사들인 위성 전문 기업이다. 위성에 탑재될 지상관측용 카메라는 성인 남성 키보다 조금 더 큰 원통형 구조였다. 김도형 쎄트렉아이 사업개발실장은 “0.3m급 초고해상도로 상용위성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면서 “지상의 자동차가 소형차인지, 중형차인지까지 판별하고 사람과 나무도 정확히 구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위성에 달린 카메라 해상도는 숫자가 낮을수록 좋다. 0.3m 해상도는 0.3m 면적의 가로·세로 물체를 한 점으로 보여준다는 의미다. 일반적으로 1m 해상도는 돼야 상업적으로 국제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받는다.
한화 측은 향후 위성 개수를 늘리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군집 형태로 다수의 위성을 확보해야 우주로 발사하는 비용이 낮아지고, 지구 전역의 위성 사진들도 빠른 속도로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 관계자는 “회사 내부적으로는 40~50개 위성을 운용해야 유의미한 수익이 나올 거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위성 개수를 늘려 발사체 사업을 하고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초기 수요를 만들어줘야 하는 측면도 있다. 이준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우주사업부장은 “국내 발사체 시장은 아직 산업화 단계가 아니다. 스페이스X는 주 1회 이상 로켓을 쏘는데 우리는 연 0.75회에 불과하다”며 “아직 국내 수요가 미미하지만, 발사 성공 경험을 계속 쌓아야 해외에서도 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더 알아야 할 것
김철웅 기자 kim.chulwo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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