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티켓, 만족하냐고요? 아직 우리는 배고픕니다"
[박장식 기자]
▲ 21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BNK부산은행 2024 부산 세계 탁구선수권대회 여자 탁구 16강전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올림픽 진출을 확정지은 여자 탁구 대표팀 선수들이 관중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 |
ⓒ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조직위 제공 |
'홈' 부산에서 동반으로 2024 파리 올림픽 티켓을 얻어낸 선수들의 반응은 '기쁨'이었다.
21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BNK부산은행 2024 부산 세계 탁구선수권대회 남자 탁구 16강전에서 승리를 거둔 남녀 탁구 대표팀은 올림픽 티켓을 얻어낸 데 대한 기쁨도,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긴장된 마음도 한데 모인 모습이 역력했다.
상대를 얼어붙게 만든 '불꽃 스매싱'으로 8강에 진출한 이상수 선수는 팬이 선물한 플랜카드를 들고 웃어보이며 "철저하게 준비하겠다"며 다짐했고, 중국과의 8강전을 준비하는 신유빈 선수는 "후회 없는 경기를 보여주고 싶다"며 마음을 다시 다잡았다. 8강을 준비하는 남녀 선수들을 만났다.
"어차피 붙어야 하는 상대... 후회 없이 하겠다"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매치 스코어 3대 1로 승리를 거두며 8강에 진출한 전지희·신유빈·이시온은 기쁨을 먼저 드러냈다. 신유빈은 "우리나라가 올림픽 단체전에 나갈 수 있게 되어서 너무 기쁘고 좋다"면서, "중국전에서는 열심히 준비한 만큼 후회 없는 경기 만들고 싶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맏언니' 전지희는 "올림픽 티켓을 따내서 너무 좋다"면서도, "사실 8강(중국전)에 대해서는 게임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생각할 시간이 없었는데, 조금 더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며 신중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중전이 생각보다 이르게 다가왔다. 긴장되거나 어렵지 않냐는 질문이 나왔다. 신유빈 선수는 "어차피 내일 붙어야 하는 상대"라면서, "원래 하던대로 준비 똑같이 하면 될 것 같다"고 의연해 했다. 그러며 신유빈은 "많은 분들이 응원을 주셔서 더 힘이 난다"며, "그 덕분에 신나게 잘 할 수 있다"고 관중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이시온 선수는 더 의연했다. "어차피 중국은 올라가다 보면 붙어야 하는 나라"라며, "어느 나라와 붙던 긴장되는 것은 똑같다. 끝까지 준비해서, 모든 것을 다 쏟아내서좋은 경기결과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경기에서 좋은 기량을 보여준 이시온 선수는 자신의 선전 요인에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시온은 "지희 언니와 유빈이가 있기 때문에 부담 없이 플레이 할 수 있었다"며, "특히 동료들이 열심히 응원해 준 덕분에, 감독님께서 천천히만 하면 잘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심어주신 덕분이 아닌가 싶다"며 겸손해 했다.
전지희 선수는 이날 두 번의 매치에 나서는 등 투혼을 발휘했다.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표팀 트레이너 선생님이 도와주신 덕분에 괜찮다"며, "어차피 하루 한 경기이기 때문에 체력적으로는 큰 부담이 없다"고 웃었다.
끝으로 신유빈은 "상대가 누구랑 하더라도 똑같은 경기"라며, "우리나라 대표로서 이렇게 멋진 경기장에서 뛴다는 것이 기쁘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고, 후회없는 경기를 보여주고 싶다"며 바로 코앞으로 다가온 한중전에 대한 각오를 드러냈다.
▲ 21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BNK부산은행 2024 부산 세계 탁구선수권대회 남자 탁구 16강전에서 승리를 거둔 이상수 선수가 팬이 선물한 플랜카드를 들어보이고 있다. |
ⓒ 박장식 |
역시 같은 날 인도를 상대로 한 16강전에서 매치 스코어 3대 0으로 완벽한 승리를 거둔 남자 대표팀 장우진·임종훈·이상수 선수. 장우진 선수는 "인도와의 경기가 심리적으로 더 부담이 되었지만, 팀원들이나 팬 분들을 믿고 경기에 임했다.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마인드 컨트롤에 집중한 덕분에 이겼다"며 소감을 말했다.
대회 기간 '악몽'을 꾸기도 했다던 임종훈 선수는 "어젯밤에는 신경쓰지 않고 잠을 충분히 잤다"며, "상대 선수가 예상했던 대로 붙었고, 이번 경기를 통해서 단점 등을 보완하겠다는 작정하고 나갔는데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며 기쁨을 표했다.
이상수 선수는 "앞에서 2대 0으로 이겨주고 하니 내가 덩달아서 힘이 났던 것 같다. 예선 때보다 훨씬 집중이 잘 된 것 같아서 나도 신기할 정도로 시원시원한 경기력이 나왔다"며 경기 소감을 전했다.
특히 자신의 2세트 상황 4대 8로 끌려가던 경기를 뒤집은 대역전극이 승리 요인이었다. 이상수는 "충분히 점수 차를 잡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고, 잘 하다 보면 결과가 나오니 내가 하려는 대로 하자고 했다"며, "그 결과가 잘 나온 것 같고, 공이 잘 맞았던 것이 가장 좋은 요인이었다"며 웃었다.
▲ 21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BNK부산은행 2024 부산 세계 탁구선수권대회 남자 탁구 16강전에서 승리를 거둔 임종훈 선수. |
ⓒ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조직위 제공 |
사실 4강전이 한중전으로 확정되었을 때의 '비하인드'도 있다고. 장우진이 먼저 "드로우를 생방송으로 보면서 아쉬워했는데..."라며 말문을 열자 임종훈 선수가 "방에서 드로우 보는데 옆 방에서 벽을 치는 소리가 나더라"며 '폭로'(?)를 시작했다.
임종훈 선수는 "사실 나도 보고 경악해서 소리를 질렀는데 '벽 치는 소리' 이야기를 하자 우진이 형도 소리 지른거 너냐고 하더라"고 말했다. 장우진 선수가 "이거 말하지 않기로 하지 않았냐"는 당황한 목소리도 뒤따랐다.
장우진 선수는 "우리가 올림픽 티켓을 땄지만, 첫 목표는 4강이다"라며, "올림픽 티켓을 땄다고 해서 안도하기보다는, 우리가 아직 배고프기 때문에 소화를 못 시킬 정도로 과식하겠다"는 당찬 각오를 드러냈다.
임종훈도 "평소보다 더 간절하게 준비해서, 우진이 형 말대로 여전히 우리는 배고프기에 잘해보이고 싶다. 4강에서 중국이던 일본이던 누가 맞붙던 간에 좋은 경기 보이고 잘 할 수 있도록 준비 잘 하겠다"고 다짐했다.
끝으로 이상수 선수도 "한국말, 그리고 육성으로 응원소리를 듣는게 힘이 되고,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세계 대회여서 응원도 해주시고 많이 찾아외주셔서 힘이 더 된다"며, "그 만큼 우리가 좋은 경기력으로 보여드려야 할 것 같아서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라고 남은 경기 마음가짐을 전했다.
여자 선수들은 22일 오후 5시부터 벡스코에서 열리는 중국과의 8강전에 나선다. 남자 선수들도 23일 오전 10시부터 역시 벡스코에서 열리는 덴마크와의 8강 경기에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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